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하... 작가님, 말씀해주신 내용들이요. 문장, 문장마다 정말 공감됩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읽었어요. 민원 이야기가 나와서 좀 더 이어가보자면요. 제가 알고 있는 분 중에 영양교사로 일하고 계신 분이 있는데요. 이분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자살하시는 분도 많다고 알고 있어요. 코로나 이후로 아이들은 뼛속까지 배달의 민족이 되어 학교로 돌아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학생 인권 존중이 부각되며 학교 급식은 걷잡을 수 없는 편식의 장으로 변질되어갔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더 자극적이고, 더 맛있는 급식을 제공하라는 아이들의 아우성에 건강한 식단을 주고 싶은 영양교사들이 지쳐가는 것이죠.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면서 당일 급식이 맛이 없어도 짜증을 내고, 맛이 있어도 먹고 싶은 만큼 많이 안 준다고 짜증을 내고, 집에 가면 급식이 맛없거나 적게 줘서 배고프다며 치킨을 시켜달라고 하고, 학부모는 그런 아이의 말만 듣고 급식실에 민원을 넣는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영양교사에게 민원을 넣는 대상이 같은 교직원이기도 하다고... 쓰다 보니 또 화나네요. 저도 구내 식당이 있는 직장에 다녔을 때, 정작 반찬투정(?)이 잦은 사람들은 밥을 안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해본(하고 있는) 사람들이더라고요. 집에서 본인도 가족들 식사 챙기느라 늘 투덜거리면서 식당에 와서는 또 갑질을 하는거죠. 이건 무슨 철떡서니 없는 짓인가 싶어 한숨이 나왔는데, 그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더 무섭게 느껴졌어요. 다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좋을텐데, '나도 힘들었으니까 남한테는 저러지 말아야지'가 아니라, '나도 충분히 당했고, 여기서라도 화풀이하자' 뭐 이런 심보인 걸까요? 맛있는 음식만 탐할 것이 아니라 식문화 예절부터 다시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더랬죠.
그리고,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걸까요.'라는 문장에서 울컥했어요ㅠㅠ 저는 체력이 메롱이라 육체노동도 감정노동도 비실비실하게 감당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이것 하나 버티지 못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다 여겨질 때도 많아서요(이런 저도 잘 살고 있습니다, 작가님). 나열해 주신 감정노동자들은 읽다 보니 모두 다 우리네 모습이었네요. 누구 하나 예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직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었네요. 가족 안에서도 충분히 감정노동이 가능할 테니까요. 최하단에 위치한 누군가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나다 싶으면...) 근데 작가님, 저 글로 화를 내고 있는 것 같은데...(기분 탓인가) 글을 쓸 때마다 눌러뒀던 무언가가 쑥 하고 올라오네요(죄송합니다). 덕분에 잠이 다 달아나버렸... 지만, 진정하고 이만 자러 가겠습니다. 정성스러운 답변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보내시어요:)
억눌러두면 기회가 생겼을 때 쑥 하고 올라오는 것 같아요. 제가 그럴때가 있거든요. 그럼 그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나 이렇게 소설로 탄생하게 되는 흐름인 것일까요:)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니, 서유미 작가님이 하셨던 말씀도 떠오르는데요. 알고 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을 (작가가) 붙잡는 순간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 이 부분 이야기할 만한 것 같아', '이 부분 내 마음을 건드렸어'하는 지점을 탁 붙잡고 있다가 그것을 소설로 엮으신다고.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보다는 알고 있는데 그냥 지나쳤던 사건과 상황,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인물 등. '가만히 고민하다 보니까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졌어!'라고, 한 번쯤 더 생각해 보는 과정이라고. 으아아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는데, 어제 작가님이 링크해 주신 기사를 읽으면서 느꼈던 감상이기도 합니다. 과거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개인적인 감상만 잔잔히 남아있었는데요. 이번 모임을 통해 작가님과 작품에 대해 더 밀도 있게 나눌 수 있어 좋아요. 이야기도 풍성해지고 삶이 확장되는 기분입니다. 다만 제가 경험하지 못 했던 빌런들(?)이 세상에 참 많구나 라는 걸, 이 모임에 계신 다른 분들의 이야기 덕분에 더 깊이 (생생하게) 깨닫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허허허).
담당하고 있는 아이들 보다 부모 대하는 게 힘든 현실이 참 ㄱㅈ같습니다. 저도 소싯적에 수업을 하루에 10시간씩 7일 내내 한 적도 있기에 육체노동에 한표입니다. 육체노동은 몸은 힘들지만 테트리스처럼 하나씩 해치우자!하고 계획세워서 했던 거 같아요. 근데 감정적으로 힘든 건 계획을 아무리 세워도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고, 일상을 잃어버리게 되더라고요. 감정 소비하느라 일에 집중을 못하고... 근데...저것도 젊었을 때 얘긴 거 같고요....에구 허리야..
그러니까요. 사방에 보는 눈이 가득한 듯해요(어휴). 아니 근데, @siouxsie 님도 가르치는 일을 하고 계신지는 몰랐습니다! 테트리스처럼 하나씩 해치운다는 말씀도 공감되네요. 저도 일처리할 때, 몰아서 한번에 하는 것보다 차근차근 계획대로 하는 걸 좋아해요. 일정하게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끝이 나니까요. 다만 그 안에 사람이 얽히기 시작하면, 거기다 감정까지 더해지면 쉽게 끝날 일도 빙빙 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왕왕 생기더라고요. 일도 버거운데, 감정소모까지 더해지니 기가 빨리기 시작하고. 이럴 바에는 야근하면서 몸을 갈아 넣어도 혼자 하는 게 낫겠다 싶고요. 허리 건강 중요합니다(흑흑). 사무직의 고질병이 아닌가 싶어요. 저도 허리 때문에 수영 한참 배우다가 멀미 나서(응?) 그만뒀습니다.
