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로 📙 읽기] 2. 다정한 건 오래 머무르고

D-29
예쁜 마음들을 한 송이 한 송이씩 모으다 보니 내 마음에 어느새 시들지 않는 꽃밭이 생겼다. 변하지 않는다는 거,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다정한 건 오래 머무르고 마음이 자꾸 모여 꽃밭이 됐어, 소운 지음
좋은 사람이란 나를 현재에 머물러 있게 하는 사람이다.
다정한 건 오래 머무르고 닿지 않아도 늘 좋아해, 소운 지음
고통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설득해야 하는 사람은 이제 괜찮다. 모르면서, 모르니까, 모를 거라서, 애초에 털어놓을 필요가 없었다. 설득할 일도 아닌데 굳이 내 아픔의 이유까지 설득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다정한 건 오래 머무르고 왜 내 슬픔을 설득해야 해, 소운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2. 100단어 이상의 글을 써주세요. 책을 읽은 소감 및 서평도 좋고, 특정 주제에 대한 글쓰기도 좋습니다. 우리도 글을 써봐요. 단어 수 세기: https://lettercounter.net
남이 내려준 커피 원두를 그라인더로 갈아서 포터필터 바스켓에 넣고 템핑하여 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좋아한다. 물론 바쁠 때는 그만큼 번거로운 일도 없으나, 업소용 전자동머신과 모카포트와 핸드드립을 거쳐 정착한, 나름의 최선이었다. 전자동머신은 너무 컸고, 모카포트는 라떼로 해먹기에는 얼음 다섯 개 쯤 녹은 연한 맛이 났으며, 핸드드립으로는 라떼를 못먹었으니까. (드리퍼로 만드는 카페오레는 예외로 치겠다.) 하지만 여름이 찾아왔다. 매 년 'nn년 만에 제일 더운 여름' 을 갱신하고 있는 이 계절은 이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기에는 너무 더운 주방을 선물해 주었다. 몇 년 전만 해도 5월부터 에어컨을 틀어대곤 했었는데, 올해는 지구온난화와 환경을 생각하며 7월 중순까지 에어컨을 켜지 않고 버티었지만 결국 항복하고 말았다. 하지만 일말의 죄책감으로 거실은 에어컨을 틀지 않고 방 하나만 틀고 있다보니 방을 나서면 너무 더웠다. 마침 그라인더도 고장이 났고 말이다. (고장이 났다고 생각해 그라인더를 하나 더 샀지만 나중에 꼼꼼히 청소를 하고 조립해보니 잘 되더라. 그라인더 2개인 사람이 됐다.) 그래서 남이 내려준 커피를 먹기로 했다. 콜드브루라고 불리고, 더치커피라고도 불리는 커피 원액을 샀다. 남이 내려준 커피는 더위에서 나를 구해주었다. 여전히 거실에는 에어컨이 틀려있지 않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이해할 수 있는 슬픔이 많아지는 거라던데 몰랐던 걸 알게 되는 게 꼭 좋기만 한 건 아닌 것 같다. 쉽게 위로했던 것들에 점점 말을 아끼게 된다. 예를 들면 겪어보지 못한 일에 경솔한 위로하지 않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얼마나 무례한 말인지 뼈저리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다정한 건 오래 머무르고 - 어떤 마음들 /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참 무례해, 소운 지음
다정함도 결국 체력에서 나온다는 말을 믿는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신비롭고도 유기적이어서 내 몸의 안위는 곧잘 마음의 여유로 이어진다. 불쑥 끼어드는 어둠에게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여백, 들이닥친 불행마저 찬찬히 돌볼 수 있는 여유. 인간은 어떤 무형의 마음을 바라는 것만으로 삶의 궤적이 달라지기도 한다. 타인의 다정에 기민하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멋진 글입니다! :)
정말 후루루룩 읽히는 책이네요. 이제 저는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모임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질문에 답하지 않더라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금방 읽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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