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읽고 서평 쓰기] 지구에 떨어진 남자

D-29
혼자 읽고 서평 써볼게요
진정한 자유를 꿈꾼 시인이자 사상가인 헨리 소로가 된 기분이 들어 미소가 슬며시 새어 나왔다. 사람들은 대부분 절망스러운 인생을 고요하게 보내고 있다.
지구에 떨어진 남자 p. 139,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그가, 네이선 브라이스가 화성에서 온 남자와 와인을 마시고 치즈를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일은 아닐 듯했다. 안 될 건 또 뭐란 말인가? 코르테스는 약 4백 명의 병력으로 멕시코를 정복했다. 화성에서 온 남자도 코르테스처럼 혼자 해낼 수 있을까? 왠지 와인을 배 속에 넣고 얼굴에 햇볕을 받으며 앉아 있으면 가능할 것 같았다.
지구에 떨어진 남자 p. 142,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꽤 오랜 시간 자기의 모습을 응시하다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흐느껴 우는 건 아니었지만 눈에서 눈물이 - 인간의 눈물과 정확히 똑같은 눈물이 - 흘러 좁다란 볼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절망스럽게 울었다. 그리고 영어로 크게 외쳤다. "너 누구야? 너는 어디에 속한 거냐고!"
지구에 떨어진 남자 p. 172,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우리가 가진 장비와 지식을 남용하지 않고 꾸준히 통제하는 한은 가능할 거라 보는 거죠.” ”그렇지만, 이런 제길, 당신들은 신이 아니잖습니까.” ”우리는 신이 아니죠. 그러나 인간들이 믿는 신들이 당신들을 구해 준 적 있나요?”
지구에 떨어진 남자 p. 227,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브라이스는 웃음이 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툭 터놓고 고백했기 때문에 뉴턴은 이제 있는 그대로의 꾸밈없는 모습이었고,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 지금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더 ‘인간’ 같아 보였다.
지구에 떨어진 남자 p. 235,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당신들이 지구의 문명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인간들까지 죽음으로 내몰 거란 말을 이제 알아듣겠습니까? 강의 물고기들과 나무의 다람쥐들, 수많은 새와 토양, 물까지 전부를요. 가끔 당신들을 보면, 박물관에서 풀려난 유인원이 칼을 들고서 캔버스를 쫙쫙 그어 버리고 망치로 조각상을 부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지구에 떨어진 남자 p. 238,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고 두 손으로 투명한 술잔을 잡고서 말했다. “당신이 이 세상을 구해 주길 바랍니다, 뉴턴 씨.” 뉴턴의 미소는 변함이 없었다. 그가 즉시 답했다. “구할 가치가 있을까요, 네이선?”
지구에 떨어진 남자 p. 310,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누가 인간인가 월터 테비스의 초기작, <지구에 떨어진 남자>는 제목처럼 지구로 건너온 외계인, 토머스 제롬 뉴턴에 대한 소설이다. 외계인 룸펠슈필츠헨 — 지구 이름 뉴턴 — 은 황폐해진 자신의 행성 안테아에서 1인용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가로질러 건너와 지구에 떨어진다. 그리고 안테아의 발전한 과학지식을 활용하여 온갖 특허를 취득하고 사업을 확장시켜 우주선을 만들 계획이다. 멸망 위기인 고향 안테아에서 사람들을 데려 오기 위해서. 그 이후로는? 어쩌면 인간을 지배할 지도 모른다. 안테아인들은 인간보다 우월하니까. 하지만 그것은 가능성일 뿐. 이 계획에서 확실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 의 주인공인 화학자 엘리자베스 조트에 따르면, 동물과 인간의 유전자 간 동일성은 99.9% 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뉴턴은 눈썹이 없고 가슴털이 없으며, 키가 멀대같이 크고 중력에 익숙치 않은 몸은 비실비실 힘이 없다. 하지만 몇 년의 지구 적응 훈련 후 지구로 건너와 살고 있는 뉴턴은 꽤나 ‘인간적’ 이다. 애초에 인간적이라는 건 네, 아니오로 판단할 수 없는 기준 아닌가. 마지막에 인간이 뉴턴에게 행한 행동은? 뉴턴이 인간에게 행한 행동은? 누가 인간이고 누가 외계인인가. 인간은 착하고 외계인은 나쁜가? 책을 덮으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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