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늦은 모임

D-29
'인터넷은 사색을 없앴다' '안경'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은 그저 휴대폰이 안 되는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 주인공이 커다란 여행가방을 가지고 도착한 그곳의 사람들은 '사색'을 합니다..
안경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픈 타에코(고바야시 사토미)는 어느 날 남쪽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맘씨 좋은 민박집 주인 유지와 매년 찾아오는 수수께끼 빙수 아줌마 사쿠라(모타이 마사코), 시도 때도 없이 민박집에 들르는 생물 선생님 하루나(이치카와 미카코)를 만나게 되고, 타에코는 그들의 색다른 행동에 무척 당황하게 된다. 아침마다 바닷가에 모여 기이한 체조를 하는가 하면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들이 이상하기만 한 타에코. 그곳 사람들에게 질린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민박집을 바꾸기로 하는데….
구호나 아포리즘, 밈이 담론을 대체하는 것이 소셜 미디어 시대의 비극이다(구호나 아포리즘, 밈을 담론이라고 믿는 것은 쾨디이고). 때로 그런 구호가 '공인되지 않은 입법자 노릇'을 하는 모습도 목격하는데, 그럴 때에는 비극이 아니라 고포뭄ㄹ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미세 좌절의 시대 421, 장강명 지음
아하.. 이제 그 부분을 지나고나니 이해가 됩니다. 잘 골라놓으신 문장에다가, 스스로 다짐하기 위해서 뒷부분의 인상적인 부분도 보태봅니다. "타인을 쉽게 악마화하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문학을 읽는다." (p.424)
제4부 <만년 조연 배우를 보내며>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포스터가 지난달 별세했다. <...> 물론 잘 생겼다. 한데 이 배우에게는 대단히 정적이고 온후한 분위기가 있다. <...> 너무나 안전해 보인다. 따분해 보이기까지 한다. <...> 포스터의 영화 밖 실제 모습은 <재키 브라운>에 나온 것과 비슷했다고 한다. <...> 편히 잠드시기를." (p.354-57)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 터라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간밤에는 마음 먹고(이걸 결행해야 할 수준이니.. ㅠ.ㅠ) 이 영화를 요약해놓은 유튜브를 봤습니다. 로버트 포스터에게 왜 찬사를 보내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팸 그리어도 못지 않게 매력적이고요, 원본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제4부 <힘들 때 떠올리는 영화 대사 리스트 5> 물론 앞서 언급된 <재키 브라운>의 대사가 단연 최고고요, 전 그 다음이라면 <대부>의 "미워하지 마라. 판단력이 흐려지니까"를 꼽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ㅎ "누군가를 미워하면 내가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헷갈리게 된다." (p.366-67)
작가님이 꼽은 대사 중에.. '음, 난 내가 여기서 뭘 갖고 있는지는 아는데 Well, I know what I've got here.' 라는 대사도 참 좋았습니다. 내가 본 영화 중에 기억에 남는 대사는 어떤게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노매드랜드 Nomadland' 의 'See you down the road..' 가 생각나네요..
노매드랜드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홀로 남겨진 펀. 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 위의 세상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펀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게 되고, 광활한 자연과 길 위에서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그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다시 살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데…
추천해주신 영화들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잘 메모했다가 보렵니다! 고맙습니다!! 대사 멋지고요.
나는 문학이 사회과학의 전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소설가는 때로 예언자가 된다.
미세 좌절의 시대 제4부 <폭력의 개념 확장과 새로운 윤리> p.394, 장강명 지음
D-1.. 어느덧.. '미세 좌절이 시대' 막날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풀쩍풀쩍 넘기며 눈에 드는 부분을 추르르륵 읽으며 보내려 합니다. 마지막 아쉬움까지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bb
이리 아쉬우니 이 책은 좋은 책이네요. ㅎ 장작가님에게 감화를 심하게 받은 나머지 어제 오전 느긋한 마음으로 영화 <더 배트맨>의 OST(p.401)를 정주행 틀어놓고 책의 끝부분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거 정말 효과 있습니다. 클래식이나 재즈보다 낫더라고요! 그러다가 막판 열 페이지를 남기고 덮었습니다. 오늘까지 꽉 채워서 보려고요. ㅎ
@delispace 님 마지막 페이지까지 행복한 책읽기를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bb
작가처럼 진중히 고민한 적 없고, 성마른 성격이라 대략 구호주의자(?) 또는 이분법주의자(?)일 것 같지만... 이리 진정성 있고 냉철하게 고민하는 보수(게으르고 이기적이고 갈팡질팡인 제가 진보라고 뻔뻔히 칭하지는 않겠고요, 그저 요사이 오염된 '자유' 말고 '리버럴'이 되고 싶습니다만.. ㅎ..)와는 속 깊은 대화와 설득과 타협이 가능하며 생산적 토론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자, 드디어 결론! 이런 글들이 좋았습니다. "구조에 빈틈은 없을까. 더 나은 구조는 가능하지 않을까." (p.420) "동시에, 그 노력이 불러일으키는 긴장 상태가 일종의 축복이라는 생각도 한다." (p.430) 맞습니다. 그 '긴장'.... 그래서 반백년이건 쉰여섯이건 남탓해선 안 되는 것이며, "그는 실패할 운명이다. 그럼에도 싸운다" (p.403)라고 주절주절 되뇌이면서 어쨌든 다짐해보는 것. 게으른 사람을 끝까지 읽게 밀고 끌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bb
'매사에 회의적인 사람이 점점 불확실해지는 시대 앞에서 스스로에게 던진 막연한 질문들 p6 작가의 말' 작가님이 던지신 질문들에 숟가락만 얹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왔습니다. 세상이나 사람들에게 그닥 호기심이 많지 않아 질문 없이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 읽어가다보니 작가님이 무심히 툭 한마디 던지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당신의 삶이고 당신이 살아가는 세상인데 '왜?' '어떻게?'가 궁금하지 않나요?" '미세 좌절의 시대'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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