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4. <메리와 메리>

D-29
이 소집단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세상과 단절되어 있다는 감미로운 느낌을 만끽했다. 하지만 매일 집 안에 갇혀 있다 보니 기질적으로 불안해하는 사람은 차차 걱정이 커졌고, 권태를 느끼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지루하게 느꼈다. 그들 가운데 만족한 사람은 메리뿐이었다. 메리는 윌리엄과 자기 공부에 전념하며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즐겼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3장, 229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메리는 프랑스 정치가 탈레랑이 방문했을 때 "지각 없이 찻잔에" 포도주를 대접해서 지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메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옭아맸던 매듭을 풀고 있었다. 하찮고 가식적인 것에 더는 얽매이지 않으리라. 자연스러운 충동이 훌륭한 매너보다 중요하고, 천재성은 섬세한 크리스털 포도주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핵심에 잠재해 있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 196,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저도 이 부분 넘 좋네요. ‘하찮고 가식적인 것에 더는 얽매이지 않으리라’ 메리, 진정 멋진 사람…❤️
여성이 품을 수 있는 열정을 약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본다면, 여성의 글이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조롱하는 비평가들의 가정에 맞설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감정은 '한낱' 여성의 영역도 아니고 하찮은 것이 아니었다. 바스티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민중의 열정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었다. 메리는 자기 삶에서 이 진실을 느낄 수 있었다. 메리는 살아 있다고 느꼈고 자신의 능력을 의식했다. 열정을 표현할 자유와 국가에 저항할 자유를 연결하고, 여성의 자유를 예술가 및 지식인의 자유와 연결함으로써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어떤 정치적 이슈도 개개인이 느끼는 의미와 괴리될 수 없었다. 어떤 합리적 대의명분도 감정과 괴리될 수 없다. 논리적 담론도 중요하지만 열정은 더욱 중요했다. 부정직한 감상이 빈약한 글을 낳는다면 메마른 이성도 마찬가지였다. 이성과 감성, 열정과 논리 이 두 가지를 결합해야 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p. 202,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감정적'인 것이 곧 '여성적'이었기에 취약성으로 여겨졌던 인식을 바꿔나가는 메리의 사고를 보여주는 서술이네요. 아, 이 책을 쓴 작가의 이런 서술들이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완전 빠져서 읽게 되는 힘이 있네요.
열정을 표현할 자유와 국가에 저항할 자유를 연결하고, 여성의 자유를 예술가 및 지식인의 자유와 연결함으로써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어떤 정치적 이슈도 개개인이 느끼는 의미와 괴리될 수 없었다. 어떤 합리적 대의명분도 감정과 괴리될 수 없다. 논리적 담론도 중요하지만 열정은 더욱 중요했다. 부정직한 감상이 빈약한 글을 낳는다면 메마른 이성도 마찬가지였다. 이성과 감성, 열정과 논리 이 두 가지를 결합해야 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202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여성성이나 감정을 부정하는 길로 빠지지 않고 감정과 열정에 정당한 지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이어지다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가 얼마나 치열하게 사유했는지를 알 것 같습니다. 메리의 책이 대성공을 거두고 그것이 부로도 이어져 메리가 더 이상 고생하지 않고 ‘고양이를 들이’기도 하다니(ㅎㅎ메리의 고양이 궁금), 왠지 막 뿌듯하네요.
