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2. <더 나은 세상> 읽고 답해요

D-29
몇년전에 부모님이 문득 본인들은 나중에 아프게되어도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 나름 선언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지만 넉넉치 않은 형편을 고려한 것 뿐 아니라 존엄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이 파트를 읽으며 다시 깨달았습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고통속에 이어지는 삶이라면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B-1 그 전에 먼저 물어볼 것 <더 나은 세상>의 3장과 4장을 읽으면서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조력 죽음에 관한 문제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안락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펼치지만, 나는 과연 이것이 한국의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한국은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에서 OECD 회원국 중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23.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2020년 기준 66세 이상 노인의 소득 빈곤율도 40.4%로, OECD 평균인 14.2%의 세 배를 넘어섰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 사회의 아픈 단면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조력 자살을 도입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저자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충분한 설명을 거친 후 본인이 인지한 상태에서만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에서 이러한 결정을 온전히 자유의지로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회적 어려움과 빈곤이 개인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선택은 진정한 의미에서 '온전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논리는 분명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 이를 적용하려면 몇 가지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높은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을 해결하지 않은 채 조력 자살을 도입하는 것이 합당한지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OECD 평균을 훌쩍 넘는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치매나 루게릭병 등으로 앞으로도 회복될 수 없는 경우에 환자의 동의하에(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죽음을 선택하고싶지는 않은 사람도 있으므로) 그리고 의사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조력자살을 인정해야 되지않는가 하는것이 저자의 의도인 듯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아직 대부분의 나라가 이러한 상황에서도 조력자살은 인정되지 않고 있지요. 다만, 법제화할 경우 주변의 압박으로 또는 범죄의 목적으로 이용되지않도록 신중히 논의되어야 할것입니다.
조력 자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이를 악용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더 큰 고통 속에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심리 상담과 법적 보호 장치 등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개인이 자신의 결정이 진정한 자유 의지에 기반한 것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위에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이가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해야지만 진정한 조력 자살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조력 자살에 대한 논의는 일차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그들이 충분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플랜 75 라는 영화를 아주 흥미롭게 봤었는데 이 영화가 떠오르는 논의이네요, 일본 SF 영화인데, 75세 이상 노인들 중 신청자에게는 안락사를 국가에서 지원하는 제도법안이 통과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플랜 75초고령 사회로 접어들고 노인 인구가 너무 많아지자 일본 정부는 ‘플랜 75’라는 정책을 시행한다.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국가가 나서 안락사를 권장하는 것이다. 의료비와 사회보장 지출 등 노인을 부양하는 비용은 증가하지만 그들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이런 정책을 가능하게 만든다. TV에선 안락사를 선택해서 행복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정부는 안락사를 선택한 노인에게 마지막 여행과 장례를 지원해준다.
3장을 읽으면서 다큐멘터리 영화 '씨스피라시'가 떠올랐습니다. 특히 포경산업과 어류가 아픔을 느끼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 영화를 보고 처음알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 책이 벌써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졌더군요.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이번 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B-1 찬반토론시 선뜻답하기 어려운 문제들이었습니다. 특히 3장 생명과 권리 부분에서 어떤 것도 쉽게 답하기 어려워 논쟁거리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4장에서 정말 생각할 거리가 맍아졌어요 가령 자발적이고 합법적인 장기매매는 가능한 것인지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인지 정말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이미 싱가폴과 이란 등 일부 국가에서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웠어요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장기를 기증했을 때 보상을 받고 이를 통해 자발적인 장기기증이 많아진다면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로 인해 혜택을 받고 건강한 삶을 산다면 모두에게 좋겠지만 과연 장기를 기증 받을 우선순위가 경제적 능력으로 우선순위가 정해지는 것이 합당한가에는 저도 아직 섣불리 답을 하기 어려울 겋 같아요
