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3. <증오의 시대, 광기의사랑>

D-29
그런데 일상생활 중에도 그런 사람들 종종 있어요. :) 반전 있는 사람들.
첫날치 읽고서. 1. 작가가 어느 정도 고증(?), 사실 확인 후 쓴 책인지 궁금해졌습니다. 2. 요즘은 미디어, 각종 SNS 발달로 예술가의 사생활도 쉽게 접할 수 있어 예술가 개인과 창작품 분리가 잘 안되는 편인데, 1929 -1939년 인물의 사생활은 저한테 그렇지 않다는 말이죠. 그렇게 생생히는 모르는 건데 책을 읽어가면 위에 누가 쓴 대로 ‘와장창’의 순간이 계속 나올 것 같아요. 이 책을 계속 읽어볼 것인가의 기로가 첫날부터! 오늘의 작은 ‘와장창’은 학생 때 열심히 읽었던 에른스트 블로흐가 아도르노 약혼자와 ‘육체적 관계도 맺고’ 있었다는 겁니다. 에른스트 블로흐에 대해서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것.
기차를 타고 빈에 들어서는 조세핀 베이커를 열광적으로 환영하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그와 동시에 파울라너 교회는 지나친 육욕과 죄악의 춤을 지탄하고 “검은 악마”를 경고하기 위해 종을 울렸다. 목사들이 일요일 아침 예배마다 조세핀 베이커가 밤마다 무대에서 보여주는 혐오스러운 춤의 위험성을 너무나 절절하고 생생하게 경고해서 많은 신도들이 주기도문을 마치자마자 공연 표를 샀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그 이전,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와우! 조세핀 베이커는 무용수도 무용수이지만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무용수 스파이로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면서 유명해졌던 모양이에요. 이런 대변신이라니!
안 그래도 사진 찾아보려고 했는데... 정말 매력적인 분이시네요. 책이 묘사하는 열광이 이해가 갑니다. 외교 파티에서 들은 내용을 몸에 메모하고 다시 악보에 옮겨 적어 레지스탕스들에게 알렸다니, 진짜 영화 같네요. 설마 동영상은 없겠지 하고 검색했더니 여러 개 나옵니다. 21세기 K-팝 뮤직비디오에 길들여진 눈에 베이커의 춤은 엑조틱하거나 섹시하다기보다는 무슨 재롱잔치 같은 느낌인데요. ^^ https://www.youtube.com/watch?v=XBPHceq_6jQ
그러게요. 책에서 본 느낌과는 너무 다르네요.^^;; 특히 표정까지 더하니, 코믹 댄슨가..싶기도 하고요. 그당시에는 대중앞에서 벗었다는것 자체로도 파격적인 이슈였겠죠?
춤이나 표정은 어린애 같은데 노출 수위는 높아서 좀 불쾌한 골짜기에 빠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설마 그걸 의도한 건 아니겠지요?
그당시 그런 "코믹함" 이 유행이었을까요?? 찰리 채플린처럼요.. 뭔가 "춤"이란 느낌보다는 그냥 보고 웃는..코미디를 보는 느낌이기도 해요. "성인" 이라는 키워드를 넣어서 약간 흥미유발.. 근데. 책을 보고 상상했던것과는 다르게, 화면을 보니 확실히 "불쾌함"이 먼저 느껴지네요. ㅠ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와, 다들 책의 첫 인상이 '뭐래?' 이런 분위기이네요. :) 꾹 참고 그랬던 1929년의 그들이 10년간 시대의 격랑 속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따라와 보시죠. 오늘 화요일(8월 6일)은 (한국어판 기준) 38쪽 사라트르와 보부아르의 첫 만남부터 64쪽 토마스 만의 딸이자 배우 에리카 만의 결혼 생활의 마무리까지 읽습니다. 저는 과문해서 토마스 만의 아들(클라우스 만)과 딸(에리카 만)이 이렇게 유명한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저는..그냥 가십지 읽듯이 읽고 있어요. 등장인물도 너무 많고, 크게 내용도 없는지라... 슬렁슬렁 "~그랬대"의 느낌으로 보니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습니다. 뭐, 뒷통수를 때려주고 싶은 인물들이 거의 대부분(??) 이지만요. 아는 이름 나오면 반갑기도, 씁쓸하기도 하고요. 참. 하인리히 만은 토마스 만의 형이고, 아들은 클라우스 만입니다.^^ 모두 다 유명한 집안이네요. 아빠가 너무 뛰어나서 자식이 열등감을 느낀다는 얘기엔 공감했어요.
아, 헷갈렸네요. 오류 지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런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어요. :)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3072151045 조세핀 베이커 아주 흥미롭네요~
@알맹이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기록 남기기에 꼼꼼했으니 보완이 되었을 듯도 해요. 일기와 메모, 그리고 특히 주고받은 편지. 지금의 소셜 미디어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기록이라면, 그런 기록들은 훨씬 더 내밀한 흔적들이었을 테니까요. 어쩌면 후대의 역사학자가 소셜 미디어의 단편으로 지금의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선을 그리는 게 훨씬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맹이 저의 한 가지 팁은 이 책에 실린 (우리가 알고 있는) 등장인물의 아우라를 최대한 무시하고 그때의 나이를 가늠해보면서 읽기예요. 예를 들어, 1929년의 아도르노(1903~1969)는 만 26세였고, 당시 에른스트 블로흐(1905~1983)는 심지어 만 24세였답니다. 그냥 지식인 행세 좀 하는 20대 청춘남녀 이야기. 그나저나 블로흐의 어떤 책을 학생 때 열심히 읽으셨을지도 궁금하네요. 『희망의 원리』 같은 책이었을까요?
예전에 다른 책 모임에서 @장맥주 작가님께는 권해드린 적이 있는데, 이 책의 등장인물 가운데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62), 발터 벤야민(1892~1940) 그리고 책에는 등장하지 않은 에른스트 카시러(1874~1945) 이 네 철학자의 1920년대의 10년간을 추적해서 재구성한 책이 있어요. 『철학, 마법사의 시대』(파우제). 당연히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이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벤야민을 중심으로 나옵니다. 네 인물에 초점을 맞춘 책이니 개개인에 대한 밀도도 훨씬 높고요. 이 책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아주 유용하니 한번 살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제가 이 책 읽으면서 메모해둔 대목들이 몇 개 있는데 중간중간 생각날 때마다 공유할게요.
철학, 마법사의 시대베냐민, 카시러, 하이데거 그리고 비트겐슈타인까지, 위대한 철학자 4인의 삶과 그들이 살아간 시대상을 펼쳐낸 책이다.
“사르트르는 필요하고 마외는 사랑한다. 사르트르는 내게 주는 것 때문에 좋고, 마외는 있는 그대로 좋다.” 그러나 보부아르는 마외가 아니라 사르트르를 초대한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40쪽,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ㅎㅎ. 저도 이 문장 밑줄 쫙.
이 책 막장드라마처럼 혈압오르게 하는 내용들도 있지만, 읽다 보면 이렇게 재밌는 구절들이 콕콕 박혀 있는 듯요~^^
어쨌든 아나이스 닌은 신혼생활과 파리에 실망하여 일기를 쓴다.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파리는 낭만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환멸뿐이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46쪽,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알마는 술에 취해 일기를 썼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술을 마신다.” 그리고 프란츠는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한 작품이 끝나기 무섭게 다음 작품을 쓴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49쪽,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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