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이 좋아서 2> 윤해서 소설가와의 온라인 대화

D-29
작가 님 저는 오디오북으로 <암송>을 듣고 있어요. 홍콩에 두 번 갔었는데요. 소설 덕분에 세 번 다녀온 기분이에요. 홍콩의 야경을 표현하신 부분이 너무너무 좋아서 여러 번 들어요. 작가 님께서 만들어주시는 소설 속 세계는 정말 특별해요. 은행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작가 님을 상상하니 새롭네요. 현실에 계신 분이 맞구나, 하고요. 온라인이지만, 불쑥 제 삶에 들어와주셔서 감사해요. 이 순간들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같은 내용이 세 번 올라갔는데요. 삭제를 찾지 못 해서, 하트(♡)를 남깁니다~^^
류현경 님의 목소리로 듣는 암송이 저에게도 낯설었던 기억이 나요 ㅎㅎ 다른 목소리를 만날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들을 수 있다면. 같은 암송도 다른 암송이 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민아 님의 음성을 타고 흐르는 암송도 상상해 보게 됩니다. 제가 감사해요. 특별한 순간들을 만들어 주셔서요:)
언젠가 암송을 낭독해 볼게요. 그렇게 읽으면 더 슬퍼질 수도 있겠지만요. 삶과 죽음을 나란히 놓아보다가,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지금이라는 건, 아주 찰나이고 결국 삶은 과거와 미래가 나란히 놓여있는 게 아닐까, 문장은 쓰여지면서 과거가 되고, 미래로 가고 있는 게 아닐까. 끝내 과거가 될 문장들이 미래의 어떤 순간 작가 님에게 닿아 또 다른 문장들과 연결되겠지요. (닿을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하고 정중한 인사를 하고 싶네요.) 되도록 오랜 과거나 먼 미래를 그리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저 나란하게 놓인 과거와 미래 어디쯤에서 충분해지려고요. 작가 님의 소설이 독자에게 오면 이런 상념들을 불러일으킨답니다. 과거의 소설이 미래의 독자와 만나서 다시 찰나의 감각을 만드는 것을 생각하면 시간은 흐르기 보다 섞여있는 것 같아요. 좋은 소설을 읽다 보면 제 생각인지, 제 안으로 들어온 문장들이 하는 생각인지 모를 때가 있는데요. 지금이 그런 순간인 것 같아요. 제가 있는 이곳은 비가 오다 그쳤어요. 같은 비 냄새를 맡고 계시려나요. 토요일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도 초조하지 않아서 좋아요. 편안한 밤 되세요. 작가 님, 그리고 운이 님^^
민아 님, 오늘은 어떤 시간들을 보내셨을까요. "시간은 흐르기보다 섞여있는 것" 같다는 그 감각으로 0인칭의 자리를 썼던 거 같아요. 시간관이 소설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요. 저에게 시간은 직선으로 감각되지 않는 것 같거든요. 소설을 읽다가 생각하셨다니, 민아 님의 생각과 제 생각이 잠시 만난 것 같아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을 요즘 자주 하게 되네요. 오늘은 바람이 차던데, 어딘가에서 따뜻한 밤을 보내고 계시기를 빌어요.
