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기> 클레어 키건 - 푸른 들판을 걷다

D-29
아는 악마가 낫다
푸른 들판을 걷다 p. 115,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아일랜드 속담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무나 와닿았던 문장이었습니다. 모르는 낫선 사람보다 그렇게 당하면서도 아는 악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우리는 많이 봐왔잖아요. 모르는 무언가보다는, 나쁜 것이라도 익숙한 게 낫다는 건 우리도 이미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지 않나요?ㅎㅎ
지금의 은퇴는 인생 제 2막의 시작이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건 좋게 이야기해서 그런거고, 대부분 빠듯하게 사시는 분들에겐 은퇴 후에도 일을 하고 먹는 것을 걱정해야하는 노동 2막의 시작이지요... 그렇게 보면 디건이 은행 대출을 다 갚고나서 여유가 생긴다는 건 나름 부러운 부분이었네요.
남들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알았다. 이 땅이 아내와 자식들보다 더 큰 만족감을 준다는 것을.
푸른 들판을 걷다 P. 93,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긴 설명 없이도 캐릭터를 알 수 있게 하는 문장들이 보이는 단편이네요! 여기서 또 키건의 필력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돈, 돈 거린다던 가족의 말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어요
드디어 하루키가 추천했다는 <물가 가까이>를 읽었습니다. 키건이 만든 세상 속 부모들은 왜 하나같이 어딘가가 부족한 걸까요. 이 작품 속에서, 자식이 잘 되길 바라고 자식이 자산을 물려받길 바라는 이기적이면서도 편협한 시선을 가진 엄마와 친아들이 아니라 그런지 계속해서 냉소적으로 비아냥거리는 아버지 사이에서 아들의 심리가 정말 복잡할 거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바다를 보며 약간의 자살 충동을 느꼈던 것까지도 이해가 될 정도였어요. 그러니 부모의 품이 아니라 다시 혼자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요.
너무 깔끔한 전개와 묘사였어요! 키건은 정말 인간의 심리를 풍부한 표현으로 전달하네요^^
사람들이 일상에서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그리고 그 불편을 어떻게 숨기고 있는지를 탁월한 문장으로 표현하더군요
이 꿈이서 깬 디건은 친밀감을 느끼고 싶어서 아내에게 이야기한다. 잠이 덜 깬 마사는 "내가 당신을 왜 떠나겠어?"라고 말하고 돌아눕는다.
푸른 들판을 걷다 P.112,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짧은 문장에 담긴 두 사람의 각자 다른 마음. 이렇게 다른 사람이 결혼으로 묶여서 한 땅에 자리를 잡았다는 게, 결혼이 한때는 두 사람의 가장 옳은 선택이었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이 말이 약간 반어법 같지 않았어요? "하... 떠나고 싶은데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으니 어쩌겠어. 그냥 같이 살아야지"하는 한탄 섞인 느낌이더라구요. 마지못해 산다? 같달까요
네!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지긋지긋한 마음이 담긴 말처럼요. 디건 또한 자기만의 꿈을 꾸고 깼으면서 마사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게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이 남자도 참... 타인에게 말을 거는 법을 모르는구나 하고요!
그에게는 일이 있고, 이건 그저 집일 뿐이고, 그들은 살아있다.
푸른 들판을 걷다 P.141,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마지막 장면에서 <길버트 그레이프>가 생각 나기도 하네요ㅎㅎ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여있지만 각자의 갈등과 각자의 욕망으로 끝나는 점이 흔미로웠어요. 그럼에도 이들은 아하울을 떠나지 않을 거라는 씁쓸한 안도감도요. 이게 가족이지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공황이 덮치지만 시간이 지나자 평화로운 무언가로 바뀐다. 왜 정반대는 항상 이렇게 가까이 있을까?
푸른 들판을 걷다 p.157,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매 단편마다 이렇게 마음 깊게 새겨지는 문장이 있음에 놀라울 뿐입니다. 정말로 살다보면 정반대 혹은 정답이 정말 가까이 있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멀리서 찾는 사람들이 많고, 저 또한 그런 적이 많았었거든요.
할머니는 다시 인생을 산다면 절대 그 차에 올라타지 않겠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느니 거기 남아서 거리의 여자가 되겠다고.
푸른 들판을 걷다 P.156,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그는 어머니의 어머니를, 그렇게 먼 길을 가서 시간이 한 시간밖에 없는데도 바다에 들어가지 않았던 할머니를 생각한다. 강에서는 수영을 그렇게 잘했는데 말이다. 그가 왜 그랬냐고 묻자 할머니는 바다가 얼마나 깊은지 몰라서 그랬다고 말했다.
푸른 들판을 걷다 P.160,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이 단편은 이 문장으로 요약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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