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2편

D-29
오,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네요!
<한심한 사람들>, <등롱> 그냥 맹맹하게 읽었습니다. 응석이 심한 작가 인정합니다. 이때까진 작가가 귀엽게 느껴졌을 수도 있었겠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하나도 안귀엽습니다 ㅜㅜ. 다자이 상의 징징거림에 질렸어요.
아직 안 읽었지만 혼자 빵 터져서 안 올릴 수 없었습니다. 아쿠타가와 님이랑 다자이 님은 싸이월드 하셨어야 하는데.... 재능이 아깝네요
아, 정말, 싸이월드 재질이시네요 ㅋㅋㅋㅋ
<어릿광대의 꽃> 처음 동반자살이라는 것에 철렁했습니다. 그래서 작품연도와 다자이 오사무 사망연도부터 넘겨봤어요. 이때부터 염두에 둔 건지 ㅠ 심상치 않은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요, 뒤로 갈수록 작가의 개입이 몰입을 방해했어요. 특히 ‘청년은~~~’이라는 (주입식) 설명과 자기혐오? 자아비판?이 동어반복처럼 장황해서 작가에게 목덜미 잡혀서 끌려가는 기분마저 들었구요. (소설은 무심하게 쓰자구요. 알믄서~) 이 작품을 쓰는 내포작가가 아닌 다자이 오사무의 날것 같은 육성이라 피로감이 더했습니다. (@비욘드 님의 응석이라는 표현에 동감합니다. ㅎㅎ) 메타형식을 쓰려면 서사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전략적으로 구사해야할 텐데 말이죠. 요조, 히다, 고스케는 각각의 개성이나 입체성보다 ‘청춘’ 그 자체로 보였고 (몰입을 실패해서인지) 요조의 형과 마노도 소설의 효과를 위해 설정된 작위적 인물로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금처럼 빛나는 문장이 곳곳에 있어서 좋았구요, 한편의 청춘영화를 본 것 같았습니다.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화자는 세이센을 마치 거울을 보듯 보고있는걸까요? 세이센에게 기대하는 것들도 실망하는 모습도 모두 자기 자신을 향한 마음인것 같았어요. 제목이 두가지 의미로 다가오더라구요. 첫번째는 화자가 세이센의 출세를 바라며 말하는 '그는 이제 성공할거야. 예전의 루저가 아니야.' 두번째는 화자가 마지막에 체념한듯 말하는 '그는 예전에 내가 성공할거라 기대했던 그런 특별한 존재가 아니야.' 그리고 좀 엉뚱한 소리지만 '세이센'이라는 이름이 나올때마다 자꾸 '세이렌'이 떠올랐어요; ㅎ.ㅎ
@토끼풀b 님의 감상을 끄덕끄덕 공감하며 읽다가, 제목의 두 가지 의미에 대한 해석에 오! 라고 놀라고, '세이렌'에 오오! 하고 두 번 놀랐습니다. 저도 자꾸 세이렌(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홀려 죽게 했다고...)으로 읽혀가지고, 입으로 중얼중얼 소리 내면서 교정(?)했거든요. 막상 감상을 쓰면서도 자꾸 세이렌이 툭툭 튀어나와 당황했다죠.
세이센이 靑扇이란 아주 예쁜 한자더라고요. 근데 이름이랑 안 어울리게 제가 젤 싫어하는 인간실격형 인간이네요.
