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D-29
첫 7편에 비해 이번 7편이 저에게는 더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동아리실’과 ‘교실’외에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추상도가 높고 은유와 상징이 많아서 평소에 시집을 잘 못 읽는데 비슷한 상황에 빠진 듯 합니다. ‘우주’는 열 번도 넘게 읽은 것 같은데 네 다섯 번까지는 이것이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감도 못잡다가 혹시나 작가가 관심을 가지는 영역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서운함, 그로 인한 외로움을 토로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말이 되는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단편이긴 하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 하여 이 소설집을 다 읽고나야 이해될만한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서커스장’의 사자와 ‘고래의 뱃속’의 고래가 같은 기능을 하는 것 같거든요. 무슨 역할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 다 읽으면 알게 될까 기대중입니다.
저는 동아리실과 유원지가 인상 깊었어요. 동아리실은 현실적이어서 와닿았고, 유원지는 벗어날 수 없는 현실같은 꿈처럼 느껴져서 소름끼쳤어요...
피노키오의 반전 느낌인 <고래의 뱃속>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고래에게 삼켜진 피노키오가 고래 뱃속에서 핏빛 그림을 그리는 일련의 과정이 섬뜩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저는 지하철편을 좀 인상깊게 봤습니다 지하철편이 좀 섬뜩했습니다 저 한테는요
어린 시절이 지금의 제가 되었고, 동화책이 저를 만들었죠. 어쩌면 피터팬처럼 갇혀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성장의 회피가 아니라 유원지에서 영원히 사는건지도.
특히 <우주>라는 작품은 다시 곱씹어 읽어봐도 도통 이해가 되지않는데 저만 그런건지 궁금합니다. 너무 어려워서 어떤 주제를 담고 있는지 조차 파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2. 기억에 남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입력창 하단의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 공유해주셔도 좋습니다.)
따뜻한 절망이 다정한 포옹처럼 아이를 안심시켰다.
오르톨랑의 유령 52, 이우연 지음
진실을 사랑했던 할아버지는 아이의 코를 마치 진실처럼 사랑했다. 단순히 거짓과 거짓 아님만을 구분하는 아이의 조악한 코는 결국 진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가 기대하던 찬란하고 복잡한 세계를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르톨랑의 유령 p.50, 이우연 지음
생은 우주보다 깊은 환각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생은 입체가 아닌 평면이라는 걸, 모든 방향으로 끊임없이 증폭되고 복제되는 종이들이라는 걸 당신도 알고 있겠죠.
오르톨랑의 유령 42쪽, ‘우주’, 이우연 지음
너는 옮는 것이니? 물론 나는 옮는 것이야. 너는 살아 있니? 물론 나는 살아 있어. 너는 고통을 느끼니? 물론 나는 아파. 하지만 내가 옮는 것이며 내가 살아 있으며 내가 아프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단은 어디에도 없다. 오직 문드러진 내 침묵과 고름투성이의 붉은 몸밖에.
오르톨랑의 유령 60, 이우연 지음
순진함이 그려내는 피와 살점투성이의 그림만이 아이의 동반자였다.
오르톨랑의 유령 <고래의 뱃속> p.50, 이우연 지음
그녀는 웃는다. 녹아내린 하얀 얼굴로 웃는다. 그녀의 미소는 어떤 환부보다도 더 벌어져 있다. 그녀의 웃음은 감미롭게 젖어 있다.
오르톨랑의 유령 p83, 이우연 지음
아이가 진실을 닮은 거짓의 그림으로 연주하고 있는 고래의 절망적인 울음을 찾아, 할아버지는 괴물의 이미지 속으로 헤엄쳐 들어올 것이다.
오르톨랑의 유령 <고래의 뱃속>, 이우연 지음
단순히 거짓과 거짓 아님만을 구분하는 아이의 조악한 코는 결국 진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가 기대하던 찬란하고 복잡한 세계를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르톨랑의 유령 고래의 뱃속. p50, 이우연 지음
나를 사랑하고 아끼지 않았다고 해서, 나를 배제했다고 해서 그들이 비열한 악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르톨랑의 유령 p.55, 이우연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2-3. 이우연 작가의 질문 ; <고래의 뱃속>의 피노키오가 할아버지의 진실을 믿으려 했던 것처럼 사람이 다른 사람의 진실(그가 믿는 세계, 그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믿는 일이 가능할까요? 누군가의 진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 나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면,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 나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면 저는 용서가 안될 것 같은데요. 그 방식을 고치든 아니면 멀어지든 할 것 같습니다. 당연 사랑하는 사이라는 떨어질 수 있는 존재라면 말이죠 전...제가 제일 소중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사람은 본인이 믿음과 관련한 성(또는 벽)이 있다고 늘 생각해요. 그 성이 얼마나 단단한지에 따라 다른 믿음의 침입 여부가 정해질 거예요. 제 마음속 성은 너무 단단해서 종종 문제예요. 경우에 따라 진실도 받아들이지 않아요. 그래서 타인의 믿음이 제게 해를 끼친다면(설령 그게 진실이라 할지라도), 일단 날부터 세워요. 용서란 없죠. 말하고 보니 정말 이상한 사람 같네요... ㅜㅜ
그냥 질문에 대한 답변과는 다르게 책 읽다가 생각난건데요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니깐 고래 뱃속에서 거짓말을 마구마구 해서 코가 길어져서 고래를 죽이는 것도 가능성이 있지않을까?란 생각을 한번 해보았습니다. 그러고는 탈출!! 하는거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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