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반경> 책이 떠오르네요. 여기서 어른의 감정이란, 인지적 공감보단 정서적 공감...
공감의 반경 - 느낌의 공동체에서 사고의 공동체로인간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문화와 환경 조건은 어떠해야 하는지 살피고 의식적으로 인간의 공감 수준을 바꾸려 했던 과학 연구들을 조명하면서 공감 본능의 변화를 일으키는 해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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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대단한 이야기도 좋아요." 그들은 항상 전율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렸다.
『다자이 오사무×청춘』 p.108, <어릿광대의 꽃>,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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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
으앗 벌써 시작됐군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벼락치기 하면서 따라가겠습니다..!!
장맥주
헛. 저도 옆에서 쫓아가겠습니다...!
꽃의요정
어메나? 어쩐지....다자이 오사무는 어데로?하고 있었는데 여기 있었군요!
연해
반가운 세 분이 먼저 이렇게 방을 따뜻하게 데워 주고 계시네요:)
저도 이번 모임, 부지런히 성실하게 읽고 나누겠습니다.
도리
연해님 무사히 환승 성공(?) 하셨군요! 반갑 반갑습니다ㅎㅎ
연해
앗, 도리님:)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자연스럽게 다음 모임이 이어지니 너무 좋아요.
장맥주
환승의 고장 신도림에서 6년을 거주한 사람답게, 저도 무사 환승했습니다. ^^
메리D
앗. 벌써 시작이군요. 금방 따라가겠습니다.
(오늘에서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청춘을 다 읽은지라..^^;;)
리타73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일단 제목에 끌렸어요. 부감으로 동네를 내려다보며 지붕 아래 사람들 사연들을 읊어주는 ‘나’에게 이야기꾼의 면모가 느껴져서 ‘재밌겠군’ 하면서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구요. 남편을 살해한 부인의 에피소드를 흔해 빠진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리는 특유의 허세어린 냉소도 한몫했구요. 이래야 다자이 오사무지, 라는 기대감 같은 거였나봐요.
역시나, 기대는 저버리지 않았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내가 바뀔 때마다 직업, 아니 지망을 바꾸는 ‘세이센’의 모습도 흥미로웠지만 그를 대하는 ‘나’의 모습에 눈이 갔고 공감도 됐고 씁쓸한 허무도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이십대에 예술병이 걸린 사람들을 심심잖게 봐 왔거든요. 아싸의 포즈로 시선을 즐기는 관종이라고, 그래서 더 관심을 두지 않으려했으면서 그들이 품은 ‘순수’와 ‘천재성’ 혹은 ‘감수성’은 흠모했던 거 같아요. ‘평범한 범부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꿈의 상징으로 만든’ 건 다름아닌 제 자신이었을지 모르죠. ‘세이센’의 아내들처럼 저도 그 세계를 떠나왔지만 문득문득 그리워지는 건 아마 청춘의 모습일지도 모르고.
‘세이센’은 예전의 그가 아닌 게 아니라 예전 그대로가 아닐런지. 달라진 게 있다면 거짓된 모습과 순수의 훼손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거짓이면서 거짓은 아닌 ‘세이센’의 삶의 방식에서 거울치료 받은 느낌이었어요. ㅎㅎ 이또한 씁쓸하네요.
장맥주
저는 처음에는 세이센을 매우 답답해하며, 또 경멸하며 읽다가 나중에는 그냥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처럼 보였거든요.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는 가짜 자아상에 휘둘리는 것 아닌가 하고 봤어요. 관종 증세가 그걸 더 부추겼을지도 모르겠고요.
리타73
맞아요. 상담 정도는 받았으면 좋겠는데… 아내(들)도 문제에요. 시선이 존재하는 이상 ‘민폐적’ 관종은 깨닫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테니까요. 아내(들)도 공범 아닌가요? 월세도 안 내고 ㅠㅠ
장맥주
서로 서로 가해자이고 피해자인 관계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월세는 안 냈으니까 개이득...?)
내로
그렇네요, @리타73 님의 글을 읽어보니, "나"와 "세이센"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아내마저도 "청춘의 속성의 일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덕분에 지극히 청춘적인 단편이었음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1지은
이 작품은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던 무성격을 풍자하는 내용이라고 해요. 이 작품이 제게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던 건 집주인과 세입자가 같은 또래라는 것이었어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집주인이 된 무성격자, 모르쇠로 일관하며 집세를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의 무성격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둘 사이의 차이는 사실 물려받은 재산의 유무뿐입니다. 저도 굉장히 집주인이 답답하다고 생각하며 읽었지만 어쩌면 그는 세이센과 자신의 차이가 결국 자신의 노력이 아닌 그냥 얻어진 것뿐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이센을 봐주고 싶고 믿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지막에 집주인이 일은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했을 때 그것 좀 그만 물어보라고 그것밖에 할 말이 없냐고 하던 세이센의 뻔뻔스러움에는 저도 할 말을 잃었습니다. ㅎㅎ
리타73
아! 그런 시의성이 있었군요. 무성격자라는 걸 알고 다시 생각하니 재밌네요.^^
메리D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아니, 이분!!!!!
다른건 다 젖혀두고, 일년도 넘게 집세를 안받은게..(게다가 보증금도 없이!!!!) 가능한 얘깁니까???
아무리, 유산을 받아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다 하더라도 말이죠. 비현실 적입니다!!!
우린 당신 같은 사람을 "호구" 라고 부르기로 했죠. ㅠㅠ
장맥주
저도 마지막 문장 읽을 때까지 그게 제일 마음에 걸렸습니다. 착한임대인 세액공제 제도 같은 거라도 소개해줘야 할까 싶기도 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