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2편

D-29
@ㅅㅅㅈ 님께도 금주하시려는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 2탄 어떤 주종을 즐기시는지도 궁금합니다~ ^^
여러 술을 마셔봤는데 와인 빼고 다 잘 마셔요. 와인은 여러번 마셔봐도 도통 무슨 맛으로 먹는지 잘 모르겠어요. 맛을 즐기는 건 막걸리 쪽인데 다양한 종류를 확보한 술집은 작정하고 찾아가야 해서 선호도에 비해 많이 찾진 않았어요. 보통 어떻게든 취하려는 목적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가장 흔한 소주나 맥주 많이 마셨습니다. 금주 하는 이유는 짧게 쓰면 "내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쳐서."에요. 저는 술을 자주 마시진 않는데, 한번 마시면 진짜 끝까지 마시거든요. 주량이 2병+@으로 꽤 괜찮은 편인데 아주 빠르게 + 많이 마시는 스타일이라 몸은 물론, 정신에도 좋지 않았어요. (경험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술 많이 마신 다음날은 무슨 전날에 땡겨 쓴 도파민을 갚는 듯이 엄청 하루가 무미건조하고 재미없어요. 심지어 맛도 잘 안 느껴져요.) 옛날에는 그래도 내 정신력이면 조절할 수 있지! 하면서 금주까지는 안 했는데, 금주와 폭주를 여러번 오가면서 이제는 그냥 인정했어요. 내 능력밖이구나. 조절한다고 천천히 마시면 술을 마셔도 행복하지가 않더라고요. 이미 몸이 달리는 템포에 맞춰서 그런 자극 아니면 만족을 못하게 되버린거죠. 사람이 어떻게 중독이 되는지 기제를 다룬 책을 몇개 읽어봤는데 제가 술을 대하는 방식이랑 많이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경각심을 갖고 아예 끊어버려야겠다 싶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적당히 마시는 것보다 아예 안 마시는 게 훨씬 쉬워요.
어제 왜 차 드시나 했는데, 완전 까먹고 있다가 집에 가는 길에 버뜩 이 글이 생각났어요!!
<생각하는 갈대> 어.. 읽긴 읽었는데 뭔지 잘 모르겠어요. 글로 벌어먹고 사는 작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본 느낌은 듭니다.
제 닉네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금주의 마음」이라는 제목을 보고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 다자이 센세 가뜩이나 저희 사이 껄끄러운데 이제 금주 얘기까지 하시는 거예요, 하는 심정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아주 결말이 유쾌하더라고요. 도미소금구이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마지막 문장도 좋습니다. ‘역시 술은 요물이다.’ 참고로 저도 금주 전문가입니다. 정말 여러 번 해봤죠, 금주.
금주를 왜 시도하셨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나는, 따라쟁이) 전 사실 20대 때는 배불러서 맥주는 못 마시고, 소주만 마시고 신촌에서 나무도 타고, 동네 골목길에서 한밤중에 술주정 부리다가 동생한테 등타작을 당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서서히 주량이 줄더라고요. 지금은 저절로 하이볼이나 와인 1-2잔 정도만 마시고, 그 이후엔 얼음에 물 타 마시면서 술마신다고 자신을 속입니다. 그래도 이미 알딸딸하기 때문에 기분은 좋고요. 굳이 금주할 생각은 안 하는 게 술은 정말 제 인생의 생명물 같은 존재라서요. ^^;;; 작가님도 술 좋아하시는데 왜 금주를...그런 고통스러운 일을 하시려는지....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뻔한 건데요, 제가 너무 많이 마시고 자주 마셔서입니다. 자가진단 테스트를 해보면 알코올의존증 경계에 있다고 나오고, 건강검진 결과도 좀 아슬아슬해서요. 그런데 알코올의존증에 대한 책들을 읽어보니까 절주라는 건 불가능하고 단주가 답이라고 나오더라고요. (정작 제가 아는 가장 술 많이 마시는 직업군이 의사들인데...) 조금 더 거창한 분석을 해본다면, 술을 줄이는 게 아니라 끊어버리는 행동을 통해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게 있었나 봅니다. 제가 좀 자기혐오가 심한 사람이어서요. 그런데 요즘은 ‘난 금주는 못하겠다’ 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가끔 술집에 가 보면 정말이지 불쾌한 일뿐이다. 손님들의 얄팍한 허세와 비굴함, 가게 주인의 오만하고 탐욕스러운 모습, 아아, 이제 술은 싫다, 갈 때마다 나는 금주하리라 결심을 새로이 다지지만,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고나 할까, 아직은 술을 끊지 못했다.
다자이 오사무×청춘 금주의 마음,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생각하는 갈대」를 읽으면서는 좀 화가 났어요. 이게 뭐야, 이걸 소설이라고 쓴 건가. 이렇게 써놓고 의식의 흐름이니 실험 소설이니 하고 말 붙이면 되는 건가, 혀를 찼습니다. 그런데 뒤에 옮긴이의 말을 보니 이게 2년치 에세이를 모은 거라고 나와 있네요. 그래서 적어도 다자이가 이걸 소설이라고 발표한 건 아니구나 싶어서 화는 가라앉았습니다. 그런데 ‘다자이류 아포리즘’이라고 표현해놨지만 실은 그저 잡문 모음이고, 저는 여전히 이런 글은 연구자가 아닌 독자가 읽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오늘 기차타기 전에 이 책을 마저 읽었는데요. 책이 무거워 들고가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맥주님 글 덕에 <생각하는 마음> 반만 읽고, 옮긴이의 말로 넘어가서 호딱 읽고 써울 가는 중입니다! 빠른 결단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함다!