근데 가르치는 걸 안 한지도 꽤 돼서 이젠 사무직?입니다. 근데 꼭 돌아갈 거예용 전 급 살쪄서 달렸더니 무릎 나가서 어제 캐토톱 34장짜리 세트 샀어요. ㅎㅎㅎ 수영할 때 저도 멀미납니다. 이상하지 않습니다!
오오, 다시 돌아갈 거라는 말씀 너무 멋있어요. @siouxsie 님! 자세히는 모르지만 마음으로 같이 응원할게요. 그리고 외람된 말씀이지만 똑소리 나게 잘 가르치실 것 같아요:) 캐토톱은... 웃으면 안 되는데 (남일 같지 않아서) 웃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프지 마시어요. 저도 아주 어릴 때는 어른들이 무릎 아프다고 하시는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요. 나이가 들면서 몸 하나하나 조심해서 다루게 되더라고요. 회복력이 확실히 떨어져가는 느낌이에요(특히 멍들었을 때). 근데 @siouxsie 님도 수영하실 때 멀미를!!! (반가워라) 제가 이 말을 하면 다들 '뭔 헛소리야?'라는 표정으로 보실 때가 많아서... 처음으로 이해해 주시는 분을 만났네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ㅎㅎ 멋있다고 생각해 주시다니! 으쓱으쓱 아직 탈모와 흰머리 염색에 대해 4시간동안 이야기 할 수 없다면 연해님은 젊은이!! ㅎㅎ
하핫, 지난번에 장작가님도 비슷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siouxsie 님에게도 이 단어를 듣고야 말았습니다. 젊은이!!ㅋㅋ 감사합니다:)
육체노동은 테트리스처럼 처리가 가능한데 진상고객은 처리가 안되는 거네요. 전화를 끊어도 귓가에 맴도는 그놈목소리 ㅎㅎ
그놈목소리란 말씀에 콜센터와는 전혀 관련없는 어떤 노래가 떠올라 혼자 또 웃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귀를 감아 넘어오는 그 놈 목소리 지겨워도 듣게 되는 그런 멜로디 다시 나를 조여오는 너의 메모리 어떡해야 너를 벗어나니 난 제발 그만 제발 그만 이제 그만 날 놓아줘' 씨야의 '그놈목소리'라는 노래인데... 죄송합니다. 작가님(하핫).
진상고객은 뫼비우스띠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아마 그들의 부모님도 선생님도 그들의 친구들도 그같은 감정배설물을 받아내기 힘들거예요 그들은 계속 쌓일테고 어딘가 분출구를 찾을테구 이런 분들을 계속 생산해내는 사회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분출을 자꾸 다른 이들에게 풀어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하는 거 같아요. 저도 예전에 회사에서 열받는 일 생기면 집에서 화풀이하던 제 자신을 발견하고 헉 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워낙 성격이 불같아서 결심해도 잘 안 되긴 하는데, 그런 스트레스는 제 경우엔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풀린다는 걸 알게 됐어요. 책모임은 더 좋았고요. 요샌 그믐!! 진짜 그믐이 사라지면 제 인생의 암흑이... 제 선에서 뫼비우스의 띠를 잘라 버릴 수 있다면 죄다 잘라 버리고 싶어요. 그리고 저의 친절이 뫼비우스의 띠가 되었으면 하고요~(갑자기 왤케 좋은 말을? 아침을 든든히 먹으니 역시 좋네요!)
'내 맘에 안 들어'가 많은 부분의 판단 기준인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이 힘든 건 끝이 없다는 말 완전 공감합니다~ㅎ 그러고보면 모든 노동의 주춧돌은 감정노동인거 같네요..
아,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결정이 달라지는 사람을 볼 때도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일관성이 없다고 해야 하나. 분명 같은 내용인데, 어제는 괜찮았지만 오늘은 괜찮지 않은 진상의 굴레...(어질어질). 모든 노동의 주춧돌은 감정노동이라는 말씀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자기 기분대로 타인을 대하는 사람들. 결국 인간이 감정을 가진 존재이기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나나 싶습니다.
@물고기먹이 경비원도 감정노동자 맞네요. 입주민 갑질 때문에 자살한 경비아저씨들이 있을 정도이니 오죽하겠어요ㅜㅜ 떠올리기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네요. 그런 사건을 볼 때 우리 사회가 병들어있음을 느낍니다.
오래전이지만 이 기사를 보고 정말 화가 났던 기억이 떠올라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산 지도 어언 6년 정도 되어가는데요. 처음 이사 왔을 때 뵀던 경비원분들 중에 여전히 그곳에서 일하고 계신 분은 한 분밖에 없고, 다 중간중간 바뀌셨어요. 그리고 유일하게 바뀌지 않은 한 분께는 (개인적으로) 고마운 게 많아(제가 혼자 사는데 위험한 일이 생길 때마다 도움을 주시곤 했습니다) 명절이나 새해에 종종 선물을 사서 직접 드리곤 했거든요. 근데 저 기사를 본 뒤로는 제 선물이 혹시나 오해를 살까 봐 그마저도 못 하게 됐어요. 저 기사를 접하고 어찌나 충격을 받았던지, 입주민들의 갑질에 더해 저런 걸 선물이라고. 어휴 정말...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2476406629183400&mediaCodeNo=257&OutLnkChk=Y
왜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지 않을까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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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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