사람의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가난한 국가의 생명과 부유한 국가의 생명의 가치를 금전적으로 따졌을 때 같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3장을 읽으면서 계속 복합적인 감정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동물권을 말하면서 생명의 가치에 대해 강하게 주장하던 철학자가 인간의 생명에 대해서는 아주 차갑고 냉정한 태도를 보입니다. 우리 사회가 불필요한 비용을 낭비하는 일이라는 점을 몇 번이고 분명하게 밝히면서 말이에요. 수긍은 가지만 마음 속으로는 불편함이 남아서 자꾸만 생각하게 됩니다. 왜 미숙아나 노인에게는 이런 냉정한 태도를 취하는 것일까. 아마도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대해서는 과잉되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 생각하니 조금 이해가 갑니다. 동물의 생명은 마구잡이로 대하지만 인간의 생명은 신성하다고까지 여기면서 생겨나는 불필요한 의료행위들을 말 그대로 낭비라고 보는 겁니다. 소수의 특수한 환자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돈이 쓰여지는데 그 돈이면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을 더 많이 돌볼 수 있다는 공리주의적 입장을 취하면서요. 그래도 장애를 대하는 태도에는 여전히 거북함이 남습니다. 장애는 심각한 결함으로 장애가 심할수록 생명을 끝내는 결정이 옳다는 주장이 몇 번 등장합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주변에 두고 있는 사람에게는 생각할수록 슬픈 말들이라 3장을 읽는내내 계속 마음이 복잡하네요 ㅜㅜ 이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걸까요.
B-1 재밌었습니다. 평소에는 생명과 죽음을 막연하게 떠올리고 말았는데요. 책에서 구체적이고 돌리지 않고 이야기해서 좋았고요. 그러면서 여러 논리를 서로 부딪히게 하고, 이어가게 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게 재밌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더 더 많이 하고 싶네요. 여담으로 제가 모임 열리고 나서는 눈 질환+ 마음 심란(책을 읽는 거에 대한 회의)으로 책을 안 보다가 뒤늦게 쫓아가고 있는데요. 책은 재밌는데 모임이 곧 끝나 아쉽고 그렇습니다. 최근에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뻔한 (이성애를 바탕으로 한) 연애 이야기,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어떻고, 이상형이 어떻고 이런 이야기들에 질리고 나니 결국 책으로 (이제야) 오게되더라고요. 늦었지만 최대한 읽고 남겨볼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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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안락사나 의사 조력 자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안락사를 허용할 경우 많은 환자가 다른 사람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살을 선택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변 발달장애인 가족이 똑같은 고민을 하더라구요. 그녀는 자발적 안락사에는 인간의 존엄을 위해 적극 지지하지만, 발달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 "왜 아직도 살아있느냐?"라는 시선을 받을까 두렵다고 합니다. 이 말에 안락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나는 오늘 정오에 삶을 끝낼 것이다.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자의식을 갖출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왜 자의식을 갖춘 여성을 보호하지 않고, 또 아직 자의식을 갖추지 못한 존재의 삶을 마감하도록 하는 행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하는가?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바티칸의 이런 결정은 '이중효과 원칙(doctrine of double effect)'에 해당한다. 이중효과 원칙이란 어떤 행동이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를 모두 만들어 낼 때, 좋은 결과는 의도된 것이며 나쁜 결과는 좋은 결과를 얻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일 때 그 행동은 용납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교황의 대답과 안락사 선언 모두 환자의 삶을 끝내기에 앞서 환자의 자발적인, 그리고 충분한 정보에 기반을 둔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점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23장 의사가 안락사를 결정해도 되는가 : 바티칸의 '안락사 선언',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자발적 안락사나 의사 조력 자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안락사를 허용할 경우 많은 환자가 다른 사람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살을 선택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p162,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신중하고 열정적인 시민들로 이뤄진 작은 모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질리언이 원했던 것은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의 삶을 살고 그 이상은 선택에 따라 포기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법률적 보장이었다.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건강에 관한 경고문구와 시각 이미지를 담아서 판매해야 한다는 요구는 우리의 이성적인 측면에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법률적 방안인 것이다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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