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4. <메리와 메리>

D-29
11장 "메리가 고통 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셀리는 그전에도 아내의 임신을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없었다. 해리엇이 첫아이를 가졌을 때 그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와 관계를 맺었던 시골 학교 교사는 인생을 망치고 말았다. 해리엇이 둘째 아이를 가졌을 때 그는 아내를 떠나 메리에게 갔다. 이제 임신 때문에 허약하고 지친 메리에게서 자신이 바라는 관심을 얻지 못하자 셀리는 점점 클레어에게 눈길을 돌렸다. "(180쪽)
셀리는 메리에게 의지해서 위로와 지혜를 얻었지만, 메리는 그에 보답하는 지지를 셀리에게서 얻을 수 없었다. 셀리는 자신의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어서 메리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공감을 느낄 수 없었다. 메리가 위안을 원한다면 다른 곳에서 찾아야 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1장, 183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메리는 고드윈에게서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받았기에, 셀리가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주저 없이 대답했다. 메리는 그에게 시를 진정한 소명으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철학이 아니라 시가 인간 성취의 정점이라는 어머니의 신념을 인용했다. 셀리는 메리의 말이 틀림없이 옳다고 믿었다. 메리는 현명하고 박식할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 그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때문이었다. 셀리는 시가 자신의 평생 과업이라고 선언했고, 일단 그 결정을 내리자 크게 안도감을 느꼈다. "(189쪽) "그렇지만 셀리가 혁명적 이론을 형성하는 과정에 메리가 끼친 영향은 거의 인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비평적 논의는 셀리가 메리에게 끼친 영향에 집중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부분적으로 메리가 자초한 것이다. 메리가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한 것을 보면, 셀리는 위대한 인간이고 메리는 작은 추종자였다."(190쪽)
11장을 읽으면서는 제인/클레어보다 셸리가 정말 기함하게 만드네요. 해리엇을 그렇게 대해놓고 ‘아들’이 태어났다고 좋아하는 것도 어이없고 메리에게 호그를 소개해주는 대목에서는 아오 정말… (심한 욕) 자유가 어쩌고 하면서 제인/클레어와 패륜에 가까워보이는 관계를 맺는 것은 물론이고요. 아 진짜 쓸수록 어이없네요? 더불어 마지막 문장 때문에 13장 내용이 여러 의미로 기대가 됩니다. 메리가 셸리와 도피를 한 것은 맞지만 제인도 따라갔고 셋이 공동체(하이고…)를 이루고 있는데, 왜 고드윈을 비롯한 가족들은 메리에게만 절연을 선언할까요? 물론 제인과 메리는 상황이 다르고, 셸리와 도피한 것도 임신한 것도 메리지만 제인 역시 집에 돌아가길 거부하고 있는데 말이죠. 여튼 신의 있고 영속적인 관계를 지향한 메리에게 셸리와의 관계는 어쩌면 작가가 서술한 것 이상으로 고통스럽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상적인 정신/심리 상태이기 어려을 것 같은데 그 와중에 체계적인 생활을 영위하고자 노력하는 태도만은 존경스럽네요. 하지만 남자 보는 눈이 너~~~~무 없고,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의존성이 과연 나아지려나 싶습니다…
공감합니다. 이 젊은 영혼들이 10-20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이해하려고 노력중이에요~~~ ㅎㅎ 셸리가 엄청 매력적이었나봐요. 그림을 보면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ㅎ
근데... 셸리도 정말 쓰xx ㄱㅅㄲ지만 뭔가.. 메리도 약간 정상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약간 엘렉트라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집착이 셸리로 넘어간 것 같고..;; 셸리는 정말...쿨럭;; 근데 셸리의 식습관도 그렇고 여성편력이나 기타 등등의 모습에서 조울증같다는 생각도 들고 전혀 의지가 안되는 아주 순수한 걸 넘어서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머니의 글을 그렇게 많이 읽었다고 하면서 남성, 그것도 이렇게 미숙한 남성에게 의존하고 자기 자신은 무대 뒤로 물러서는 이런 수동적인 모습은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가 키워서 그런 걸까요? 만약 메리 셸리를 고드윈이 아닌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키웠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상상해봅니다.
