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2편

D-29
앗, 도리님:)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자연스럽게 다음 모임이 이어지니 너무 좋아요.
환승의 고장 신도림에서 6년을 거주한 사람답게, 저도 무사 환승했습니다. ^^
앗. 벌써 시작이군요. 금방 따라가겠습니다. (오늘에서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청춘을 다 읽은지라..^^;;)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일단 제목에 끌렸어요. 부감으로 동네를 내려다보며 지붕 아래 사람들 사연들을 읊어주는 ‘나’에게 이야기꾼의 면모가 느껴져서 ‘재밌겠군’ 하면서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구요. 남편을 살해한 부인의 에피소드를 흔해 빠진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리는 특유의 허세어린 냉소도 한몫했구요. 이래야 다자이 오사무지, 라는 기대감 같은 거였나봐요. 역시나, 기대는 저버리지 않았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내가 바뀔 때마다 직업, 아니 지망을 바꾸는 ‘세이센’의 모습도 흥미로웠지만 그를 대하는 ‘나’의 모습에 눈이 갔고 공감도 됐고 씁쓸한 허무도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이십대에 예술병이 걸린 사람들을 심심잖게 봐 왔거든요. 아싸의 포즈로 시선을 즐기는 관종이라고, 그래서 더 관심을 두지 않으려했으면서 그들이 품은 ‘순수’와 ‘천재성’ 혹은 ‘감수성’은 흠모했던 거 같아요. ‘평범한 범부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꿈의 상징으로 만든’ 건 다름아닌 제 자신이었을지 모르죠. ‘세이센’의 아내들처럼 저도 그 세계를 떠나왔지만 문득문득 그리워지는 건 아마 청춘의 모습일지도 모르고. ‘세이센’은 예전의 그가 아닌 게 아니라 예전 그대로가 아닐런지. 달라진 게 있다면 거짓된 모습과 순수의 훼손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거짓이면서 거짓은 아닌 ‘세이센’의 삶의 방식에서 거울치료 받은 느낌이었어요. ㅎㅎ 이또한 씁쓸하네요.
저는 처음에는 세이센을 매우 답답해하며, 또 경멸하며 읽다가 나중에는 그냥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처럼 보였거든요.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는 가짜 자아상에 휘둘리는 것 아닌가 하고 봤어요. 관종 증세가 그걸 더 부추겼을지도 모르겠고요.
맞아요. 상담 정도는 받았으면 좋겠는데… 아내(들)도 문제에요. 시선이 존재하는 이상 ‘민폐적’ 관종은 깨닫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테니까요. 아내(들)도 공범 아닌가요? 월세도 안 내고 ㅠㅠ
서로 서로 가해자이고 피해자인 관계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월세는 안 냈으니까 개이득...?)
그렇네요, @리타73 님의 글을 읽어보니, "나"와 "세이센"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아내마저도 "청춘의 속성의 일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덕분에 지극히 청춘적인 단편이었음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던 무성격을 풍자하는 내용이라고 해요. 이 작품이 제게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던 건 집주인과 세입자가 같은 또래라는 것이었어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집주인이 된 무성격자, 모르쇠로 일관하며 집세를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의 무성격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둘 사이의 차이는 사실 물려받은 재산의 유무뿐입니다. 저도 굉장히 집주인이 답답하다고 생각하며 읽었지만 어쩌면 그는 세이센과 자신의 차이가 결국 자신의 노력이 아닌 그냥 얻어진 것뿐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이센을 봐주고 싶고 믿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지막에 집주인이 일은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했을 때 그것 좀 그만 물어보라고 그것밖에 할 말이 없냐고 하던 세이센의 뻔뻔스러움에는 저도 할 말을 잃었습니다. ㅎㅎ
아! 그런 시의성이 있었군요. 무성격자라는 걸 알고 다시 생각하니 재밌네요.^^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아니, 이분!!!!! 다른건 다 젖혀두고, 일년도 넘게 집세를 안받은게..(게다가 보증금도 없이!!!!) 가능한 얘깁니까??? 아무리, 유산을 받아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다 하더라도 말이죠. 비현실 적입니다!!! 우린 당신 같은 사람을 "호구" 라고 부르기로 했죠. ㅠㅠ
저도 마지막 문장 읽을 때까지 그게 제일 마음에 걸렸습니다. 착한임대인 세액공제 제도 같은 거라도 소개해줘야 할까 싶기도 했고... ^^
자기 자신인 거 아닌가요!? 저만의 오독? ㅎㅎㅎ
@장맥주 작가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방에서 주신 답글에 또 답글을 달고 싶었는데, 제가 너무 늦어 방이 닫혔습니다(흑흑). 이 방에서 자연스럽게 이어가 보아도 될까요? 타자감에 대한 이야기 정말 흥미로웠거든요. 제가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를 보지 않아서 링크로 전해주신 영상만 짧게 봤는데요. 정말 답답하네요. 제가 바란 건 저런 형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아이고 속 터져). 우아하긴 하네요(웃음). 저 그리고 작가님의 답글을 읽고 새롭게 깨달은 게 있는데, 이걸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어요(별건 아니니 시시하실 수도 있지만요). 그러니까 저는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오타가 단순히 기계적 버벅거림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단.순.히. 근데 작가님 말씀처럼 치는 속도가 빨라 얘(휴대폰)가 저의 타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못 해본 거예요. 이게 언뜻 보면 말장난 같은데요. 제가 천천히 치면 오타가 나지 않는 거였네요(너무 당연한 말인가요?). 손으로 쓸 때도 마찬가지 같아요. 휘갈겨(?) 쓰면 제 생각의 속도를 손가락이 못 따라가더라고요. 그러다 놓치고, 잊어버리고. 자판은 손글씨보다는 입력 속도가 빠르지만 오타가 나는 거였고요. 아 이제 다 이해가 되었다! (아이가 걸음마의 원리를 이제 막 깨달은 것처럼 보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단순히 휴대폰 기종에 따른 사양 문제라고만 봤어요. 근데 이제 보니 '이 기계는 생산을 위한 게 아니다'라는 작가님의 결론이 너무 와닿네요(키보드 어플을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음을). 읽고 쓰는 것에 최적화된 기계가 따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기술이야말로 발전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데, 수요가 많을지는 자신이 없네요. 타자감 얘기도 그렇고, 주변에 이걸 신경 쓰는 사람(특히 휴대폰을 고를 때)은 못 본 것 같아서요. 쓰면 쓸수록 흥미로운 주제라 꽝 물고 놔주지 않고 있습니다. 전혀 딴소리인데 너무 길어져 죄송합니다(하핫).
@연해 전 핸드폰이 제 타자 속도 못따라간다고 투덜거렸더니 남편이 좋은 핸드폰 쓰라고 말만 툭 던지고 가서 째려 봤습니다.
아이고, 맙소사ㅋㅋㅋ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제 웃음 포인트네요. 남편분을 째려보셨을 @siouxsie 님의 모습을 가만히 상상해봤습니다. 찌릿!
곧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ㅎㅎㅎ
말씀만으로도 콩닥콩닥 설레고 있습니다. 저 여기서는 엄청 수다쟁이였는데(헤헷) 막상 16일에 만나면 엄청 쭈뼛거닐지도요. 동화 속 인물들을 만나는 기분일 것 같아요.
저 말고 제 남편...ㅎㅎㅎ
오잉오잉? 16일에 같이 참석하시는 거예요? 아니 어쩌면 이미 이 모임에 함께하고 계신 분 중에 한 분? 꺅! 저 궁금증 폭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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