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늦은 모임

D-29
3부는 좀 더 작가님 근거리에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ㅎ 이제 이번주 4부 읽기를 합니다. 목차를 보고 모임 전에 '난쏘공'을 다시 읽었더랬습니다. [ 다시 읽는 '난쏘공' ]으로 시작하는 4부의 이야기 얄팍해지지 않는 삶을 위해 마지막까지 잘 읽어보겠습니다~^^v
밭에 있어야 할 좋은 곤충은 말려 죽이고 나쁜 벌레는 점점 더 독하게 만드는, 부작용 많은 살충제 같은 말들 아닐까. 정중한 대화와 토론을 복돋우는 거름 같은 언어는 없을까?
미세 좌절의 시대 304, 장강명 지음
절대로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이라고 판단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상대가 의견을 이야기하면 항상 이런 식으로 받아 칩니다. '그건 니(당신) 생각이고' 자기 생각에 매몰돼 말의 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대화가 어렵지요. 둘 다 대화를 한다면서 실상은 귀를 닫고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중한 대화와 토론을 북돋는 거름 같은 언어'는 '경청'이라는 자세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다른 세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하고 싶어 하는지 주의 깊게 들어주는 것.. 글에는 표정과 동작이 없기 때문에 문자로 소통하는 게 많은 요즘 시대에 더욱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부조리에 저항하는 정신만큼이나 생존의 감각과 현장의 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 p338
미세 좌절의 시대 장강명 지음
제가 3부에서 눈여겨본 대목 올려둡니다. <색소폰을 배웠던 시간> "우리는 삶을 통째로 긍정해야 하는 걸까? 슬프고 괴로웠고 끝내 상처만 남긴 순간들까지 껴안아야 할까? 어려운 질문이다." (p.271) <자기혐오에 대처하는 요령> "최소한 이때 '자기혐오를 반복하는 자신'을 미워하지는 않으려 노력한다. 인간의 뇌는 아주 값비싼 시뮬레이터이다. <...> 후회, 근심, 불안을 전문적으로 발생시키는 엔진이 머리통에 달린 걸 내가 어쩌겠는가." (p.273-74) 앞 글에서 제기한 난감한 질문에 뒤를 잇는 글이 답 한다고 봤어요. 아직 삶의 매운 맛을 몰라서 배부른 소리 하는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삶을 어떻게든 통째로 긍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머리는 늘 더 나은 걸 시뮬레이션하며 늘 후회막급이기에... 우리는 언제나 긍정하도록 애써서 노력해야만 자존감과 분별력을 갖고 살 수 있을 것 같네요.
긍정하거나 망각하거나.. 긍정하고 싶지 않은 삶의 구간도 있지만 살아온 족적이 있으니 부정할 수는 없고.. 그럴땐 이때다 싶게 망각 속에 툭 밀어넣고 마는거지요..
<자기 착취 사회와 분별력> "인문학은 '분별력'이라는 가치를 만듭니다. 그게 인문학의 쓸모입니다." "우리가 자기 착취 사회를 살고 있기에 분별력이 더 절실해졌다고도 본다. <...> 이제 바야흐로 기행으로도 돈을 버는 관심경제(attention economy) 세상이 열렸고, 사람들은 자신의 노동력뿐 아니라 존엄성까지도 쥐어짜낸다." (p.279)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에 놀라고, 관심경제라는 말에 자꾸 섬뜩해집니다. 분별력! 분별력!!
