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 북클럽] 어둠의 심장 같이 읽어보아요(완료)

D-29
한 존재가 어느 특정 시기에 겪은, 삶의 진리와 의미를 만들어내는 삶의 감각, 삶을 관통하는 미묘한 본질을 전달하기란 불가능해. 불가능한 일이고 말고. 우리는 마치 꿈꾸듯 살아가지. 저마다 홀로.....
어둠의 심장 P66,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문명화와 진보를 위한 계도라는 미명을 두르고서 약육강식의 법칙이 어느때보다 강하게 자리잡던 그 시기로부터 현대의 우리는 과연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헤매다가 이곳으로 들어온 우리는 대체 누구일까?
어둠의 심장 p.64,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며칠이 지나 엘도라도 원정대는 인내심 있는 오지로 들어갔는데, 잠수부가 바다에 삼켜지듯 오지에 삼켜지고 말았다네. 한참 후에 당나귀가 모두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더군. 당나귀보다 덜 소중한 그자들의 운명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바가 없어. 분명 나머지 우리처럼 마땅한 대가를 치렀겠지. 나는 알아보지도 않았네. 그때 나는 곧 커츠를 만나게 될 거라는 기대에 조금 들떠 있었거든. 물론 여기서 ‘곧’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의미에서 그렇다는 말일세. 우리가 커츠의 사업장 아래쪽 강기슭에 도착한 것은 만을 떠난 지 딱 두 달이 되었을 때였거든... "어둠의 심장" 중에서 조지프 콘래드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내가 그들에게 조만간 잡아먹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건 아니었는데, 물론 내가 그때 말하자면 새로운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보았다는 것은 인정하는 바이네. 순례자들은 정말이지 몸에 해로워 보였어. 그리고 나는 바랐지. 그래, 내 모습이 정말, 뭐라고 해야 좋을까, 정말 맛없어 보이길 분명히 바랐어. 당시 내 하루하루에 만연해 있던 꿈 같은 감각에 잘 어울리는 환상적인 허영심이 살짝 부추긴 결과이기도 했지.... "어둠의 심장" 중에서 조지프 콘래드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어둠의 심장>에서 해당 부분을 찾아보니 번역이 상당히 다르긴 하네요.
사실 '강 따라 점점 더 컴컴한 내륙으로 올라가면서 온갖 잔혹한 광경 보고, 미친 커츠 만나서 미칠 거 같은 상태된다'는 설정을 제외하면 영화와 소설 사이에 나머지 공통점은 없긴 하죠. ^^ 저는 최초 개봉판과 리덕스판을 봤는데 리덕스판이 별로였어요. 중간에 별 의미 없는 장면들이 있고 결말도 조금 다릅니다. 원래 결말이 훨씬 좋더라고요. 이후에 파이널컷이라는 버전이 나왔는데 결말이 바뀌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리덕스판 나올 때 감독이 그 결말이 자기가 의도한 거라고 했으니 안 바뀌었을 거 같습니다. @siouxsie 님이 보신 버전은 어떤 거였나요? 결말이 어땠나요?
