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이 좋아서 2> 윤해서 소설가와의 온라인 대화

D-29
아주 약간 더 읽었습니다. 점점 읽는 게 아까워요. 사실 전 부지런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책 두께가 얇아서 부담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얇은걸까 하구 벌써 아쉽네요 ㅠㅠ
답이 늦어서 죄송해요. 시간이 흐르는 걸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책을 닫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어딘가에 앉아 있을 텐데.. 오늘 운이 님은 어디에 가장 오래 앉아 계셨을까. 잠깐 생각해 봅니다.
저는 늦은 밤, 소설 속을 걷다가 '타자의 이름'이라 적힌 문장 옆에 앉았습니다. 타자의 이름. 타자의 이름. 타자의 이름. 머릿속을 맴맴 돌아서 책을 덮고 그믐에 들어왔어요. 시간이 흐르는 걸 생각하지 못하셨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다시 멈칫. 이야기를 흐름에 집중하지 않고 문장이 만든 이미지를 떠올리며 읽으니 몰입이 됩니다.
민아 님, 어디선가 민아 님과 제가 스쳐가는 상상을 해 보았어요. 서로의 이름 곁을 잠시 스쳐가는. 우연히 만나면 반갑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이따금 시간이 뻑뻑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분명 흐르고 있을 텐데요.
97쪽까지 읽었습니다. 작가님도 이번 기회에 다시 책을 읽어보셨을까요? 다시 읽으면서는 어떤 생각이 여전히 혹은 새롭게 드셨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인물들이 궁금해지면서 또 작가님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지고 있어요.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 중 작가님은 누구와 가장 비슷할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저도 궁금하네요. 저는 누구와 가장 비슷할까요. 운이 님은 어떤 분일까요. 궁금합니다. 운이 님의 질문을 받으니 오늘은 저도 책을 다시 열어 보고 싶네요:)
'표지판와 간판이 없는 곳에도 어디에나 길이 있다.' 어디에나 길이 있다. 분명 길이 있는데...저는 표지판과 간판만 보면서 겨우겨우 가고 있는 것 같아요. 표지판과 간판만 보면서 갈 때 도달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제가 그리는(무엇을 그리고 있는지조차 모르겠지만) 그곳에는 완벽한 행복이 존재할까요. 표지판도 간판도 없는 어느 길에서 작가님을 스쳐 지나갈 수 있다면 알 수 없는 반가움이 퐁퐁 솟아날 것만 같아요. 실은 이런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놀라워요...^^
얼마 전에 모정탑길을 걸었어요. 누군가 온 마음을 다해 쌓은 3000개의 돌탑을 따라 걸으면서 이렇게 깊은 마음에 닿는 길도 있구나 생각했었어요. 민아 님과 길에 대해 이야기 나누니, 함께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표지판도 간판도 없는 길을, 어디로 이어지는지 모를 길을 천천히 걸어도 좋겠다는. 날이 추워서, 잠시 스쳐 지나는 상상이 괜히 더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퐁퐁:)
111쪽까지 읽었습니다. 저도 책 다 읽은 뒤에 한번 고민해보고 여기에 남길게요. 나는 누구와 가장 비슷할지. 재밌네요. 찾아가면서 읽는 재미가 또 생겼네요.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저도 운이님의 글을 읽은 후부터는 나와 비슷한 인물은 누구일까, 도 생각하면서 읽고있어요^^
그러셨군요!! 민아님과 비슷한 인물도 누구일지 너무 궁금해요 ㅎㅎ 저는 읽으면서 이것도 나같고, 또 다음 편 읽으면 이것도 나같아서 고민이에요 ㅎㅎ 민아님은 어떨지도 궁금하네요 ㅎㅎ
운이 님과 이야기 나누면서 그런 상상을 하게 되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장면을 쓴다면. 이 소설은 끝나지 않고 이어질 수도 있겠구나. 운이 님과 비슷한 사람을 운이 님이 직접 남겨 주셔도 좋을 거 같아요. 운이 님이 계신 한 장면을요:)
p.120~ '단어를 만질 수 있다면'으로 이어지는 문장을 읽다가 필사를 했습니다. 아름다워를 만지는 상상만으로도 몸의 감각들이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도 회사에서 주로 쓰는 일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데요. 제가 쓰는 언어들과 작가 님이 쓰시는 언어들은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것만 같아요. 작가 님의 문장들은 숨을 쉬고, 춤을 추고, 슬프면 울어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밤이 깊어지네요. 읽고 있는 책이 있어 다행인 밤입니다. 작가 님과 모정탑길을 걷고 싶어요. 어둠 속에서 모정탑길을 걷게 된다면 간절한 마음들의 기척을 느낄 수 있을까요?
