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제안에 자존심은 무척 상하겠지만 제안은 받아들일 것 같아요. 제가 또래보다 대학을 늦게 졸업했거든요. 동갑내기들이 취업해서 돈을 버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안 좋았어요. 나는 아직 학생인데, 알바로 겨우 용돈벌이하는데, 어떤 친구들은 제 한 학기 등록금만큼을 월급으로 받더라고요.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지만 저 혼자 스스로를 못 견디던 그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무엇이 좋은지 알지 못했겠지만, 그래도 '백화점 아나운서'라도 해서 제 자존감을 채웠을 것 같아요.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하느리

거북별85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다른 사람들의 잣대가 아니라 나의 잣대로 선택한 일이라면 전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고기먹이
자존심에 스크레치가 갔으니 불쾌했죠
자신을 백화점 아나운서 정도로 봤다고 생각을 해서 불쾌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속 남궁인 작가님께서 쓰신 오늘도 활기찬 아침입니다를 읽어서 그런지
아나운서의 생태에 대해서도 조금 이해가 가는 부분이더라구요.
저 역시 시장은 한정되어있는데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이 많은 직종에서 살아남은 한사람으로
저도 함께 공부했던 동생들 중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동생을 몇 없네요
지금의 저라면 저렇게 생각을 해주시는 모든일들이 참 감사하게 생각할텐데요
시현이처럼 20대의 중반쯔음이고 시간에 쫓기듯, 부모님의 요구에 쫓기듯, 본인 스스로가
단념이 안되어있는 상태에서 본인의 기준치보다 미달되는 곳을 소개해주었다고 생각했다보니
시현이처럼 불쾌했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
GoHo
시현이 불쾌하게 느꼈던 것은..
아마도 선배가 너무나 현실직시적인 조언을 했기 때문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시현 본인도 이미 무언가 한계에 부딪힌 것 같은 심정인 것 같은데..
선배가 너무도 현실적인 조언을 했기 때문에..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적나라하게 느낀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저라면..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는 것과 백화점 방송아나운서로 일하는 것 중..
어느 쪽에 발을 딛고 방송국 아나운서 준비를 하는 것이 나은 경험이 될지 판단해 볼 것 같습니다.
한걸음에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편이 아니라..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려고 노력할 것 같네요..

김의경
모두에게 평등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세상에는 그런 시선이 분 명 존재하죠. 대학의 서열이 존재하고 비슷한 직업 사이에서도 선호하는 자리가 있겠죠. 남이 나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 가능성이 무한대인(벌써 다 정해져버린걸까요?ㅎ) 시현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 실례인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그 일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선배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끝이 아니고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으니까요.
바닐라
시현은 심심해서 콜센터에 다닌다고 했지만, 점점 필사적으로 다녀야 한다는 압박감이 옥죄는 상황에서, 자신의 기대치보다 훨씬 낮은 제안을 받고 화 난 것 같아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동안 들인 노력에 비해 보상은 안 따르고, 현타가 오는 순간이겠죠. ㅠㅠ
저라면 '선배님, 감사합니다!' 감사히 수락했을 거예요. 콜센터를 탈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받아들였을 것 같습니다. 저로서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자기객관화... 사실은 포기라는 결단력이 필요하더라고요. ^^ 그래도 시현이는 젊으니까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면 좋겠어요.

거북별85
지역 방송국을 노려보라는 선배의 말, 음~~~ 저도 이런 말들은 곧잘 듣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미지가 별로 능력자처럼 보이지도 않구...^^;;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고 하던데 ... 전 이 말과는 좀 상반되게 산 거 같기는 합니다.

바다연꽃3
'비 오는 날 하얀색 원피스를 갖춰 입었는데 지나가는 화물차가 흙탕물을 끼얹은 것처럼 기분이 나빴다.' p.36
'아가미가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처럼 움짝달싹할 수도 없었다.' p.37
'누군가 도끼로 발목을 찍어낸 것처럼 절망적이었다.' p.43
남 의 잣대로 나를 평가받고싶지 않다.

김의경
타인이 아무리 옳은 조언을 한다고 해도 반감이 생기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네가 뭐라고 나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해? 이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아린
먼 훗날 나는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스스로를 아나운서라고 칭하며 진상을 부리고 있지나 않을까
3. 최시현 중에서
『콜센터 - 2018 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의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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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
제 생각에는 자신도 몰랐던 자기의 끝을 알게되서 일거 같아요. 여기저기 지방 방송국 까지 지원해서 떨어졌지만 백화점까지는 미처 생각못했는데..어쩌면 거기가 내가 지원할수 있는 실제적이며 현실적인 위치라는 걸 선배말을 듣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서 일거 같아요 .
인지하고 싶지 않은 현실적인 내 위치..

장맥주
시현이 불쾌해진 이유는 잘 이해가 갑니다. 스스로는 믿고 있는 자신의 잠재력을 선배가 부정한 셈이니까요. ‘너는 백화점 아나운서 수준’이라는 숨은 뜻이 무척 모욕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을 거예요.
선배가 좀 더 배려하는 자세로 좀 더 친절하게 말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선배를 비난하고 싶지도 않네요. 친절과 배려가 의무는 아니고, 그 선배가 대단히 무례했던 것도 아니니까요.
시현과 같은 상황에서 이런 제안을 받았다면 저는 어떻게 했을 것인가.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가 몇 번 겪었던 상황이기도 하고요. 저는 일단 그 제안을 받아들이건 그렇지 않건, 선배에게 화를 내지는 않겠습니다. 상대의 태도를 좋게도 해석할 수 있고 나쁘게도 해석할 수 있을 때는 좋게 해석하는 편이 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비교적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근본 문제는 선배가 아니라 저에게 있음을 직시하겠어요. 저의 잠재력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저이고, 제 잠재력을 증명해야 하는 사람도 저이고, 저 자신을 제일 기만할 수 있는 사람도 저입니다. 맥 빠진 답변이기는 하지만 저라면 공중파 아나운서에 도전하는 시한을 정해놓고 그때를 넘어서면 다른 길을 모색하자고 다짐하겠습니다.

