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아... 작가님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직장 생활 하기 전에 인턴으로 여기저기서 일했던 적이 있는데요. 가끔 대표전화를 땡겨 받았다가 익명의 누군가에게 다짜고짜 욕을 먹기도 했어요. 그때의 기분이란 정말이지, 몸에 끈적한 무언가가 딱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었어요. 털어도 털어도 털어지지 않는 불결한 무언가가...
지금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입사하면 한 달 동안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데요. 교육 일정 중에 여러 부서를 2일~3일 정도 체험하는 교육이 있어요. 그중 모두가 꺼리는(?) 부서가 컴플레인을 응대하는 부서예요. 원래 그 부서도 교육 체험 과정에 있었는데, 그 체험 때문에 교육기간 중에 퇴사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 제가 입사할 당시에는 오티에서 아예 뺐더라고요.
덕분에(?) 저는 그 부서의 업무를 한 번도 경험한 적은 없었는데요. 괴담처럼 들려오는 몇몇 사례들을 접할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죠. 심지어 그분들이 근무하고 계신 곳은, 공간 자체도 다 방음처리 되어있어서 별도의 근무지같은 느낌도 들어요. 오며가며 마주치면 인사를 드리는데, 표정만으로도 그분들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일이 끝나도 끝나지 않은 기분이었다는 작가님의 말씀이 먹먹하게 다가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연해

거북별85
맞아요~예전에는 '감정노동'이나 '성인지감수성'같은 말들이 없어서 폭력적인 상황에서 상처 입고 이를 이야기하면 그냥 '예민한 사람'으로 치부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면 세상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단어들이 생겨나는게 신기합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란 말이 있던데 맞는거 같아요~^^

아린
어떤 형태든 용어로 만들어 실체화 하는게 중요한거 같습니다. 감정노동이라는 단어가 없을 때는 일하는 데 그런 감정적 소모에 대한 힘듦을 표현할 길이 없었는데. 뭔가 단어로 만들어지고 나면 이해하기도 이해받기도 좀 수월해 지는 거 같아요

김의경
'감정노동'이라는 말은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가 '감정노동'이라는 책에서 처음 개념화했습니다. 출간당시 이 책을 인상적으로 읽었는데요, 책 소개를 한 기사를 링크합니다.
https://m.snvision.newsa.kr/10717

감정노동 - 노동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상품으로 만드는가감정노동과 감정노동사회에 관한 최초의 심층 보고서 . 낯선 이에게 늘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웃어야 사는 사람들, 웃으며 죽어가는 사람들. 바로 ‘감정노동자’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배우가 연기를 하듯 원래 감정을 숨긴 채 직업상 다른 얼굴 표정과 몸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감정노동이라는 개인적 행위와 사회적인 감정 법칙, 사적 생활과 공적 생활에서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다양한 교환 행위로 구성된 감정노동 체계를 통해 감정노동사회를 파악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또한 감정노동이 상대적으로 여
책장 바로가기

연해
아아 2009년에 출간된 책이라면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생긴 지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군요!
링크해 주신 기사에 작가님 사진이 '짜잔'하고 등장해서 반가웠어요:)
"저는 그 일로부터 저를 지키기 위해서 콜센터에서 진상고객의 비위를 맞추는 저와 본연의 자아를 애써 분리했습니다.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것이지 나는 비굴한 사람이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습니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지금의 『콜센터』라는 소설이 탄생했네요!
위에서 @아린 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용어의 실체화가 확실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도 쉽고 이해받기도 쉽...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통용되는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 안에서 오는 안정감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김의경
맞습니다. 용어가 없었을 때는 '그것'에 대해서 설명하기도 힘들고 논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것 같아요. 문제제기를 하기도 힘들고요.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생겨서 감정노동자보호법도 제정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꽃의요정
안녕하세요 수북탐독에 계 속 참여하고 있는 siouxsie입니다. 사실 꽃의요정으로 불리는 게 익숙한데(다들 비웃는 소리가 100리 밖에서도 들리네요), 그믐에선 다들 수지라고 불러 주셔서 거기에도 적응하는 중입니다.
저도 매일 새로운 분들을 만나야 되는데, 대부분은 괜찮습니다. 아아아주 가끔 황당한 행동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제 주특기인 '꺼져' 신공을 사용했다가는 구글리뷰에 1점 폭탄을 맞을까 봐 얼굴에 경련나는 거 참으며 웃으며 대하지만, 확실히 15년 전보다는 사람 대하는 태도들이 많이 바뀌신 걸 느낍니다. 제가 느끼기엔 진상 빈도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거든요.
전 대의나 사회적, 정치적 문제는 아무리 뭔가 해 보려고 해도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요. 제가 대하는 옆 사람이 '저로 인해 하루가 불행해지는 일은 만들지 말자'만 잘하자고 매일 다짐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연해 님도 방가방가예요~쎄쎄쎄