<한심한 사람들> 에필로그로 쓰여진 문장에서 ‘작업하던 소설이 삼천포로 빠져버렸나? 그래서 급히 이야기를 조달해왔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마감이 작품을 만들었구나, 하는… 자신에 대한 한심한 마음으로 쓴 것 같은 <한심한 사람들>은 짤막한 세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각각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주관적인 평으로 감상을 대신하겠습니다. 1. 담배가게 아가씨는 어딜가나 예쁜가보네요. ㅎㅎ저는 맹목적인 믿음을 보이는 담배가게 아가씨나 의지는 약할지 모르나 사과할 줄도, 부끄러움을 느낄 줄도 아는 영화배우는 한심하기는 커녕 그들의 꽁냥꽁냥이 예뻤습니다.배신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처럼 순수해보였구요. 2. 대학생은 한마디로 불쾌했습니다. 직업에 따른 선입견이라면 예술과 외설을 구분 못하는 똥멍충이든가, 여자의 마음을 간파한 거라면 그걸 이용해 능멸하려는 오만하고 어설픈 성도착증 환자 같았거든요. 여자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대학생의 속삭임에 그의 속내가 묻어있었을 거에요. 3. 다른 사람의 시선에 예민한 사람이었을 것 같아요. 과장된 모습이란 진짜를 부풀린 거짓 혹은 거품인데 그 안에는 목적과 욕망이 숨어있기 마련이니까요. 그걸 들키는 순간 진짜도 사라지고 수치심만 남게 되겠죠. ‘결혼사기’라는 죄목이 잘 어울리는 한심한 사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자이 오사무는 이 세가지를 모두 품은 사람 같았어요. 귀여우면서 불쾌하고, 한심하지만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알아서 마냥 미워하기는 좀 그런… ‘콩트집 한 편이나 될 운명의 졸문’이라는 것에는 미안하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었어요. 미학도 철학도, 작가의 통찰도 찾아보기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그런데 두 번째 이야기를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대학생이 뭘 잘못한 건가요...? 나름 의외성 있는 유혹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제가 연애에 똥멍청이라서, ‘라면 먹고 갈래’의 뜻을 결혼한 다음에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둡니다.)
눈빛과 말투가 얼마나 응큼했으면ㅎㅎ 로맨스와 성희롱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잖아요. 같은 말이리도 모든 건 한끗차이 같아요. (저 대학생에서 유지태를 떠올리게 하지 마세요. ㅠ)
저 이거 꼭 완독 파티 때 다른 분께 여쭤보고 싶어요. ^^
좋은 주제네요. 저도 제가 성급하게 판단했나? 하고 주춤했거든요. 논의를 확장하자면 미투도 참 어려운 문제에요. 남녀문제는 복잡하고 미묘해서… 판단유보 하겠습니다~^^
완독 파티에서 끝장 토론을...? ^^
그냥 전 여러분의 첫사랑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좀 다자이스럽다고 생각한 건 저뿐? 므흣) 자기 아내/남편이 첫사랑이라고 하기 없기!!!
아니 @siouxsie 님도 남편 분이랑 오신다면서요... 나중에 다른 모임에서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험험.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참 신기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읽다가 마지막에 음? Hoxy... 세이센과 화자는 동일인물? 그래서 그렇게 집세도 안 받고 계속 두었던 것인가?했죠. <어릿광대의 꽃>에 나오는 오바 요조나 이 작품이나 남주들 캐릭터가 겹쳐 좋았던 문장들로 제 감상을 대신할까 합니다.
저도 두 사람이 동일인물인가 하는 생각을 조금 했습니다.
<어릿광대의 꽃> 여기 나오는 히다, 고스게, 요조 셋이 하는 짓을 보면 뒤에 나오는 <한심한 사람들>이란 제목에 딱 들어맞는 삼총사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아쿠타가와 님의 작품에선 뭐시기가 청춘인지 몰랐는데, 이 셋을 보면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이름 모를 파랗기만 한 풀떼기들 같아 이 책의 주제와 잘 맞는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근데 인간실격의 요조와 여기 나오는 요조는 캐릭터가 약간 다른 것 같네요. 아쿠타가와 님과 다자이 님의 작품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솔직히 이해불가라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곳곳에 좋은 문장들이 참 많았습니다.
당신처럼 음흉하고, 소심하고, 의지도 없고, 행동도 안 하는 녀석들에게는 추문이라는 좋은 방법이 있거든. 일단은 이 동네에서는 유명해질 수 있지. 남의 부인하고 야반도주해 보는 건 어때? 응?
다자이 오사무×청춘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29p,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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