<금주의 마음> 큰 감흥이 없이 읽혔어요. 330ml 하이네켄을 꺼냈습니다.
<금주의 마음> 다자이 상의 이 작품만 읽었다면 굉장히 좋은 인상의 작가로 남았을 것 같습니다. 술에 대한 여러 말들이 굉장히 귀엽게 느껴졌거든요. 술은 요물이다. ㅎㅎ 그.런.데 <생각하는 갈대>는 뭔가요? 의식의 흐름인지 혼돈의 카오스인지 아포리즘 모음집이라고 역자분께서 써 놓으셨지만, 역자분이 이 작품 번역하시느라 고생하셨을 것 같은 기분만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금주의 마음>을 읽으면서는 제목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탓인지, 읽으면서 약간 김이 빠지는 기분이었어요. 그래도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면서 재미있긴 했습니다. 몇 안 되는 유쾌한 단편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고요. <생각하는 갈대>는 음, 흠, 그... 제가 읽으면서 가장 덮고 싶었던 단편입니다. 잊고 있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마지막 단편이 다시금 떠올랐는데요. 차라리 그 단편은 고개라도 끄덕여졌지, 다자이 상의 <생각하는 갈대>는 정말 잘 모르겠어요.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 걸까 싶어서 쓸까말까 고민했습니다.
<금주의 마음>은 술을 잘 안마시는 저로선 으흠흠하고 그냥 읽었습니다. <생각하는 갈대>는 제목부터 그냥 다자이상 그 자체라고 생각했는데 단문 에세이 모음이 맞았군요. 그냥 저냥 읽었습니다!
드디어 다 읽었네요. ^^ <금주의 마음>은.. 음...금주가 과연 가능할까?? 싶었구요. ㅎㅎㅎ 코로나 지나오면서 집의 술값이(맥주) 350% 늘은듯 싶어요. 집에서 한두캔...늘은 뱃살과 체중에 맥주끊고 다이어트!!! 외쳐봤지만, 코스트코 가면 할인하는 캔맥주가 먼저 눈에 띄고요, 더우니까..핑계로 5박스나(한박스 8캔들이) 사왔으나, 언제 마신지 모르게 사라졌던데... 뭔가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면 더 강렬히 하고싶어지는게 사람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생각하는 갈대> 에세이 였군요. 이게 뭔가...싶었어요. 페소아의 불안의 책처럼..그냥 그때그때 생각들을 긁적인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사실 이건 크게 와 닿지가 않아서..^^;;;; 아무튼, 두권의 청춘이 이렇게 끝이 났네요!!! 어렵긴 했으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청춘을 먼저 읽은게 오히려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책을 뒤에 읽었다면 더 힘들었겠다 싶어요.^^;
나는 새로운 윤리를 수립할 것이다. 아름다움과 지혜를 기준으로 한 새로운 윤리를 만들 것이다 아름다운 것, 지혜로운 것은 모두 옳다. 추함과 어리석음은 사형이다.
다자이 오사무×청춘 p368 생각하는 갈대,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오늘날 우리의 모습 같아 기분이 이상하네요. 혹시, 인간이란 유사 이래 쭉 이런 상태였던 걸까요?
<금주의 마음> '일본에서도 전쟁 때문에 술 배급제가 시행된 적 있구나'하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게 이 글을 읽은 가장 큰 수확이네요. 그렇지만 '기껏 술 배급제 따위로 인색해졌다거니 쩨쩨해졌다거니 우는 소리를 하다니 나약한 일본인들...'하는 분한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생각하는 갈대> 순전히 이 한 권의 책을 완독하기 위해 졸음을 참으며 읽어냈습니다. 이 글이 실린 '일본낭만파 기관지'에서나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이 글이 무리 없이 읽혔을 지 모르나, 21세기에 다자이 오사무 단편집에 넣어 독자의 공감을 얻기에는 좀 무리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명석한 결론을 원했다. 옆길로 새는 즐거움을 몰랐다. 순환 소수의 기묘함을 몰랐다. 변하지 않은 영원의 진리를 지금 당장 이 손으로 움켜쥐고 싶었다.
다자이 오사무×청춘 p.378,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셨나요.. 너무 오랜만인것 같아서 글 남기려니 인사부터 나오네요; 첫번째 단편 읽은 후로 내내 일로 바쁘다가 일 끝나고 요 며칠은 술과 잠으로 시간을 보냈어요. 정신과 시간의 방에 있다가 돌아온 기분이예요.ㅎ_ㅎ) 벌써 내일이 오프라인 모임이네요! 내일 맞죠?? (ㄲㅑㄱ) 모임 전에 책 마저 읽어야지 싶어서 어제 저녁부터 <어릿광대의 꽃>을 읽기 시작했어요. '아오 뭐야 이거' 하고 내내 꿍시렁대다가 어제는 다 읽기를 포기하고 잠들어버렸고요.. 오늘 다시 맑은 정신으로 나머지 작품들을 쭈욱 다 읽어봤답니다. 여기 모임글들도 방금 다 자세히 읽어봤어요. 소설보다 모임글 읽는게 더 재밌네요. 정말루요ㅎ.ㅎ) 음.. 감상을 써보려 하니 뭔가 또 피로감이 몰려오네욤.. 아휴,,, 다자이오사무상....(절레절레) 좀 쉬다가 단편 하나씩 다시 떠올려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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