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린 책으로 다 읽자마자 새 책이 도착했어요.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이 계시는군요. 저도 헤드셋 줄에 의미를 부여해 보았습니다. 타인과의 접속을 상징하는 헤드셋 줄입니다. 줄의 끝이 보이지 않음은 관계망의 연속성을 의미한다고 보여집니다. 젊음의 매끄러움이 노랑 바탕색 위에서 도드라져 보이네요.
김의경
노란 콜센터와 샛노란 콜센터네요~ 타인과의 접속을 상장하는 헤드셋과 관계망의 연속성. 디자이너님께 여쭤보진 못했지만 정말 그런 뜻으로 디자인을 하신 것 같아요. 표지에 책의 내용이 모두 들어 있는 것 같네요.
미스터스노우
실물 색감이 더 이쁘고 너무 두껍지 않아서 금방 금방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재미있게 읽어보겠습니다🫶
김혜나
다들 어렵게 구한 도서 사진 인증해주시고 표지 인상까지 깊이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사실 헤드셋이 꼭 가느다란 흔적을 남기고 가는 달팽이처럼 보여서 애잔했습니다. 청춘의 시절, 남들은 다 잘 나가는데 나만 홀로 뒤처져 바닥을 기는 듯한 환영에 늘 시달렸거든요. 그래서 제게는 마치 달팽이마냥 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의경 작가님 인쇄소에서 표지 에폭시 처리가 결정되셨다니 역시 비하인드스토리는 늘 신기하고 재밌네요^^
김의경
작가님은 달팽이를 떠올리셨군요.. 비하인드 스토리는... 그러게요.. 원래는 계획에 없던 일이었던 거 같은데 인쇄 들어가기 전에 디자이너님이 넣자고 하셔서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때는 에폭시가 뭔지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섬세하게 신경 써 주셨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혜나
5일차인 오늘 드디어 소설의 첫 장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7쪽부터 22쪽까지 이어진 '강주리' 편이죠. 저는 소설을 읽을 때 항상 첫 문장, 첫 단락, 첫 장면을 눈여겨보는 습관이 있는데요. 《콜센터》의 첫 장면은 5층짜리 엔씨파워 건물 옥상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으로 시작하죠.
"언젠가는 허물어질 것처럼 낡은 데다 양옆으로 키 큰 건물이 들어서 있어 가운데 이빨이 빠진 잇몸 모양새였다."
저는 이 문장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앞선 댓글에서 말했듯 청춘의 시기에는 잘 나가는 사람들 틈에 나만 뒤처진 것 같은 망상에 늘 시달렸고, 이 소설의 중심인물들이 일하고 있는 건물마저 주변 건물들에 비해 낡고 낮은 곳이라 공간적 배경마저 짠했답니다.
여러분들 인생에서 이처럼 혼자 뒤처지거나 소외된 듯한 경험이 있으셨나요?
그리고 첫 번째 강주리 편에서 인상 깊은 부분이나 문장이 있다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주세요!
연해
콜센터의 열악하고 냉혹한 근무 환경과 벌써부터 등장하는 진상들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취준생 주리의 모습을 보면서는 잊고 있던 저의 지난 취준생 시절도 떠올랐어요.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약 1년 정도 취준생 시절을 겪었는데요. 그 시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서류도 수차례 떨어지고, 전형이 길어질 때마다 기대감도 커지지만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의 좌절감이란. 그 낙차를 견디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건가 싶기도 했고요.
정작 열심히 준비했던 주리는 서류 전형에서 번번이 탈락하고, (친구 따라 강남 간) 용희는 통과하는 장면(면접에서는 떨어졌지만요)이 유독 인상 깊기도 했는데요. 저도 같이 스터디하던 친구들 중에 제가 제일 마지막에 취업을 했던 터라 그 심정이 더 깊이 이해됐습니다. 같은 계열을 준비하다 보니 같은 기업의 면접이 겹쳐 친구가 최종에서 붙고, 저는 떨어졌던 기억도 나는데요. 너무 잘 됐다고 축하를 건네면서도 활짝 웃지는 못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어요. 다들 사회 구성원으로 하나하나 자리를 잡아가는데 저 혼자만 너무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하고 힘들었던 암흑기가 아니었나. 지금은 오래전 일이라 다 무뎌졌지만요.
김의경
저도 첫 직장을 구하기 전에 공백기간이 있었는데 파트타임으로 보습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었어요. 그때는 매일 복사를 참 많이 했는데 복사기를 보면 그 시절이 떠오르네요. 지금 생각하니 이상한 건 왜 함께 일하던 선생님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했는가 하는 거에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냈던 것 같아요. 모두들 다른 직장을 구하는 중이었고 학원이 정류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연해
"학원이 정류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주리에게 콜센터도 비슷해보였는데, 그 기간(콜센터에서 일하는)이 예상보다 길어져 그런 자신의 모습을 견디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복사기 말씀하시니까 저는 전화가 떠올랐는데요.
사회 초년생 시절 첫 직장에서 같은 팀 선배들이 전화는 막내가 땡겨 받는 거라고 군기(?)를 자주 잡았거든요. 어느 자리건 상관없이 사무실에 전화벨이 세 번 울리기 전에 무조건 다 땡겨서 받으라고(하하..). 그때는 그게 당연한 건 줄 알고, 전화 내용도 모르면서 무작정 받고 메모했는데요. 드라마 <미생>에서 신입사원들의 모습을 보며 공감돼 쓴 웃음을 지었던 기억도 떠올라요. 혹독했던 사회 초년생 시절...흑흑
GoHo
저는 경제적으로 스스로를 책임져야 해서 이른 나이에 취업을 해서 1달 이상 일을 쉬어 본 적이 없습니다..