난 쉰여섯 살이오. 내가 한 일을 두고 남 탓 할 순 없소. I'm 56 years old. I can't blame anybody for anything I do. p365
미세 좌절의 시대 1997. 영화 <재키 브라운>, 장강명 지음
영어 대사 원문이 이거였나요? 와우... 오전에 일이 잘 안 풀려서 "정말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는 영화스런 대사를 빌어먹을 누군가에게 크게 외칠까 하다가... 외근 가다 들른 카페에서 방금 저 부분을 읽고 나니.. ㅎㅎ 완전 멋진 대사로 제 마음을 돌려놓네요. 아 남 탓 할 순 없네요!! ㅎ
다행입니다~ 평안한 시간 보내시고~ 주말에도 작가님의 글에서 좋은 에너지 얻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bb
알찬 정보 잘 봤네요. 첫번째 도서관 상주 작가 지원 제도는 진짜 더 활성화되길 빕니다. 결과 공고도 봤는데 전국 70개소네요. 저희 동네 근처 도서관은 없는 것 같고... 이후에라도 관심 갖고 지켜봐야겠어요. https://www.arko.or.kr/board/view/4014?bid=463&page=&cid=1807852&sf_icon_category=cw00000020 글고 끝부분 기사, 그리고 작가님 사진 ㅎㅎㅎㅎ 아... 저 얼굴을 보고 어떻게 이 책의 냉철함과 까칠함과 뾰족함을 연결시킬 수 있을지요? 전 주로 나무위키 사진으로 작가를 알아왔는데.. 이건 훨씬 더 귀욤얌전 스타일이네요. ㅎㅎㅎㅎ
어떤 사람들은 생각이 늘 산속 계곡에서 흐르는 물처럼 차갑고 맑게 살아 있는 것 같다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세좌절의 시대’를 읽다 보면 그런 맑고 차가운 때로는 뾰족하기까지 한 느낌을 받습니다. 책을 읽어가며 나의 생각도 한두 줄이라도 정리를 해봐야겠다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그 한계성의 원인을 아래 문장에서 찾았네요. ㅜ.ㅠ ‘영리한 청년이었다가 내용물 흐릿한 중년이 된 친구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책을 읽지 않고 타고난 영리함과 순발력으로 삼십대를 버틴 것이다. 정신의 어떤 부분을 제대로 훈련하지 않은 것이다. < ... > 나는 독서 부족이 노년에 마음의 병을 일으킬 거라 믿는다. 삶이 얄팍해지는. p373 [ 미세 좌절의 시대, 장강명이 말하는 읽고 쓰는 삶 ] https://v.daum.net/v/20240501083043752
이번 4부는 문화, 예술, 특히 문학과 관련된 산문들이네요. GoHo님 둘째로 꼽으신 국립한국문학관 같은 건축물 짓기 문제는 일과 관련된 것이라 생각이 자꾸 많아집니다. 이번 기회에 짧게라도 이 부분은 스스로 한 번은 정리해보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부조리에 저항하는 정신만큼이나 생존의 감각과 현장의 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
미세 좌절의 시대 338, 장강명 지음
다른 경험들이 독서를 대신할 수 있을까. 내게는 걷기 운동으로 코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는 소리만틈 전망 없게 들린다. 한 업계에서 이십 년 정도 일하면 부장급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그 이상을 원하면 정신에 꾸준히 간접 체험과 지적 자극을 공급해야 한다. 나는 독서 부족이 노년에 마음의 병을 일으킬 거라 믿는다. 삶이 얄팍해지는.
미세 좌절의 시대 373, 장강명 지음
신기술은 새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 동시에 옛 가능성을 없앤다. 인터넷은 사색을, 책은 구술문화를 없앳다. 메타버스? 그건 우리 삶에서 현실감을 없앨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나서 그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곤 한다
미세 좌절의 시대 390, 장강명 지음
'인터넷은 사색을 없앴다' '안경'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은 그저 휴대폰이 안 되는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 주인공이 커다란 여행가방을 가지고 도착한 그곳의 사람들은 '사색'을 합니다..
안경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픈 타에코(고바야시 사토미)는 어느 날 남쪽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맘씨 좋은 민박집 주인 유지와 매년 찾아오는 수수께끼 빙수 아줌마 사쿠라(모타이 마사코), 시도 때도 없이 민박집에 들르는 생물 선생님 하루나(이치카와 미카코)를 만나게 되고, 타에코는 그들의 색다른 행동에 무척 당황하게 된다. 아침마다 바닷가에 모여 기이한 체조를 하는가 하면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들이 이상하기만 한 타에코. 그곳 사람들에게 질린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민박집을 바꾸기로 하는데….
구호나 아포리즘, 밈이 담론을 대체하는 것이 소셜 미디어 시대의 비극이다(구호나 아포리즘, 밈을 담론이라고 믿는 것은 쾨디이고). 때로 그런 구호가 '공인되지 않은 입법자 노릇'을 하는 모습도 목격하는데, 그럴 때에는 비극이 아니라 고포뭄ㄹ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미세 좌절의 시대 421, 장강명 지음
아하.. 이제 그 부분을 지나고나니 이해가 됩니다. 잘 골라놓으신 문장에다가, 스스로 다짐하기 위해서 뒷부분의 인상적인 부분도 보태봅니다. "타인을 쉽게 악마화하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문학을 읽는다." (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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