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기> 튤립 버블을 다룬 고전! 흡입력 엄청난 그 작품, 검은 튤립

D-29
나는 로자에게 10만 플로린을 주겠소. 그녀는 그것을 받을 만할뿐더러 그 돈을 당신에게 줄 수 있을 것이오. 그 돈은 그녀의 사랑과 용기와 정직함의 대가요.
검은 튤립 349,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정신없는 와중에 완독을 했네요. 역시 뒤로 갈수록 끊어 읽을 수가 없더라구요. 로자가 배신했다고 말하다니 역시 불행, 절망은 믿음을 앗아가나봐요. 로자의 고귀함은 그녀에게 사랑, 돈, 모든것을 주었네요. 로자 만세입니다.
초반부의 역사적 배경을 넘어가고 로자와 코르넬리우스 이야기 위주로 흘러가는 순간부터 몰입감이 정말 장난아니었어요. 이 책의 주인공은 검은 튤립은 개발한 코르넬리우스인줄 알았지만, 실제론 선과 정의와 용기의 집합체였던 로자였다고 봅니다.
인내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튤립의 행복, 절제하지 못한 채 쾌락을 위해 달려간 '검은튤립' 독서 게걸스러운 독서를 했습니다. 검은튤립 읽는다고 지하철역을 세 정거장이나 지나치고 결국 그날 잠을 포기하고 결말을 읽었습니다. 막판에 감정이 고조되면서 이 상태를 빨리 해소하고 싶더라구요. 묘사부는 설령설령 읽고 스토리 위주로 돌파했습니다. 이처럼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독서는 오랜만이었어요. 뉴스나 숏폼 컨텐츠를 볼 때의 느낌과도 조금 비슷했는데 공통점은 강렬한 감정을 빠르고 쉽게 경험할 수 있단 점인 것 같아요. 우리 소설 속 튤립 재배는 굉장한 공을 들여야만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일로 보여 대비가 되었습니다. 이야기가 조금 새는데,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강렬한 감정을 빠르고 쉽게 얻어선 안된다는 데에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아요. 강렬한 감정은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표인데 이런 지표가 난립하게 되면 지표로서의 기능을 잃게 되고 삶의 길을 잃을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와 몰입해서 읽었다고 하시니 제가 더 뿌듯합니다! 뒤마의 작품은 문장이 현대적이면서도 호흡이 짧고, 대사와 묘사가 희곡처럼 강렬하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의 소설들은 탄탄한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쓰여 있어서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유럽 역사의 파편을 습득할 수 있기도 하지요. 지금은 자극을 얻기가 너무 쉽고, 그 자극의 강도가 너무 강렬하여 도파민 과다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확실히 독서는 강렬한 자극을 주는 것마저도 그 강렬함을 느끼게 되는 시간의 텀이 뇌가 충분히 만족을 느낄 만큼이라는 것에 위로를 받습니다. 이 맛에 독서 못 끊는 것 같아요ㅋ 공들인 시간 이후 찾아오는 깊은 쾌락!
독서의 재미를 누리는 와중에 네덜란드 역사까지 알 수 있어서 알찼어요ㅎㅎ
저도 잘 몰랐던 부분이었는데, 작품 해설부분에서 네덜란드와 오렌지 공에 대한 이야기를 잘 풀어줘서 좋더라구요.
소중한 것은 공을 들여야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와닿네요 검은튤립을 피우기 위해 공 들이는 코르넬리우스와 로자의 이야기가 그러했던 것 같아요 소중한 것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 아니 쉽게 얻어지는게 아니어서 소중한것이겠죠.
이 나라의 독립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며 왕정이 수립된 19세기 초반에 왕실이 된 오라녜 가문에서 유래한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오라녜 가문의 뿌리는 중세 남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에 있던 오랑주 공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랑주 공은 원래 이 작은 공국을 다스리던 백작이었다.
검은 튤립 p.36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네덜란드가 '오렌지'에 집착을 보이던 이유가 오렌지를 많이 생산해서 그런 게 아니고, 이런 역사적 배경에서 온 이유였네요. 이렇게 보면 오렌지 공이 왕위에 앉은 이후로는 사실상 프랑스 지배권 아래에 있었던 나라로 봐야하는 건지, 프랑스에서 분리되어 나와 완전한 네덜란드 독립국의 왕정으로 봐야하는지 조금 헷갈리긴 하네요.
뒤마가 상업소설을 썼다고해서 그 당시엔 인정받지 못했었는데요. (상업적이고 뭐고 간에 일단 돈을 벌어야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지만요) 지금은 고전작가의 반열에 올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그가 이 소설에 녹인 역사적 배경과 사건을 보면 이걸 단순히 상업소설로 봐야만 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의 대표작인 <삼총사> 또한 그렇고요. 정말로 오락소설에 그치는 작품들도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라느니, 여러 수식어를 붙여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남는데, 이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 오랜기간 고전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게 안타까웠습니다.
가끔 그런 상황들이 있더라구요 그땐 틀렸고 지금은 맞는...^^
저는 이렇게 재밌고 통속적인 고전은 처음이라 생각했는데 책 뒷날개에 뒤마에게 통속적이고 상업적인 소설을 쓴다는 오명이 따라다녔단 말을 보곤 ‘그게 어때서?’ 싶었어요. 인간이 세속적인 존재라는 사실이야말로 어느 시대에든 변치 않는 사실인걸요.
이토록 잘 짜여진 글에 상업성(잘팔리는)까지 있다면, 제가 작라였으면 이런 글 너무 쓰고 싶습니다. 다른 고전도 대개 통속적인 교훈을 품고 있잖아요? 어째서 뒤마만 그것을 상업소설로 폄훼당해야 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시간이 지난 이후에라도 고전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서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화난 사람에게 그 화가 향하는 사람이 표하는 무관심만큼 불쾌한 것도 없는 법이다.
검은 튤립 p305,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이 구절 보고 코르넬리우스 죽거나 크게 다치지 않을까 마음 졸였어요. 화난 사람은 무시 당했다고 느낄 때 더 크게 화내죠
심지어 소제목에도 코르넬리우스의 죽음을 암시하는 게 있었는데, 마치 연극처럼 반전(이라고 하기엔 좀 뻔하긴 했지만)을 딱 주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안도감을 줬었지요. 우리가 드라마 보면서 뻔한 내용에도 감정 이입을 하듯, 이 책의 큰 흐름도 사실 어찌보면 너무나도 뻔한데 작가의 필력이 독자를 빨아들였다고 봅니다!
고전의 매력 중 하나가 뻔한 사실을 보편적 단어로 잘 풀어낸다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뒤마의 소설들도 읽어보면 보편 진리들을 참 많이 다루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ㅎㅎ
그는 순수한 두 사람에게 신이 그토록 큰 고통을 주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물었다. 그 순간 아마도 회의하고 있었다. 불행은 믿음을 앗아 가는 법이다.
검은 튤립 p30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너무나 고통받은 나머지 나는 이렇게 말하지 않을 권리가 있노라. 나는 너무 행복하다.
검은 튤립 p352,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송진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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