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Beer Bookclub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X다자이 오사무X청춘> 2편

D-29
하하, 깔끔한 한 줄 요약!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고, @메리D 님의 글 덕분에 용기를 내어 소신 발언도 하였지요. 자기가 싼 똥은... (자꾸 똥 얘기해서 죄송합니다) "결과가 좋으니 망정이지"라는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내게서 책을 빼앗는다면, 인생 경험이 없는 나는 울상을 짓게 되겠지. 그 정도로 난 책에 적힌 말들에 의지하고 있다. 책 한 권을 읽고는 그 책에 완전히 빠져서 신뢰하고, 동화되고, 공명하고, 그리고 생활을 갖다 붙인다. 또 다른 책을 읽으면 즉시 확 바뀌어서 그 책에 빠져든다.
다자이 오사무×청춘 <여학생> 219p,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있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패배자다.
다자이 오사무×청춘 <여학생> 223p,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행복은 하룻밤 늦게 찾아온다.....(중략)행복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갔고, 그 이튿날, 멋진 행복의 전령이 버리고 떠난 집으로 찾아왔지만 이미 늦었다. 행복은 하룻밤 늦게 찾아온다. 행복은......
다자이 오사무×청춘 <여학생> 263p,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고향이란 눈물점 같은거야. 신경을 쓰면 끝이없지.수술해도 흉터가 남아
다자이 오사무×청춘 p.295, 다자이 오사무 지음, 최고은 옮김
<젠조를 그리며> 고향에 대한 화자의 마음과 금의환향 하고싶은 화자의 마음이 잘 그려진것 같아요. 다만 그 마음만 과했었고...^^;; 사실. 너무 잘하고싶은 마음에 긴장해서 오히려 망친..그런 경험들은 하나씩 있지 않나요? 그런 심리적 공감이 있었던 작품이네요. 그리고 장미의 의외의 반전..기대하지 않았던것의 의외성이랄까요? 그래도 하나는 건졌으니 괜찮은 결말 아닐까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 5. 부끄러움, 기다리다 ■■■■ 완독파티가 딱 일주일 남았습니다. 책은 안 읽고 완독파티만 기다리고 있는 저의 모습이 부끄럽네요. ^^ 8월 12일까지 함께 두 작품 읽겠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포기하지 마시고 따라오세요. 원래 공부와 독서는 벼락치기입니다. 16일 전까지 충분히 읽으실 수 있습니다.
지금 벼락치기로 쫓아가고 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16일 기차 안에서라든! 완독 꼭 하고 파티 참여할게요!!!
달려라 메로스! 아니 도리님! ^^
전 며칠에 한 편씩 읽고 있는데, 의외로 책과 책 사이의 기분전환이 됩니다. 막 힘겹게 한 권 끝내고 다자이 상 월드에서 '오잉?'한 후에 다른 책을 읽으면 더욱 더 힘이 나더라고요. (왜지?)
저는 남은 분량은 까먹을 걸 대비해 16일에 전부 읽으려고 남겨뒀어요. 아쿠다가와 님의 작품은 안개 속으로 사라진지 오래~~~
「부끄러움」은 ‘뭘 쓰려고 했는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읽는 나는 좀 부끄러웠습니다, 다자이 센세’ 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여기에도 「여학생」의 그림자가 드리운 느낌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살아 있는 인간은 이런 식으로 말할 거 같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오랜만에 진도에 맞춰 글을 올리는 것 같아 괜스레 뿌듯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부끄러움>도 되게 묘했는데요. 어, 음, 어느 쪽을 부끄러워해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화자가 부끄러워하는 건 알겠는데요. 도다의 모습이 다자이 오사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거든요. 소설가로서 자신이 쓴 글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독자들을 향한 일침 같은? 근데 제가 소설가가 아니니까, 뭐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네요. 도다가 주인공이 되었어도 될 텐데, 가즈코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가 있겠죠? 그래서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담판을 짓겠다고 호기롭게 찾아간 가즈코의 모습에서 청춘의 불같은 면모가 느껴지기도 했어요. 물론 그럼에도 이불킥은 피할 수 없겠죠.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왜인지 모르겠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영화 「아가씨」의 이 문장들이 자꾸 떠올라요.
아가씨어릴 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의 보호 아래 살아가는 귀족 아가씨에게 백작이 추천한 새로운 하녀가 찾아온다.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녀의 정체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인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될 아가씨를 유혹하여 돈을 가로채겠다는 사기꾼 백작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가 백작을 사랑하게 만들기 위해 하녀가 된 것. 드디어 백작이 등장하고, 백작과 숙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가씨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는데...