김의경
저는 시현이 선배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유투브라든가 뭔가 다른 걸 해봤으면 좋겠어요.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귀인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고 남이 준 일자리보다 내가 찾은 일자리가 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작가님 말씀대로 저의 잠재력을 가장 잘 아는 건 나이니까요.
바닐라
오.. 유튜브 크리에이터!! 시현이한테 정말 딱 어울리는 직업같습니다. 시현이의 근황은 어떨까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았는데 이제 좀 마음이 한결 놓이네요…

장맥주
유튜버라는 직업에 대해 저는 좀 의문이 있어요.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 직업인지, 장래성은 얼마나 있는 건지. 하지만 시현이 콜센터를 나와 유튜버를 하겠다고 하면 응원할 거 같습니다. ^^

김혜나
저는 사실 이 부분을 보면서 습작기에 저에게 소설가는 허황된 꿈이니 빨리 포기하고 다른 기술을 익히라던 사람들과, 글쓰기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친구가 지방지부터 도전해보라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를 돌이켜보니 정말 모욕적이고 불쾌해서 잠도 못 잘 정도로 괴로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데 저도 지금 입장에서 이 소설을 읽다보니 시현이 왜 기분 나쁜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아나운서의 세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니, 선배의 제안대로 백화점 아나운서, 지역 방송사 아나운서 순으로 차근차근 올라가는 게 나은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래서 과거에 저에게 이런 종류의 말을 해주던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도 좀 이해하게 되고, 시현의 심정도 이해하게 되더군요. 장맥주 님 말씀대로 저 또한 남이 아닌 나를 돌아볼 때 사고의 지평이 넓어지는구나 했습니다.

연해
와... 작가님, 하나도 맥 빠진 답변이 아니라서 읽으며 끄덕끄덕했어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려 부단히 노력은 하는데 여전히 어렵긴 합니다.
멀리 보면 인생의 태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상대의 말과 행동을 막을 수는 없고(제가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그 다음에 선택할 수 있는 건 저의 마음가짐이나 감정상태인 것 같아요. 천국과 지옥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누구도 나를 상처 주지 못하게(내 감정은 내가 선택할 거야) 말이죠. 막상 쓰고 보니 너무 자기애 충만한 사람 같아서 좀 간지럽네요(머쓱).
"상대의 태도를 좋게도 해석할 수 있고 나쁘게도 해석할 수 있을 때는 좋게 해석하는 편이 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비교적 최근에 깨달았습니다."라는 말씀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저를 괴롭히는 누군가에게 반응할수록 상대는 그 반응을 은근히(혹은 대놓고) 즐긴다는 걸 최근에 다시 한번 깨달았거든요. 그대가 무엇을 하든 나는 내 삶을 잘 가꿔간다는 태도가 보여주는 단단함이 있는 것 같아요.

장맥주
감사합니다, 연해님. ^^
상대의 말을 선의로 해석하는 게―선해, 善解’라고 하더군요― 정신 건강에 좋다는 말과 조금 이어지는 이야기인데요, 최근에 ‘핸런의 면도날’이라는 용어를 들었어요. “어리석음으로 충분히 설명되는 현상을 괜히 악의의 탓으로 돌리지 마라”는 의미라네요. 이 말도 가슴에 새겨두고 살려고요. 특정 상대방 뿐 아니라 인간 세상 전체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는 태도인 것 같아요.

연해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작가님:)
작가님이 적어주신 이 문장들, 너무 좋아 제 비밀 메모장에 살포시 저장해뒀답니다. '상대의 말을 선의로 해석하는 게―선해'라는 문장은 특히나 좋았는데요. 두 글자의 모양새가 제 실명과도 닮아있어 더 애정이 생긴 것 같습니다. 다른 장소(온오프라인 어디든)에서 저의 새로운 필명은 이걸로 해보고 싶습니다.
'선해'
'핸런의 면도날'이라는 용어는 작가님 덕분에 처음 알았습니다. 저도 마음에 깊이 새겨야할 것 같아요. 상대를 미워하기로 작정하면 온갖 것이 다 미워보이는 것처럼, 왜곡된 시선을 갖고 상대를 악마화시키기 시작하면 결국 고통받는 건 저더라고요. 알면서도 쉽사리 버려지지 않는 이 딱딱한 마음을 물렁하게 만들 수 있도록, 긴 수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특정 상대방 뿐 아니라 인간 세상 전체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는 태도"라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선경 서재
뒤에 시현이 '격차'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자신의 가치를 높여줄 자리'(공중파 아나운서)를 생각하는 사람에게 백화점 방송은 고려대상이 아니었을 거 같아요.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백화점 방송을 꿈꾸면서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사람을 없을 거 같아요. 차선의 선택들이 있을 뿐이더라고요. 직업적 만족은 다른 얘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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