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읽기 세번째

D-29
1장 신혼여행 마지막 이야기는 미하이와 에르지가 피렌체에서 로마로 기차여행을 하던 중, 미하이는 테론톨라라는 역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 혼자 내려 에스포레소를 마시고 떠나가는 기차를 탔는데 로마가 아닌 페루자행 기차를 잘못 타면서 끝난다. 이 결혼 순탄치 않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은 서서 다니는 동안은 얼마나 피곤한지 알아채지 못하며, 앉았을 때에만 그것을 안다는 점이다. 미하이가 15년 동안 축적된 피로에 지배당하기 시작한 것은 테론톨라에서 원하지도, 의도하지도 않게 다른 열차에 올라탈 때였다. 에르지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고독과 그 자신을 향했던, 그 열차에 오를 때였다.
여행자와 달빛 119,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그는 의사에게 평생 병원에 누워 있기를 갈망했다고 했다. 물론 중병이나 고통을 겪는게 아니라 무료하고 의욕 없이 피곤에 전 채 간호를 받으며, 목적과 욕망도 없이 인간 만사를 초월해 누워 있는 지금처럼 말이다.
여행자와 달빛 124,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가장 영웅적인 '자기 혹사'는 결혼이었다.
여행자와 달빛 119,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인간은 방황의 시기에 더욱 소심해지고 겁이 많아지며, 가장 좋은 기회를 잃어버린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시절에 대한 회상은 영원히 남는다.
여행자와 달빛 142,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이 작품이 지루한 것은 아닌데 읽는데 힘든 이유는 철학적이며 사유적이라 그런 듯 한다. 읽다가 잠시 멈추게 되는 소설이다. 작가의 분신이 미하이 인건지 어서 열심히 읽어야겠다.
은총의 함은 그 은총을 함께 나누길 원하는 사람들 앞에서만 열리는 법이야.
여행자와 달빛 189,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그럼에도 말을 꺼낼 수조차 없는 온 세상의 공포가 나를, 내 마음을 지배했어. 그래, 공포는 밤과 두려운 것들로 인해 극에 달하는 게 아니야. 그보다는 대낮에 어떤 일상적인 일로부터, 진열대로부터, 모르는 얼굴로 부터, 나뭇가지 사이로부터 그것이 우리를 바라볼 때 진정한 공포에 휩싸이는 거지.......
여행자와 달빛 229,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지금 파리에서 그 억압된 열정이 압도적인 힘으로 분출되었다. 여기에는 프랑스의 분위기, 프랑스인들의 생활양식도 한몫했다. 그들은 가장 마음대로, 편할 대로 사는 사람들조차 아끼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더욱 신비한 요인들, 즉 사랑을 잃은 자,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은 자, 삶의 목적을 잃은 자, 이들 모두는 어떻게든 절약 속에서 보상 을 찾았는데, 이 또한 그녀에게 영향을 주었다.
여행자와 달빛 199,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세페트네키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들 둘 중 자신이 더 낫다는 것을 얼마나 증명하고자 하는지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지금 미하이의 아내를 사랑하고자 하는 것이다. 에르지는 이런 세페트네키의 욕망 속에서 약하고 홀로 남겨진 사람으로서 스스로의 위안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세페트네키의 욕망과 그것을 깨달음으로써 그녀는 진정한 미하이의 아내가 되는 것이며, 지금 그 마법 같은 모임, 미하이에게는 유일한 현실이기도 한 그 울피우 시의 모임에 발을 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자와 달빛 215,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해도 에르지는 내적인 욕망에 이끌려, 불타는 호랑이들을 찾아 아마도 그의 집으로 밤을 보냈을 것이기에.
여행자와 달빛 219,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그의 향수의 항구는 바로 에버라는 것도 이제, 아니 벌써 그는 알았다. 에버라는 항구......
여행자와 달빛 232,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고독은 어쨌든 피할 수 없는 것, 운명과 그 기다림에 해당하는 것, 로마에서 다룬 유일한 것, 그리고 그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 지긋지긋하고 몽환적인 기다림과 상실감 속에서 침몰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들은 심연 속의 독특하고도 불가사의한 존재를 향해 수초로 뒤덮인 미하이를 끌어 내리는 것 같았다. 미하이는 갑자기 물 위로 박차듯이 머리를 내밀고 올라와 숨을 내쉬었다.
여행자와 달빛 239,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이 에트루리아인들은 죽어가는 것이 에로틱한 행위라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던 거야.
여행자와 달빛 253,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갑자기 묵직한 피로감과 이탈리아의 여정 중 역에서 역으로 전해지던 그때의 향수가 다시 느껴졌다. 하지만 피로는 이제 그가 종착역에 가까워졌음을 알리고 있었다.
여행자와 달빛 309,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그것은 나 자신에 대한 보상이었어. 그때 내게서 그 모든 악령, 나의 청춘 시절, 그리고 향 수와 반항심이 터져 나왔던 거야. 향수에는 어떤 치료제도 없어. 어쩌면 이탈리아로 오면 안 됐었는지도 몰라. 이곳은 황제들과 시인들의 향수로 세워진 나라야. 이탈리아는 지상의 낙원이지만 단테가 봤던 그대로일 뿐이야. 지상의 낙원은 연옥의 산정에 있는 임시 정거장이자 저승으로 가는 항구일 뿐이야, 베아트리체가 베일을 벗고, 영혼은 '오래된 욕망의 거대한 힘'을 느끼는 그때, 영혼들은 그 항구로부터 저 멀리있는 천계를 향해 떠나는거야…….
여행자와 달빛 320,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끝난 것이다. 에르지가 인간 세상과의 마지막 관계였다. 이제 존재하지 않는 사람만 있다. 에버, 에버…… 언젠가 에버가 가버리게 된다면 파멸만이 남을 것이다.
여행자와 달빛 325,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에버는 변한 것 없이 그대로였다. 사랑은 한순간을, 그 사랑이 태어났던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한다. 그리고 사랑을 받는 사람은 늙는 법 없이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항상 열여섯 살로 머문다. 그 운명적인 순간에 불었던 바람은 그의 삶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때와 똑같은 친근한 바람이 다시 불어온다.
여행자와 달빛 330,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에르지는 왜인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 성 전체가 비현실적으로, 혹은 지나치게 현실적인 사실주의 연극처럼 느껴졌다. 이 두 명은 계속 여기 램프 아래에 앉아 말없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거나 자신들이 그곳에 도착했던 바로 그 순간에 나타난 듯했다. 에르지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여행자와 달빛 345,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에르지는 이를 떨며, 옷도 벗지 않고 침대에 누웠다. 눈물이 났고, 지독히 피곤했다. 이 통찰의 순간은 인간이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이해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 앞에서 일어났던 이 일을 스스로 미화하지 않았다. 페르시아인을 자신의 방으로 들이지 않은 것은 굴욕적인 주변 상황들에 상처받았거나 그녀가 단정한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자신이 겁쟁이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계속 찾고 있던 그 신비로운 것이 그녀에게 다가 왔고, 그녀는 그 비밀 앞에서 도망간 것이다. 에르지는 평생 부르주아 여성으로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여행자와 달빛 354,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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