전 리덕스판이었는데, 장맥주님이 말씀하신 그 감상 그대로예요! 엄청 길고 지루해서-특히 늘어진 고무줄 같은 전쟁신- 중간중간 1.25배속으로 해서 보고 그랬어요. 배속 빨리 돌려 보는 거 정말 싫어하는데, 이건 괜찮았습니다! 개봉판과 파이널컷은 못 봐서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의식? 제사? 예배? 치르는 장면도 나오고, 커츠 대령 죽이는 걸로 끝났어요. '전쟁 영화인데 스펙터클하지 않고, 느리고 내레이션 많으면서 내적 갈등을 일으키면 명작으로 손꼽히는 건가?'가 제 감상평입니다. 아마도 전 저 영화 이후 세대라, 전쟁의 광기와 허망함을 그린 영화들을 이미 보며 자라서인지, 고전 명작 추리소설 보는 느낌이었어요. 이젠 너무 다들 알아버린 '거시기(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것)' 같은 영화였어요. 그 시대에 전쟁을 그런 식으로 그린 작품이 처음이었다면 굉장했을 거 같긴 합니다. 미래에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참 평이 건방집니다. ㅎㅎㅎ
최초 개봉판에서는 윌러드가 커츠 대령을 죽인 뒤 커츠의 마을이 공습으로 불바다가 되는 걸로 끝났어요. 리덕스에서는 공습이 없고 윌러드가 커츠의 마을을 조용히 떠나고요. 리덕스 결말이 훨씬 더 보는 기분이 찜찜하긴 한데, 불바다의 시각적 이미지가 굉장히 강렬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
아항~불바다가 다르군요. 제가 안 본 판에서는 커츠를 안 죽이나? 했습니다. 안 죽일 수 없는 설정인데, 설마 했지만...역시 죽이는군요. 불바다는 이미지상으로는 강렬한데, 왠지 미국영화 이미지 같네요. 찜찜함이 감독님의 노림수이지 않았을까요? ㅎㅎ 참고로 전 거기 나온 사람들의 광기 혹은 사악한 인간 본성이고 뭐시고, 제대로 된 정신과 치료를 권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래서 제가 T란 소리를 자주 듣나 봐요. T가 뭔진 잘 모르겠지만, 제가 저런 소리 하면 꼭 누군가 "너 T지?"이러더라고요.
유튜브에서 처음 개봉판의 엔딩을 찾았습니다. 불바다 엔딩입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kCShcqvG8mU
저거 보다가 궁금해서 리덕스판 엔딩도 다시 찾아 봤는데, 유튜브에 풀버전이 있네요~! 전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몇 달에 한 번씩 반복적으로 '지옥의 묵시록'이 무료로 뜨길래 봤는데, 제대로 누워서 봐야겠어요.
이게 처음 개봉판 엔딩이군요 제가 본건 처음 개봉판이였네요 ㅎㅎ
오! 오리지널 컷 요즘 구하기 쉽지 않은 거 같은데 반갑습니다. 저는 어릴 때 TV로 봤었어요. ^^
안녕하세요. 참여가 늦었지만 잘부탁드립니다! 황유원 시인의 오랜 팬이었는데, 최근 몇 년간 작가의 번역에도 푹 빠져 있습니다 ㅎㅎ 저는 "어둠의 심장"으로 읽을게요!
우리는 왔다가 영영 가버리는 짧은 하루의 생생한 도취가 아니라, 변치 않는 기억의 존엄한 빛 속에서 그 유서 깊은 물결을 바라보았다.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오솔길, 오솔길이 사방에 넘쳐났지. 발길로 다져진 오솔길이 텅 빈 땅 위로, 길게 자라난 풀 사이로, 불에 탄 풀 사이로, 덤불 사이로, 차가운 협곡 아래위로, 열기로 불타오르는 돌투성이 언덕 위아래로 그물망처럼 퍼져 있었는데, 사람 한 명, 오두막 한 채 없이 오로지 쓸쓸한 황야, 황야만이 가득했어.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지옥의 묵시록' 관련 이미지도 있어 공유드려요!
저 그림에 나온 분이 설마 커츠? 영화랑 딴판이네요 ㅜ.ㅜ
일단 목표로 적어주신 곳까지 읽었습니다. 어떤 감상이 딱 떠오르지는 않지만, '목소리'들이 가장 인상적이네요. 깊숙한 곳에서 '목소리'로만 존재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커츠와 밀림에 숨어서 어떤 '소리'로만 모습을 드러내는 모든 존재들. 그리고 구술하는 형태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주인공 말로의 '목소리'요. 이 목소리를 잃으면 내용을 따라가기 쉽지는 않겠지만 번역이 잘된 것 같아 아주 따라가기 좋습니다. 일종의 리듬감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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