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들은 여자들의 무지에 대해 각별해하는 것 같아. 무지한 여자라면 쉽게 정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도 그렇지만, 무지한 여자를 계몽하는 기분은 특히나 즐기지. 남자들은 여자들의 무지에 집중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개입을 하는데, 그 욕망은 하도 집요해서 차마 다른 경우를 예측할 겨를도 없는 것 같아. 무지한 여자가 무지해 보일 뿐 실은 무섭도록 지혜롭다는 걸, 단지 생존 조건 때문에 무지를 연기하고 있을 뿐이라는 걸 눈치챌 겨를이 없지. 때론 자신이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던 어린 여자애가 얼마나 눈부시게 진화해가는지 그 변화를 알아볼 겨를이 없지. 자기 욕망에 너무 취해서. 자기 기분에 너무 도취된 나머지.
나는 남자들이 지닌 그런 류의 무지가 참 좋더라. 그런 어리석음은 이용하기가 참 좋아. 이용당하면서도 자신이 이용당한다는 걸 알아챌 여력이 없는 그 집념이 참 좋아. ”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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