남자들은 여자들의 무지에 대해 각별해하는 것 같아. 무지한 여자라면 쉽게 정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도 그렇지만, 무지한 여자를 계몽하는 기분은 특히나 즐기지. 남자들은 여자들의 무지에 집중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개입을 하는데, 그 욕망은 하도 집요해서 차마 다른 경우를 예측할 겨를도 없는 것 같아. 무지한 여자가 무지해 보일 뿐 실은 무섭도록 지혜롭다는 걸, 단지 생존 조건 때문에 무지를 연기하고 있을 뿐이라는 걸 눈치챌 겨를이 없지. 때론 자신이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던 어린 여자애가 얼마나 눈부시게 진화해가는지 그 변화를 알아볼 겨를이 없지. 자기 욕망에 너무 취해서. 자기 기분에 너무 도취된 나머지. 나는 남자들이 지닌 그런 류의 무지가 참 좋더라. 그런 어리석음은 이용하기가 참 좋아. 이용당하면서도 자신이 이용당한다는 걸 알아챌 여력이 없는 그 집념이 참 좋아.
아가씨
<기다리다>라는 작품은 목적 없는 기다림에 대한 상념처럼 느껴졌어요. 누구를 기다리는지도 모르겠고, 뭘 기다리는지도 모르겠고. 마치 음식 메뉴 고를 때, 이거 먹을래? 라고 물으면, 아니. 그럼 저거 먹을래? 라고 물으면 또 아니. 그럼 뭐 먹을래? 라고 하면, 아무거나. 같은 느낌이랄까요. 작가로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마음 상태를 '기다리다'라고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은 읽으면 읽을수록 의중을 파악하기 어렵네요. 많이 꼬여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의 몇몇 문장들은 마음에 담고 싶지만, 현실에서 만나다면 곁에 두고 싶지는 않은 사람, 피하고 싶은 사람.
만약 「여학생」을 읽지 않았더라면 「기다리다」가 훨씬 더 괜찮게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마음. 남편이나 연인이나 친구, 돈, 귀신이 아니라 ‘좀 더 부드럽고, 화사하고, 멋진 것’, ‘예를 들어 봄 같은 것’을 기다리는 마음을 상상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화자가 ‘스무 살의 여자애’라서 좀 깹니다. 「여학생」의 후유증이고 부작용입니다. 1인칭 화자가 아니라 3인칭 시점으로 썼다면 어땠을까, ‘다자이 가나코는 그런 것을 기다렸다’ 라는 식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부끄러움> 화자는 왜 처음에 연민을 넘어 약간의 우월감을 느꼈을까요. 나만의 작은 스타 느낌이였으려나요. 미완성이지만 잠재력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다는 기쁨이 변질된 지점이 궁금했어요.
<기다리다> 요새 들어 사람은 불안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구나. 그런 생각이 자주 드는데요. 여기 화자는 마치 기도하듯 영웅적인 무언가가 나타나서 불안을 잠재워주길 바라는 듯 해요.
<기다리다> ‘아, 좋다, 그럴 수 있겠다, 청춘 시절 나도 그런 마음이 있었지, 누군가가 나를 구원해주기를 바랐지…’ 하며 읽었습니다. 정확히 345p “어쩌면 저는 아주 음란한 여자일지도 모릅니다.”라는 문장이 나오기 전까지. ‘왜 화자를 여자로 설정한 건지 이해가 안갔고, 그 이후 내용도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무엇을 말하려고 한거야… 한편으로는 지난 <여학생>에 대한 @연해 님의 평처럼 어떤 편견에 기반한 내용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아닐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쟁이 터진 시점을 배경으로 하니까, 시인 김수영씨 혹은 윤동주씨와 같은 태도를 기대했던 것 같아요. 무능력에 대한 처절한 고뇌, 자기 갱생을 위한 여정, 그럼에도 문학을 통한 승화, 그런 것들이요. 그래도 전반부는 제 과거를 떠올리게 해줘서 좋았습니다.
오, 제 감상에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읽는 내내 불편함 있었어요. 어느 순간 같은 류(?)의 느낌을 계속해서 써 내려가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마지막에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 <여학생>이 실제 인물의 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말하는 것도 저는 왜 변명처럼 느껴지는지(에휴). 진실은 다자이 오사무만 알고 있을 테죠. 어쨌든 신선한 작품이었던 건 사실입니다. 근데 @내로 님말씀처럼 저도 어느 순간부터 감상자에서 비평자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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