민아 님 덕분에 걸으면서 마음의 기척을 느끼는 순간을 잠시 경험한 거 같아요. 다른 감각으로 밤을 통과해 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소설 속에 잠들어 있던 문장들이 민아 님 덕분에 숨도 쉬고, 춤도 추고, 눈물도 흘리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저는 저의 자리에서 하루를 시작해요. 회사 일을 하다가 우체국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아기 애착 인형이 낡아서 수선을 맡기려고요. 어제는 인형을 복원하는 분과 통화를 했는데요. 인형을 '아이'라고 부르고 입원, 수술 등의 표현을 이질감 없이 쓰시더라고요. 어떤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 관해 생각해 봅니다. (모든 사물에 영혼이라는 게 있다면 제 가방 속에 들어있는 인형은 입원을 앞두고 긴장되는 마음이겠지요ㅜㅜ) 작가 님의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까지 궁금해지곤 합니다.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살고 계실까, 하고요.
지금 인형은 어느 방에 누워 있겠네요. 이미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기를 빌어봅니다. 그래서 빨리 민아 님의 아기에게 돌아올 수 있기를요. 귀하게 여기는 마음. 그런 마음들이 새삼 더 귀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혹시 달을 보셨을까요? 저는 보지 못했는데, 먼 곳에서 동시에 붉은 달을 올려다 보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어요. 아기는 애착 인형 없이 잠이 잘 들었을지. 잠깐 저도 민아 님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달을 보았습니다. 마침 퇴근길이었어요. 할머니 집에 있는 아이에게 달을 보라고 전화를 해주었는데요. 보름달에 소원을 빌듯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달에게도 소원을 빌었다고 하더라고요. 달은 언제나 같은 모양이고, 보이는 형태가 달라지는 것뿐인데. 보름달에만 소원을 빌었네, 하고 생각했어요. 이제 매일매일 소원을 빌어보려고요. 오늘의 소원은 작가 님의 쓰는 생활에 편안함이 깃들기를. (아이는 푹 잠들었답니다. 어떤 소원을 빌었을지는 묻지 않았어요. 알 것 같았거든요.)
아이의 소원을 알고 있는 엄마의 마음이 저에게는 달빛보다 더 환하게 느껴지네요. 저의 편안함을 빌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한동안 민아 님의 소원 덕분에 저는 편안하고 환할 거 같아요. 저도 매일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 봐야 겠어요. 겨울을 그렇게도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157쪽까지 읽었어요. 사실 이건 저랑 겹쳐서 그런걸 수도 있는데, 현재까지는 읽으면서 죽음과 연관된 인물이 많다고 느꼈어요. 저도 죽음에 대해서 호기심이 많고 여러 생각을 가지고 얘기 나누길 좋아하는 편인 것 같기도 해요. 저 혼자만 느끼는 부분인지 궁금해서 조심스레 남겨봐요. 이번에도 잘 읽었습니다!!
그렇게 느끼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죽음은 삶의 끝에 있거나, 삶 속에 있다기보다. 삶과 함께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삶과 죽음이 나란히 지속되는 상태 같은 것에 대해서요. 운이 님과 가만가만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괜히 목소리를 상상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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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2024.01.17. <참 괜찮은 눈이 온다 _ 나의 살던 골목에는> 한지혜2024.01.16. <이 별이 마음에 들어> 김하율2024.01.14. <각자 도사 사회> 송병기2026.01.01. <아무튼, 데모> 정보라2026.01.02. <버드 캐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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