나름 정식 취업과 취업 사이 공백이 생길때는 알바라고 할 수 있는 무언가라도 일을 찾고 놓지 않았던 듯..
알바일지라도 일을 하는 동안 어쨌든 경제적인 부분에서 공백은 아니기 때문에 다음 취업을 준비하면서 그리 심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사는 편이라..ㅎ)
편의점 알바를 1년 이 상 했던 적이 있는데 하려고 준비하던 일을 하게 되더라도 퇴근 후에 편의점 알바를 해야겠다 생각했을 정도로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 많은 시간동안 좋은 사람들만 만난 건 아니지만..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 돌아보니 틈새 틈새의 모든 일들이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지나가면서 마주하는 힘듬은 오랜 후에 보면 닳아서 남지 않는 모양입니다..
연해
저도 당시에 알바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했는데, @GoHo 님처럼 멘탈이 그리 건강하지는 못했습니다(흑흑). 김의경 작가님의 말씀처럼, 알바 자체를 정거장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도 이 일은 정식(?) 일이 아니라는 오만함에 눈이 높았죠. 새벽같이 일어나 영어학원을 가고(스펙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죠), 온갖 스터디를 끝내고, 밤늦게까지 알바를 하고 돌아오면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돌아볼 새도 없이 녹초가 됐던 것 같습니다. 지긋지긋했어요.
"틈새 틈새의 모든 일들이 좋은 경험이었다!"는 @GoHo 님의 말씀에 지난했던 과거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부끄럽게도 당시의 저는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품을 여유가 많이 부족했어요. 뒤처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치열하게 살았던 그때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여러 면에서 많이 미숙했죠. 지금도 여전히 부족한 면은 많지만 다행히(?) 그때와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우선순위가 바뀐 느낌이랄까요. 삶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이제는 주어진 이 삶이 귀하고 감사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너무 뜬금없는 결론이죠? 하핫).
김의경
기억이 윤색을 하는 것인지 저는 어떤 일은 정말 안 좋은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조금 미화되어 저장된 것 같아요. 아니면 그냥 건망증인 건지... 그때는 괴로웠는데 지금 떠올리면 웃음이 나거든요. 나이를 먹어서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요..
거북별85
"틈새 틈새의 모든 일들이 좋은 경험이었다!"는 @GoHo 님의 말씀 저도 깊이 공감했습니다
위 글을 읽으니 연해님의 '뜬금없는 결론'이 아니라 연해님의 자리든 멘탈이 안정을 찾아가는 중인거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저도 그 길을 걸어봤는데 내 발 밑아래도, 내 멘탈도 너무 흔들리고 불안정해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ㅜㅜ(거기서 그냥 변명과 자기합리화에 빠지면 편해지는데 그럼 방향성을 잃게 되어서 그냥 묵묵히 버텼던거 같아요^^)
연해
다정하게 축하해 주셔서 감사해요. @거북별85 님:)
안정을 찾아간다는 말씀 정말 좋네요. 제 삶에는 여전히 불안한 순간들도 많지만(자꾸 왜 남의 집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 건지ㅠㅠ), 아름아름 끌려다니듯 이유도 모른 채 떠돌던 느낌에서는 살짝 벗어난 것 같아요.
방향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 마음도 한결 편안하고요. 다만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책임감은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일도 관계도요(즐겁다아!).
거북별85
'틈새 틈새의 모든 시간들이 좋은 경험었다'란 말이 와 닿습니다^^ 저도 학생때나 예전에는 '왜 나에게만 이런 일들이'란 생각을 참 많이 하고 한탄도 했는데 시간이 흘러 그 시간을 지났기에 저란 사람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의경
@GoHo 틈새 틈새의 모든 시간들이 좋은 경험이었다. 정말 멋진 말입니다. 문장 수집을 하고 싶을 정도로요^^
GoHo
황송하옵니다~ 넙죽~ㅎ
김하율
정말 멋진 문장이네요. 얼마 전 제가 남편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작가가 될 줄 알았으면 20대때 더 막 살걸 그랬어" ㅋㅋㅋ 여기서의 막 산다는 의미는 더 많은 경험을 해 볼걸 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됩니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이런 때 쓰는 거 구나 싶네요.
슬하염
혼자 뒤처지거나 소외된 듯한 경험…, 생각해보니 꽤 많은 것 같습니다.
대학 입학 후 신입생 때 원서를 교재로 봐야했는데 전 시골 출신이라 한 장 한 장 넘어가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는데 다른 친구들은 외고 출신이고 해서 원서를 쉽게 보더라구요. 그때 뒤처지는 느낌, 소외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후엔 논문, 그 다음에 취업에 실패해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었는데 그때는 정말 무기력해져서 아무 것도 하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다 이겨내고 잘 지내고 있지만요.
타인과 ‘나’와의 비교, 그로 인한 질투와 자격지심이 뒤쳐진다는 느낌과 소외감을 만들어내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김의경
출발선이 같으면 모르지만 나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들과 경쟁할 때 무기력해지지 않기가 힘들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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