연해
오, 수지님 '꽃의 요정' 너무 좋네요! 비웃지 않겠습니다. 수지님의 단아함과 잘 어울립니다(단호).
가만히 읽다가 '꺼져'신공에 살짝 웃음이 터졌지만(저는 속으로 '사라져'라고 읊조릴게요), 진상 빈도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옆 사람이 '저로 인해 하루가 불행해지는 일은 만들지 말자'만 잘하자고 매일 다짐합니다"라는 말씀에는 제가 다 감동받습니다. 지난 모임에서 마지막 날(답하려다가 종료되어 답을 하지 못 했습니다. 흑흑) 하셨던 말씀도 떠올라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도서관에 갈 수 있는 매일'이 제 인생 목표입니다."라고 하셨던 말씀이요. 너무 멋진 목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었거든요:)
수북탐독에도 계속 참여하고 계셨군요! (크... 역시)
이번 모임에서 다시 만나 저도 정말 반가워요. @siouxsie 님.
쎄쎄쎄가 아이들이 교감을 형성하기 위한 정서 발달에 좋다죠?
(그믐에서 함께하고 있지는 못 하지만, 저도 《불안 세대》를 열심히 읽고 있답니다)

꽃의요정
저런 싸이월드 재질의 말들은 실상은 잘 못해서 잘해 보자는 저의 다짐이고요. ㅎㅎㅎ 저희 집 가훈이 '선입선출'입니다. 음식이든 물건이든 썩는 건 못참아!! 맴매
(그리고 안비밀인데....저 '불안세대' 참여하고 있어요~ 급하게 읽어야 할 책들 정리되면 읽고 꼭 글 올릴게요! 그리고 우린 쎄쎄쎄)

연해
오잉, 이 대화에서 이 단어를!
집 가훈이 '선입선출'이라는 말씀에 웃음이 났어요. 저도 회전율(?)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생각이 고여있지 않도록 중간중간 환기를 시키려고 하는데, 잘 하고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하핫).

김의경
수지라는 이름 멋진데요? 수지님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구글리뷰 폭탄 맞을까봐 참으며 일하는 것도 감정노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람 대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데 과연 미래에 비대면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게 되면 지금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지 궁금하네요.
GoHo
안녕하세요~
@연해 님 비롯 방가방가 입니다~ㅎ
저는 낯 모르는 사람에게 진상 떨 일이 뭐가 있겠나 싶었는데
혹시 그 진상이 나였던 적은 없었나 짚어보게도 되네요..
책 뒷표지에 성석제 작가님께서 '눈물겹고 맵싸하고 아리면서'라는 표현을 남겨주셨는데..
눈물겹고 맵싸하고 아릿한 청춘들의 이야기.. 기대됩니다~

김의경
GoHo님 반갑습니다~

토론하는땅콩잼
안녕하세요, 제가 평소에 집어드는 책이 소설보다는 비문학에 치우쳐 있어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검색하다가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을 쓰신 작가님, 평론가님과 함께 한다는 점이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중고책으로 구매했어요 재밌게 읽어볼게요!

김의경
땅콩잼님 안녕하세요, 소설의 매력은 간접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콜센터'를 통해서 간접접으로 감정노동을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닐지도 모르지만요 ^^;

김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