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저는 이금희 아나운서를 좋아하는데 입사초기부더 외모지적을 받아왔다는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상사가 대놓고 살을 빼라고 했다네요. 어떻게 프로 진행자에게 그런 말을 하는지.. 남자 아나운서에게는 그러지 않는 것 같은데요.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이지만 성차별과 같은 어두운 이면이 있네요.
얼마 전에 KBS 9시 뉴스 메인 앵커가 바뀌었어요. 바뀌기 전에 '이소정' 기자님께서 단독으로 진행하셨는데, KBS 최초 평일 여성 메인 앵커였답니다. 보통 우리는 나이가 좀 있는 남자 앵커의 보조로서 여자 앵커를 접했어요. 이소정 기자님께서는 어리지도 남자도 아니에요. 그런데 KBS 메인 뉴스를 맡으셨어요. 뉴스를 보면서 '드디어 세상이 바뀌는구나'라고 생각했답니다. + 저희 어머니께서 이 분을 참 좋아하셨어요. 예고 없이 갑자기 다른 분으로 바뀌게 되어 많이 실망하셨답니다.
나이가 지긋한 남자 앵커 옆에 앉은 젊은 여자 앵커. 너무 안 어울리는 조합이죠. 이제 좀 변하려나요? 참 오래 걸린다 싶네요.
『산 자들』은 읽은 지가 꽤 지나서「카메라 테스트」의 줄거리를 잊고 있었는데, 평론가님의 꼼꼼한 글 덕분에 다시금 기억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다가 문득 제 친구도 떠올랐는데요. 그 친구는 아나운서는 아니고, 스튜어디스를 준비하던 친구였어요. 저와 함께 취업을 한창 준비할 당시 학원에 큰돈을 쏟는(?) 걸 봤었거든요.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외모도, 말투도, 자세도, 하나하나 바로잡는 학원 같았어요. 하지만 『콜센터』의 시현과 비슷한 결말이라고 해야할까요. 그 친구는 결국 스튜어디스는 되지 못 했고,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작은 항공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오래 하지 않고 그만뒀죠. 지금은 미국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어요. 해외무역 쪽 일을 하면서요. 역시 사람의 진로란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빈틈의 위로』라는 책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 했지만 (4명의 저자 중) 김지용 선생님과 서미란 PD 덕분에 알고는 있었는데요('서담서담'이라는 오디오클립의 오랜 구독자라서요). 평론가님이 설명해주신 강다솜 아나운서의 이야기는 전혀 몰랐습니다. 방송국은 감정 노동에 더해 꾸밈 노동의 현장이기도 하다는 말씀이 뼈아픈 현실처럼 다가오네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최근 작품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중 [오늘도 활기찬 아침입니다(남궁인)] 생각도 났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더불어 그러한 바늘 구멍을 뚫고 입사한 아나운서의 고충과 고민을 다룬 책도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빈틈의 위로>라는 합동 에세이집인데요. 여기에는 <실화탐사대>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BC 강다솜 아나운서의 글도 실려 있습니다. (이전에 다른 프로그램에서 같이 방송을 진행하면서 알게 돼 현재까지도 육아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분입니다.) 이 책의 챕터 가운데 한 제목이 '매일 뺨을 맞는 기분'인데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지금은 방송국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내가 입사했을 땐, 갓 입사한 신입사원, 특히 신입 아나운서는 많은 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 관심만큼 수많은 조언이 이어졌다. 당연히 나도 여러 조언을 듣곤 했는데, 문제는 그 말들이 대부분 참 모질고 날카롭고 아팠다는 것이다. 특히 '아끼는 후배니까 얘기해주는 거다'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한 폭언에 여러 번 마음이 무너지곤 했다. 예를 들면 이런 말들이다. '다솜이 네가 솔직히 미인상은 아니잖아? 화면에서 호감도를 높이려면 너만의 매력을 찾아야지. 근데 넌 뭐가 장점이냐?' / '쇼핑 좀 해. 스타일이 촌스럽다. 너무 걱정 마. 촌기는 금방 빠져.' / '회사 생활이라는 것은 말이야.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되는 거야. 너를 두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 줄 알아? 나니까 얘기해주는 거야.' (......) 마음을 할퀴는 말들도 버티기 힘들었지만 해주는 조언들이 서로 상충될 때는 더 힘들었다. 답이 딱 떨어지는 수학과 달리 방송은 정해진 답이 없었다. 눈썹을 일자로 그리라는 사람, 눈썹에 산이 좀 있으면 좋겠다는 사람. 톤을 높여라, 낮춰라. 목소리가 너무 밝다, 어둡다. 웃어라, 덜 웃어라. 바지가 어울린다, 치마가 어울린다. 쨍한 색만 입어라, 파스텔톤이 너에겐 딱이다 등등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종잡을 수 없었다. (......) 그 시기 나에게 위안을 주는 곳은 회사에서는 화장실, 집에서는 책상 밑이었다. 