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농담>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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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속으로, 내가 그토록 루치에를 사랑했어도, 그녀가 그렇게 완벽하게 “유일한” 존재였어도, 그녀는 우리가 서로 알게 되고 매혹되었던 그때의 “상황”과 떼어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곤 했다.
농담 231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나는 한 여자를 우리 두 사람의 이야기의 등장 인물로서 사랑한다. 햄릿에게 엘시노어 성, 오필리아, 구체적 상황들의 전개, 자기 역할의 “텍스트”가 없다면 그는 대체 무엇이겠는가? 무언가 알 수 없는 공허하고 환상 같은 본질 외에 그에게 무엇이 더 남아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루치에도 오스트라바의 변두리가 없다면, 철조망 사이로 밀어넣어 주던 장미, 그녀의 해진 옷, 희망 없던 내 오랜 기다림이 없다면, 내가 사랑했던 루치에가 더 이상 아닐지도 모른다.
농담 232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내가 얼마나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는가 하면, 누가 자기는 무어가 좋고 무어가 싫다는 등의 이야기를 내게 털어놓으면 그것을 절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거나,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사람이 드러내고 싶어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할 정도이다.
농담 257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인간은 믿기 힘들 만큼 그렇게 자기의 이상형대로 현실의 모양을 바꾸어버릴 수 있다는 데 대해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농담 258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내가 그 누구로부터도 훔쳐내지 못한 육체, 나로 하여금 그 누구를 정복하게도 파멸시키게도 만들어주지 못한 육체,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남편에 의해 버려진 육체, 내가 이용한다고 나섰으나 결국은 나를 이용해 버린 그 육체, 그리하여 지금 버릇없이 승리감을 만끽하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고, 기쁨에 겨워 펄펄 뛰는 그 육체.
농담 289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헬레나와 반대로 너무도 감미롭게 비물질적이며 추상적이고, 갈등이나 긴장, 극적인 것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루치에. (…) 나는 루치에가 이번 이틀간의 하늘 위를 지나간 이유가 무엇인가를 짐작하면서, 내가 맹신하는 수수께끼의 끝에 이르렀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오로지 내 복수를 무(無)로 만들어버리기 위해서, 나를 여기까지 이끌고 왔던 모든 것을 안개 속에 흩어지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농담 290-291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5부를 읽었습니다. 사실상 타임라인으로 생각해 보면 이제서야 1부끝/2부시작 시점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루드빅은 헬레나가 제마넥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접근했던거더라고요. 저도 스포를 통해 알고 있긴 했었는데 루드빅도 처음부터 알고있었는지 몰랐습니다. ㅎㅎㅎ 2부에서 읽었던 헬레나의 이야기와 현재 상황을 떠올려 보면, 루드빅의 이 복수가 아무런 의미없는 허탈한 복수일텐데 싶어서, 이번 5부를 읽는 내내 안타깝고 조마조마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에 루드빅은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었음을 깨닫고 괴로워합니다. 그렇게 다시 루치에를 떠올리는 장면에서는 이제는 앞으로 루치에와 다시 재회하게 될지가 궁금해지네요. 너무 재미있어서 바로 6부를 이어 읽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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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언제나 끊임없이 죄인이었다. 그때 그녀에게는 완전한 죄사함보다 더 필요한 것은 없었는데 말이다. 그렇다. 죄의 사함, 이것이 바로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 루드빅, 당신에게는 불가해하고 알 수 없는 저 신비로운 정화.
농담 323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나는 루치에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그녀의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그 사랑이 두려웠다.
농담 328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우리의 운명은 상당히 비슷한데 우리 둘은 얼마나 다른가요! 나는 용서하며 사는데 당신은 화해할 줄을 모르고, 나는 평화적인데 당신은 반항적이에요. 우리는 겉으로는 그토록 닮았는데, 저 깊은 곳에서는 서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요!
농담 331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어떤 위대한 운동 앞에서도 조소와 우롱이 용납될 수 없다는 것 뿐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든 것을 부식시켜 버리는 녹이기 때문이지요.
농담 332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당신의 그런 선한 행동들의 깊은 곳에 있는 동기는 사랑이 아니에요. 증오지요! (…) 당신의 영혼은, 하느님을 모르기 때문에, 용서를 모릅니다. 당신은 복수를 열망하지요. (…) 그래요, 당신은 복수하고 있어요. 당신은 사람들을 도와주고는 있어도 증오로 가득 차 있습니다. (…) 루드빅, 당신은 지옥에서 살고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지옥이오, 그래서 나는 당신이 가엾습니다.
농담 334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6부는 코스트카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코스트카가 신자이다 보니 완전히 새로운 각도로 당시 시대와 이념을 풀어내는 것 같습니다. 조금 난해해서 완벽히 이해가 되지는 않았어요. 이야기가 고조되면서 거의 루드빅을 향한 설교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은 겉보기에는 비슷하면서도 실제로는 완전히 극과 극으로 대립을 이루는 듯 합니다. 선과 악의 대립이라고 봐도 될까요. 코스트카는 정말이지 마음에 드는 인물입니다. 5부를 읽을 때는 5부가 소설의 정점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6부를 읽으니 오히려 5부까지의 루드빅의 스토리를 적나라하게 비판하며 사이다 팩폭을 날리는 6부가 클라이맥스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 7부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될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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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패배를 알리는 전보가 십오 년 동안이나 나를 쫓아다닌 끝에 내게 도착한 것이었다.
농담 344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내가 그토록 필사적으로 갈망한 그 육체를 얻는 데는 아주 간단한 일 하나로 충분했던 것인데 말이다. 즉 그녀를 이해하고, 그녀 쪽으로 향하고, 나에게 와닿는 쪽에서만 그녀라는 사람을 사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와 직접 관련이 없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도, 그러니까 그녀 자체의 모습, 그녀 혼자만의 모습에 대해서도 그녀를 사랑하는 것.
농담 344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그것은 당시의 내 나이에 대한 분노였고, 자기 밖에 놓인 수수께끼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스스로에게 자신이 너무도 커다란 수수께끼인 그런 나이, 또한 다른 사람들은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 해도) 자기 자신의 감정, 자신의 혼란, 자신의 가치 등을 놀랍게 비추어주는 움직이는 거울에 불과한 그런 바보 같은 열정적 나이에 대한 분노였다.
농담 344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이 모든 것이 꼭 못된 농담 같기만 했다.
농담 345쪽,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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