으으 맞아요… 아버지에 대한 집착이 셸리로 넘어온 것에 한 표… 아버지와 어머니 둘 다에 대한 집착이 심한 것 같아요. 저는 셸리랑 메리가 울스턴크래프트 무덤에서 데이트하고 맨날 울스턴크래프트 책 읽고 하는 것도 좀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처음에는 울스턴크래프트의 사상을 정말 존경했구나 싶었지만 실제 삶은 뭐 전혀 그런 모습이 없고, 그냥 ‘여성의 권리와 인간의 자유를 추구하는 나’라는 모습에 취한 건가? 싶기도 하구요…. 조금 다른 얘기일 수 있지만 딸 메리는 어릴 때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늘 ‘네가 고드윈과 울스턴크래프트의 딸? 역시 너도 고저스하구나!’ 소리를 들었을 테니 의존성과 콤플렉스가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만… (심리학에 무지한 1인의 마음대로 생각입니다)
완전 동의합니다. 양쪽 다 정상은 아니고, 셸리 이 ㅅㄲ는 진짜 ㅆㄹㄱ 같습니다...
작가님, 약칭이 아주 찰지게 들리네요 ㅎㅎ
맥주 몇 잔 마시고 썼더니 아주 찰지게 써지네요 ㅎㅎㅎ
기억할 수 있는 최초의 어린 시절부터 언제나 아버지가 메리제인보다 자신을 더 사랑해주기를 바랐다. 몇 년 후 메리는 아버지가 딸에게 근친상간적인 사랑을 고백하는 소설을 쓰기도 했다. 메리는 셸리와 달리 고드윈을 폭군으로 여긴 적이 없었고,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언제나 아버지의 칭찬을 갈망했고, 아버지를 영원히 잃어버렸을까 봐 불안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45~146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저자도 엘렉트라 콤플렉스 가능성을 넌지시 비추는 거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화요일 9월 10일은 12장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1787~1791: 『인간의 권리 옹호』 스캔들'과 13장 '메리 고드윈 1816: 근친상간 모임'을 읽습니다. 어머니 메리는 <어낼리티컬 리뷰>의 논객으로 활약하고, 프랑스 혁명에 대한 보수적인 해석을 내놓은 에드먼드 버크에 대항해 『인간의 권리 옹호』를 내놓습니다. 딸 메리를 비롯한 3인방 앞에 또 다른 문제적 남자 시인 바이런이 등장합니다. 이 13장에서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 가운데 하나인 '빌라 디오다티'가 나옵니다! 어머니 메리는 28~32세, 딸 메리는 19세 때였고요. 제인(클레어)은 18세, 셸리는 24세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낼리티컬 리뷰>의 영인본은 원문도 볼 수가 있어요! (물론,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글에 초점을 맞추고 편집한 판본도 있습니다.) https://catalog.hathitrust.org/api/volumes/oclc/1481081.html
오오 링크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프랑켄슈타인을 읽고서 메리 고드윈/셸리에 대해 관심이 생겨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쪽은 갈수록 막장드라마로 변질되는 것 같고... (아흑..부제인 근친상간모임이 대체 뭐야;;;) 여태까지 읽지 못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에 대해 더 관심이 생깁니다. 안그래도 존 스튜어트 밀의 '여성의 종속' 읽을 때 울스턴크래프트 책도 읽어보려다 말았는데 이 책을 읽고서 꼭 읽어봐야겠어요.
어떤 합리적 대의명분도 감정과 괴리될 수 없다. 논리적 담론도 중요하지만 열정은 더욱 중요했다. 부정직한 감상이 빈약한 글을 낳는다면 메마른 이성도 마찬가지였다. 이성과 감정, 열정과 논리 이 두 가지를 결합해야 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2장, 202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메리의 정체가 드러나자 논평가들은 메리가 개진한 생각을 거론하지 않고 건방진 여성이라고 비난했다. 처음에 이 작품을 칭찬했던 비평가들은 이제 결점에 대해 불평하기 시작했다. 그 책은 갑자기 일관성이 없고 터무니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2장, 207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셀리와 바이런이 만난 다음 날, 그들은 함께 식사를 했고 서로 비슷한 집착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유, 시, 나폴레옹, 그리스 시인들, 런던의 위선, 그리고 물론 자기 자신에 집착했다. 또한 그들은 우울함과 싸웠고, 자신들을 향한 비판을 견뎠고, 예술에 헌신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3장, 226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이 소집단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세상과 단절되어 있다는 감미로운 느낌을 만끽했다. 하지만 매일 집 안에 갇혀 있다 보니 기질적으로 불안해하는 사람은 차차 걱정이 커졌고, 권태를 느끼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지루하게 느꼈다. 그들 가운데 만족한 사람은 메리뿐이었다. 메리는 윌리엄과 자기 공부에 전념하며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즐겼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3장, 229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메리는 프랑스 정치가 탈레랑이 방문했을 때 "지각 없이 찻잔에" 포도주를 대접해서 지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메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옭아맸던 매듭을 풀고 있었다. 하찮고 가식적인 것에 더는 얽매이지 않으리라. 자연스러운 충동이 훌륭한 매너보다 중요하고, 천재성은 섬세한 크리스털 포도주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핵심에 잠재해 있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 196,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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