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진도에 맞춰 글을 올리는 것 같아 괜스레 뿌듯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부끄러움>도 되게 묘했는데요. 어, 음, 어느 쪽을 부끄러워해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화자가 부끄러워하는 건 알겠는데요. 도다의 모습이 다자이 오사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거든요. 소설가로서 자신이 쓴 글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독자들을 향한 일침 같은?
근데 제가 소설가가 아니니까, 뭐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네요. 도다가 주인공이 되었어도 될 텐데, 가즈코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가 있겠죠? 그래서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담판을 짓겠다고 호기롭게 찾아간 가즈코의 모습에서 청춘의 불같은 면모가 느껴지기도 했어요. 물론 그럼에도 이불킥은 피할 수 없겠죠.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왜인지 모르겠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영화 「아가씨」의 이 문장들이 자꾸 떠올라요.

아가씨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의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에게 백작이 추천한 새로운 하녀가 찾아온다.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유명한 여도 둑의 딸인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하여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것.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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