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아메리카나1> 혼자 읽어볼게요.

D-29
로라가 그런 일은 당연히 브루클린에서나 일어날 뿐 자기가 사는 미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279,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최근에 딥페이크 문제에 대해서 친구랑 연락을 할 때도 친구는 와닿지 않아서 그리 관심이 없다고 한다. 어떻게 그러지 속상했다... 피해자가 10대~20대 여성이 대다수이고 딥페이크 방에 이용자가 많으면 40만 명이 있다고 하는데.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07185 이런 형국에 연애니 결혼이니 이 말이 더 현실성이 떨어지게 느껴진다.
이페멜루는 킴벌리에게 카펫 청소부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킴벌리가 허둥대며 자기 잘못도 아닌 일을 사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자주, 너무 자주, 로라 대신 사과하는 것처럼.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281,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킴벌리가 옳은 일을 하려고 안달하면서 정작 뭐가 옳은 일인지는 모른 채 휘청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상당히 난감한 일이었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282,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ㅋ... 너무 찔렸다.
"이거 갖고 싶니, 아가?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중에서 어느 것으로 줄까? 어느 걸 갖고 싶어?" 그냥 아무거나 하나만 줄 것이지, 하고 이페멜루는 생각했다. 네 살짜리 아이한테 선택이라는 부담을 주는 것, 결정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은 어린 시절의 행복을 빼앗는 일이었다. 어차피 그 아이가 더 암울하고 암울한 선택들을 해야만 할 성년기가 이미 성큼 다가와 있는 마당에.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283,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어렸을 땐 선택의 기회가 작고 그 시간이 너무 짧아서 싫었다. 주관은 뚜렷한 데 고민을 많이 하는 성격 때문에 마트나 다이소에 가고 혼자 충분히 가성비, 활용도, 사용기간을 고민한다고 오래 걸린다. 성인이 되고 혼자 다니는 걸 연습하면서 내가 원하는 만큼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슬슬 귀찮을 때도 느끼고. 그냥 내가 겪은 건 다 불만이고 싫고 하찮고, 안 해본 건 다 좋고 멋진 걸까. 내가 가진 문제를 싹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하다. 확실히 타협하지도 못하고(현실감각이 아직 많이 모자라다) 끙끙 앓다 그냥 지쳐서 포기한다.
그들의 자선심에는 그녀가 동조할 수도 없고, 가지고 있지도 않은 사치스러움이 있었다. '자선'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흥청망청 자선을 베푸는 행동은 아마 자신에게 어제가 있었고, 오늘이 있고, 내일이 있을 거라는 확신에서 나온 듯했다. 그 점에서 그녀는 그들이 부러웠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286,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현지 인력을 쓰지 않는 NGO가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졸업 후에 일자리가 필요하고 아프리카로 돌아가서 일하고 싶거든 나한테 전화해요." "감사합니다." 이페멜루는 문득 미친 듯이 강한 열망을 느꼈다. 받는 사람들의 나라가 아니라 주는 사람들의 나라 출신이고 싶었고, 가진 것이 많아서 남한테 베푸는 축복을 누려 온 사람 중 한 명이고 싶었고, 넘치는 연민과 동정심을 가질 만큼 여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고 싶었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287,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어제 간만에 <더 커뮤니티>를 1화부터 3화까지 다시 봤다. '일정한 시기에는 국가발전을 위해 유능한 독재자가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찬반 토론을 하는데 박정희 정부에 대한 평가가 언급이 많이 됐다.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때는 나는 완전 반대의 입장이었고 반대의 주장만 납득이 갔는데. 지금 다시 보니 찬성 측이 말하는 부분도 납득이 갔다.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국가 발전에 경제성장을 놓칠 수 없겠다고, 몽골을 가면서도 난민 관련 책과 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다. 가난하고 자유롭게 행복하게 사는 일이 현실에서 가능하기엔 어렵다고. 그럼에도 국민의 행복과 다양성 추구에 대한 필요성이 나한테 중요한 문제인 건 여전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지낸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정확해졌다. 때로는 외모와 걸음걸이에서, 하지만 대부분은 태도와 행동에서, 문화가 사람에게 남기는 미세한 징표를 보았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298,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그거 꽤 강한 의견인데요." "강하지 않은 의견은 가질 줄 몰라서요."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301,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둘째, 이념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이들은 정치적 문제에서만 의견이 다른 것이 아니라 서로를 악이라고 생각한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311,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ㅋㅋㅋㅋ 재밌다. 나도 그렇게 느꼈고 그렇다고 생각했다. 요즘 그믐과 더 커뮤니티로 후두려 맞으면서 정신 차리는 중.
내가 학부에 다닐 때 초청 강사가 온 적이 있었는데 한 여학생이 친구에게 "세상에, 저 사람 정말 유대인같이 생겼다."라고 속상이더니 부르르하고 실제로 몸서리를 쳤다. 마치 유대인인 게 나쁜 일이기라도 한 것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내 눈에 그 남자는 백인이었고, 그 여학생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다. 내게 유대인이란 모호한 존재, 성경에 나오는 사람일 뿐이었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311,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너무 공감가서 웃기다. 유대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그로 인한 박해.. <안네의 일기>나 <쉰들러 리스트>, 나치 홀로코스트를 관련 작품을 보며 느낀 건 뭐 다 왜 이렇게까지???? 다들 미친 건가 싶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녀는 켈시에게서, 자기는 틈만 나면 미국을 비판하지만 외국인이 그러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 진보 성향 미국인들의 민족주의를 알아챘다. 그들은 외국인 이민자가 군말 없이 고마워하기만 기대했고, 그가 어디서 왔건 그의 고국보다 얼마나 더 좋은 곳인가를 늘 상기시키려 했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318,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외국인한테 내가 그런 적은 없지만 내가 내 주변에게 이런 태도를 종종 하는 것 같아서 찔렸다.
그것은 유럽 혹은 유렵에의 동경에 관한 소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인도인의 비뚤어진 자아상에 관한 소설이었다. 그는 유럽인-그들이 가진 창조력 때문에 주인공이 선망하는 인종의 구성원-으로 태어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너무나 상처 입고 위축돼서, 자기가 생각하는 자신의 단점들을 아프리카에 대한 성마른 경멸로 바꿨다. 그는 아프리카인들을 향해 잘난 척하는, 거만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잠깐이나마 유럽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319-320,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그는 단순 명로하게 자기 얘기를 하면서 자신이 즐기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녀도 자기 얘기를 즐겁게 듣고 있으리라 추측했다. 그의 아이 같은 열정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아메리카나 1 - 개정판 p.324,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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