왜인지 모르지만 비좁은 공간에서 두 다리를 안고 얼굴을 파묻고 있으면 비로소 제대로 숨이 쉬어지는 듯했다. 그럼에도 내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못 했다. 그냥 직장인이라면 이 정도는 겪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최시현'이 입사에 성공하여 아나운서가 된다고 한다면, 콜센터와 다르면서도 비슷한 '(상냥한) 언어 폭력'이 난무하는 공간에 적응하기 위해 눈물 흘리고 분투했겠지요. 방송국은 감정 노동+꾸밈 노동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말을 다룬다고 언어의 품격이 높은 건 아니군요. 그런 이들의 감정노동과 꾸밈노동은 자발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별개로 방송국이든 아니든 직접적으로 사람을 대면하는 직종은 대부분 감정노동뿐 아니라 말씀하신 꾸밈노동까지 짐 지워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아나운서 직종이 등장하는 책을 다 찾아 설명해주시는지 역시 평론가님의 안목에 감탄하고 갑니다! <산 자들>은 예전에 읽었고, <빈틈의 위로>는 이번에 추천해주셔서 처음 알았습니다. 두 책 모두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입사도 힘든데 입사 후도 힘든 현실이 슬프네요;;
그의 죽음은 비극이었지만 그는 다른 배달원들에게는 구원자나 마찬가지였다. p96
콜센터 - 2018 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의경 지음
여행은 발견일까. 콜센터에서는 평범해 보이던 형조와 동민이 달라 보였다
콜센터 - 2018 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117, 김의경 지음
콜센터 직원들의 '진상찾아 삼만리' (?!) 로드 무비.... 영화로 만들어 진다면 어떨까 생각될 만큼 몰입해서 보게 되네요...
소설 전체가 영화화 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하느리 영상화되면 좋겠네요^^
일정 따라 아껴 읽느라 뒷부분은 아직 모르겠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통쾌한 한방까지 기대한다면.. 짠하면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힐링 무비가 될 것 같습니다~ ^^bb
저는 영화보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2시간 안에 내용을 담기엔 너무 축약될 것 같아서.. 16부작으로..^^
제 생각에도 두시간은 부족한듯 싶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네요^^
동민이 처음 배달 일을 시작한 건 재수생 때였다. 그해에 모 피자 체인점 피자배달원이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의 죽음은 비극이었지만 그는 다른 배달원들에게는 구원자나 마찬가지였다.
콜센터 - 2018 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96쪽, 김의경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9월 8일 일요일 인사드립니다. 오늘 드디어 93쪽 '하동민' 편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사실 어제 87쪽 '박형조' 편도 인상 깊은 부분이 많아서 함께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GoHo 님께서 올려주신 문장처럼, 92쪽에서 형조는 "진상고객보다 감정을 들쑥날쑥하게 하는 것은 가족이었다"라고 한탄합니다. 안그래도 힘겨운 시간을 버티고 있는 형조가 더욱 안쓰러워지는 부분이었죠. Q. 여러분은 타인보다 때문에 더 힘든 경우가 있었나요? 그리고 93쪽 '하동민' 편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피자 배달을 나가는 동민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낮부터 주문이 폭주해 정신없이 배달을 다니던 동민은 결국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죠. 그런데 피자집 사장의 태도가 가관입니다. 사고 소식을 알리려 전화를 건 동민에게 목소리 들으니 멀쩡하니 빨리 와서 배달하라고 윽박지르죠. 앞에서 읽은 '박형조' 편과 연결되어, 가족 그리고 동료 때문에 더욱 괴로운 순간이 몰아닥칩니다. 진상고객보다도 더한 사람은 바로 동민의 사장이었죠. Q. 여러분도 일터에서 동료 또는 상사 때문에 괴로운 경우가 있으신가요? 동료, 상사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시나요? 질문에 자유롭게 답해주시고, 인상 깊은 구절 또는 질문이 있다면 올려주세요!
A1. 가족으로 인해 힘든 경우가 분명 있어요. 지금도 겪고 있거든요. 하지만 저를 가장 힘들 게 만드는 사람은 바로 '제 자신'입니다. 예민하고 통제적인 성격 때문인지 스스로에게 좀 엄격한 편이에요. 대충 해도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요. 여기서 받는 스트레스가 사실 제일 크답니다. ㅜㅜ A2. 다행히 직장동료 때문에 힘든 경우는 잘 없어요. 마찰이 생기기 전에 먼저 피하거든요. 누가 자기 일을 떠넘겨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부담도 되지 않는다면 그냥 해줍니다. 일하는 것보다 싸우는 게 더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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