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뒤편에 있는 큐알코드로 양성원 선생님 버전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들으니 다른 연주자들의 곡과는 확연히 다르네요.
[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
D-29
지혜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영사
C현에서는 '감동'의 의미에 대해 대화를 나눕니다. 수학자와 첼리스트가 정의하는 감동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해를 돕기 위해 다소 무리하게 구분해보겠습니다. 지적인 감동과 감정적 감동이 바로 그것입니다. C현을 읽고, 각자 언제/어떻게 '감동'을 받는지 이야기해주세요. 나의 '감동'이 수학자의 입장에 가까운지, 아니면 첼리스트의 입장에 가까운지 살펴볼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헤엄
C현 읽는 동안 감동이 무엇인지 오래오래 고민했어요. (국어사전이며 영어 사전이며 막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 사실 저는 클래식 들을 때 자세히 뭘 알아보고 듣진 않거든요. 집 근처에서 정기 연주회가 열리는 편이라 그냥 어느 날 시간도 기분도 될 때 연주회를 찾아가 듣지,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미리 찾아본 적은 없었어요. 클래식 아닌 음악 역시 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이끄는 대로 듣는 편이라 작가 두 분 중 누구와 가까운 감동을 느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음…! 다만! 저는 지적인 감동보다는 감정적 감동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연주회에 누구와 갔는지, 어떤 날에 갔는지, 이후 뭘 할 것인지 즉 제 현재 감정에 따라 찾아오는 감동이 다르거든요. 그리고 책에 적힌 양성원 교수님 말씀대로 공연장에서 모두 함께 침묵을 지키다가 연주가 시작될 때면 감동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또 의문인 건, 혼자 빗속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들을 때도 종종 감동이 치밀거든요. 전 애인에게 차이고 돌아오는 길에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무작정 빗속에서 바이올린 독주를 들은 이후 장마 때마다 우산 쓰고 나가서 듣곤 하는데… 이 시간이 주는 감동도 확실해서 제 감동의 기준을 잘 모르겠어요. 감정으로 출발한다는 것 같긴 한데….
여기까지 쓰고 나서 한참 고민해 보았어요. 아무래도 저에게 감동은 언제/어떻게가 정해지지 않은, 갑자기 찾아오는 순간 같아요. 연주자가 계획대로 잘 수행한 음악이든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음악이든지 간에 청자인 저는 어느 날 갑자기 확 찾아오는 감동을 또 느끼고 싶은 마음에, 여러 음악을 계속 감상하는 듯합니다.
지혜
저는 지적인 감동과 감정적 감동 모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김민형 선생님께서 "청소년기엔 굉장히 감정적으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감정은 점점 없어지더군요."(64쪽)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책 속의 대화에서도 수학자도 첼리스트도 두가지 감동 모두 경험한다고 읽힙니다.

siouxsie
읽는데 제 생각 보다 쉽지는 않네요. 저는 일단 훈련 받은 적이 없어 감정적 감동에 가깝습니다. 처음 듣는 곡에도 눈물을 많이 쏟습니다. 책에서는 익숙한 곡에 더 감동을 받는다고 쓰셨는데 맞는 부분도 있지만, 전 아닐 때도 있어서요.
흠...지적인 건....
지적이고 싶은데 불가능하네요. ㅎㅎ

김영사
지적인 감동이 항상 더 우월한 감동은 아닙니다. 저도 지적인 감동보다는 감정적 감동을 느끼는 편인데요, 요즘은 단 한 곡의 여러 연주 버전을 듣고 있습니다. 아는 곡을 들을 때 더 감동받는다고 하는데, 나중에 이 곡을 라이브로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하곤 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영사
'감동'에 대한 본인만의 새로운 관점이나 기준을 올려주셔도 좋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J레터
올려주신 양성원 선생님의 영상에서 단조는 '마음처럼 복잡하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저도 장조보다는 단조 음악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과 살다 보니 천 여개의 클래식 cd를 수집하는 짝을 처음에는 이해를 못하다가 이사할 때마다 이고지고 보물처럼 다루는 걸 보고 진심으로 사랑하는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부분에 감동하며 온전히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려 합니다.
지혜
저는 지적이거나 감정적인 측면과 상관없더라도, 연주자 혹은 예술가의 '정성'과 '진심'이 느껴지면 감동을 받곤 합니다. 즉 '태도'와 관련되는 것인데, 이러한 경우가 저에게는 지적인 감동이거나 감정적인 감동보다 오히려 빈번하게 발생하죠.
랄라페르마타
책을 보면서 감동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의 감정이 강력하게 움직이는 거라는 걸로 볼때, 어릴 때는 완벽에 가까운 연주가 감동이였는데요. 아마 연주자에 경외심같은 거 아니였을까 싶어요. 그런데 조금 경험의 폭이 넓어지고 많이 알게 되고 나서는 사람 자체에서 풍기는 향기로 더 감동받는 것 같아요. 정성어린 태도, 그 사람의 사연, 나의 경험의 향수 같은 걸로요.

김영사
'경외심'도 충분히 감동의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 완벽한 연주는 그 연주 자체로 큰 감동을 주지요. 몇몇 분들이 말씀하신 '태도' 문제는 음악 외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이 역시 감동의 이유입니다. 이 책에도, 요요마 선생님이 젊은 시절 <무반주 첼로 모음곡> 연주로 명성을 얻고 나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해석을 도모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성장의 여지를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것, 그것에 감동받는 관객도 있습니다. 저는, 대중음악계에선 송창식 선생님도 그런 유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전히 현역으로 연주를 계시죠. 더 좋은 연주를 하기 위해 매일의 루틴도 지키고 계시고요.

siouxsie
책은 어떤 문장에 감동이 밀려올 때가 많은데, 아마 현재의 제 처지와 가장 비슷하거나 공감할 수 있으면 감동이 몰려 오는 것 같습니다.
음악은 시디나 음반으로 들을 때는 안 그러는데 연주자가 직접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듣고 있으면 순간 아름답다란 생각이 듭니다. 그때가 감동의 순간이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영사
그리고, 잘 이해되지 않는 문장이나 기억에 남는 문장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지혜
곡을 평가할 때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그 곡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 작곡이 잘 되었는가, 장르를 발전시켰는가.
『내일 음악이 사 라진다면 -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협연』 23쪽, 양성원.김민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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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다양한 연주자들이 다른 종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거지요.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협연』 27쪽, 양성원.김민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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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즉 감상은 단순히 소리의 문제가 아니라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고 귀로 듣는 모든 체험이 집약된 활동이라는 것입니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협연』 34쪽, 양성원.김민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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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저는 귀가 모이는 공간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협연』 35쪽, 양성원.김민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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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 작곡가보다 자기 자신을 더 드러내는 연주자들도 있죠. 하지만 좋은 연주자일수록 본인이 사라지는 연주를 추구합니다. 우리 각자의 목소리가 다르듯, 본인을 사라지게 한다고 해도 그 정체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본인이 사라지게끔 노력하는 과정에서 작곡가와 매우 가까워지지요. 그 과정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 수학을 사랑한 첼리스트와 클래식을 사랑한 수학자의 협연』 44쪽, 양성원.김민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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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목차가 구분되어 있는, C, G, D, A현의 특징적 차이가 혹시 있나요?

김영사
첼로 현을 장번호 대신 썼습니다. 감동, 좋은 음악, 수학과 음악, 기타 이야기들, 그리고 클래식음악의 미래까지, 각 장의 주제 차이도 물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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