민아님의 인사 덕분인지 힘들게 잘 이루지 못했던 잠을 토요일 밤에는 잘 잤어요~ 뒤늦게 감사 인사 전해요 :)
작가님 안녕하세요. 아무들을 읽다 예전에 들은 말이 떠올랐어요. 손톱은 무슨 이유에서 빨리 자라고 발톱은 무슨 이유에서 느리게 자란다고요. 저도 종종 손톱 끝에서 밀린 시간을 확인하곤 하는데요. 오늘은 손톱을 들여다보는 대신 움푹한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았어요. 이야기의 시간 또한 일종의 고유 시간이라면 그 속도에도 이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요. 책을 읽는 동안 시간의 파동 같은 것이 느껴졌거든요. 의문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고 파동원과 이유는 같지 않다, 여기까지만 생각이 닿았어요. 어쩌면 시간에 대해 생각한 시간까지도, 파동의 일부였던 것 같아요. 파동의 골 안에서 고요한 진동에 둘러싸인 기분이었어요. 오늘의 움푹함, 저도 잠깐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몬드 님. 처음 인사드리네요. 반갑습니다. 움푹한의 시간에 대해 생각해 주셨다니, 제 마음이 잠깐, 움푹해집니다. 시간의 파동과 파동원. 그리고 그 생각의 파동이 저에게도 밀려 오네요. 아몬드 님이 보내주신 '고요한 진동'에 저도 잠시 머물러 봅니다. 이런 진동들은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에 오래 남을 것만 같아요. 진동 안에서 저도 파동원과 이유에 골몰해 볼게요. 좋은 시간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삶의 틈으로 들어온 작가 님의 문장들이 직선으로만 흐르던 시간을 흩트리면서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자꾸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건 작가 님의 소설을 읽고, 듣고 있어서 인가 봐요. 시간을 더 잘 쓰고 싶고, 느리게 가는 시간을 충분히 느끼고 싶어져요. 작가 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읽는 시간들을 어딘가 잘 넣어둬야겠습니다~♡
저는 왠지 연말에 가까워지면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거 같아요. 시간을 붙잡고 싶어서일까요:) 저도 매일을 충분히 느끼면서 보내고 싶네요.
184쪽까지 읽었어요! 음 이건 작가님이 그런 성향인건지 혹은 글을 쓸 때 무심코 발현된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다 뭔가가 독특해요. 분명 우리 옆에 스쳐 지나갔던 것만 같은 인물이긴 한데, 사실 들여다보면 잘 없을 것 같은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느끼는 인물들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매번 이렇게 인물이 다 다르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ㅎㅎ 그래서 그게 재밌어요. 때로는 짧게, 때로는 길게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데 매번 다르고 인상적이고 진짜 같으면서도 희미한 느낌이라서요.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인물들이 독특하다는 생각은 안 해 봤는데, 갑자기 그들을 다시 들여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까이 멀리, 희미하게도 선명하게도 저를 둘러싸고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요.
아 그리고 움푹한 표지가 좋은 거 같아요. 책 정리하다 제가 초록색을 좋아한다는 걸 기억했어요. 저는 좋아하는 책을 표지로 기억하거든요.
움푹한 표지 예쁘죠? ㅎ 저도 초록색을 좋아해요:)
네 표지를 온전하게 보관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두 권 있거든요. 초록색 표지로 골라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오늘도 주위에서 초록을 발견하시기를요.
이제 사흘밖에 남지 않았네요ㅜ 한 달 동안 지내면서 그믐에 와서 제 안에 진실한 말들을 많이 꺼내놓은 것 같아요. 소설이 건드리는 감각들이 사라지기 전에 느낌과 생각을 건네는 일이 기쁘고, 소중했어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0인칭의 자리> 속 여러 인물들이 저의 조각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유독 맨드라미를 키우며 바라보는 할머니의 잔상이 마음에 남네요. 내년 봄엔 맨드라미를 키워보려고요. 그것을 바라보며 누군가의 안녕을 소원하게 된다면, 작가 님과 운이 님, 아몬드 님의 평안을 빌게요.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더라도 소설이 있다면 같은 세계를 경험하게 될 거라고 믿고 싶어요. 아니, 믿을래요. 오래오래 써주세요. 작가 님🙏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거 같아요. 저에게도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민아 님이 전해주시는 마음 덕분에 일상의 바깥 시공에 잠깐 머무는 기분이었어요. 길에서 맨드라미를 볼 때 저도 그 할머니를 종종 생각해요. 이제 맨드라미를 보면 민아 님이 생각날 거 같아요. 만약 우연히 어딘가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저도 민아 님의 안녕을. 그리고 아이의 평화와 행복을 빌게요. 많은 순간에 감사했습니다. 또 다른 곳에서, 소설의 안과 밖에서. 반갑게 만나요.
덧. 작가 님, 오늘 오후에 아이의 인형(이름:어흥이)이 무사히 치료를 받고 돌아왔어요. 세워두면 자꾸 쓰러지곤 했는데 꼿꼿하게 잘 서있어서 대견하고 기특하더라고요^^ 딸아이는 어흥이를 안고 잠들었고요. 저도 이제 누웠어요. 작가 님과 반갑게 인사를 나눌 어떤 날을 생각하며 따뜻해진 마음으로 잠을 청해봅니다. 꿈도 없이 편안하게 주무시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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