바이런… 이름을 많이 들어봤는데 이런 시-‘불륜 관계와 이국적인 배경을 적나라게 묘사한’-를 쓰는 시인인 줄은 미처 몰랐어요. 그나저나 이 시대 영국의 출판계는 엄청 나네요. 울스턴크래프트의 ‘인간의 권리 옹호’가 3천 부 팔렸더는 대목도 놀라웠는데, 바이런의 시집은 하루에 1만 부?! 21세기 한국의 출판계와 너무 비교됩니다…
지금도 3천부는 많이 팔린거 아닌가요? 소설도 아닌데요 :)
맞아요, 그래서 놀라웠다는 얘기였어요ㅎㅎ
13장은 여러모로 재미있네요. 바이런이라는 사람도 참 놀랍지만(지친 채 호텔에 도착해서 자기 나이를 100세로 적다니, 너무 ‘시인’ 같아요ㅎㅎㅎ), 몰래 돈을 받고 바이런의 가십을 파는 폴리도리, ‘근친상간 모임’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자극?)시키기 위해 망원경을 설치한 호텔 주인 하며, 세상 점잖은 척하면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염탐하는 관광객들…(현대의 악플러들이 생각납니다) 전반적으로 너무도 우스꽝스러운 콩트를 보는 것 같아요. 이 와중에 메리만 멀쩡하네요. 셸리, 바이런, 밀턴… 이름만 많이 들어본 시인들인데 어떤 시를 썼는지는 전혀 몰랐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어요. 영문학에 조예가 있으면 이 책이 두 배로 재밌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재밌지만요.
이단아? 풍운아? 이러했나봐요~ 왠지 이 사람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도 많이 있을거 같은 느낌적 느낌입니다. ㅎ
하찮고 가식적인 것에 더는 얽매이지 않으리라. 자연스러운 충동이 훌륭한 매너보다 중요하고, 천재성은 섬세한 크리스털 포도주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라 인간존재의 핵심에 잠재해 있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96,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동시에 메리는 이미 루소에게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문학사에서 낭만주의라고 불리게 될 운동의 새로운 이상을 기꺼이 포용할 수 있었 다. 메리는 이성보다 감성을, 논리보다 열정을, 억제보다 자발성을 전통보다 독창성을 중시한 이 문학 운동을 영국에서 처음으로 일으킨 사람 중 하나였다. 메리는 여성이 너무 쉽게 감정에 지배되고 논리적 사고 능력이 결핍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반대했지만, 감정이 이 전 세대에 의해 낙인찍혔다는 존슨의 동료들, 즉 푸첼리와 새로운 친구들의 의견에는 동의했다. 열정은 세상을 개혁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존중되어야 했다. 이처럼 계몽주의적 신념에서 벗어난 것은 메리의 사고에서 중요한 진화를 의미했다. 이제 메리는 단도직입적이고 합리적인 '남성적' 문체를 사용하면서도 이 새로운 이상을 옹호하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201-202,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표현할 자유와 국가에 저항할 자유를 연결하고, 여성의 자유를 예술가 및 지식인의 자유와 연결함으로써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어떤 정치적 이슈도 개개인이 느끼는 의미와 괴리될 수 없었다. 어떤 합리적 대의명분도 감정과 괴리될 수 없다. 논리적 담론도 중요하지만 열정은 더욱 중요했다. 부정직한 감상이 빈약한 글을 낳는다면 메마른 이성도 마찬가지였다. 이성과 감성, 열정과 논리 이 두 가지를 결합해야 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202,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클레어가 나이가 들었다면 이런 편지를 절대로 쓰지 않았을 것이 다. 하지만 클레어는 겨우 열여덟 살이었고 남자들이 자신보다 메리를 선택하는 데 익숙했으므로 여태까지 해 왔던 대로 자신을 낮추었다. 이번에는 자신이 원하는 남자의 환심을 사려고 메리의 노예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고드원과 클레어몬트의 결합이 준 상처는 사라지지 않았다. 셀리와 바이런, 그리고 고드윈은 의붓자매 사이에 벌어지는 드라마에서 서로 바뀌어도 무방한 존재들이었다. 바이런이 흠모를 받을 가치가 없는 남자라는 것은 클레어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사랑과 관심을 쟁취하려는 투쟁에서 그는 꼭 필요한 구성 요소였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220 ,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클래어가 너무 안타깝네요... YG님 말씀하신 상황....인가봐요 ㅠㅠ 셸리, 메리, 클레어, 바이든은 스위스의 한 호텔에 머물며 시간을 보내고, 영국 귀족 출신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기 못하고 호수 반대편 빌라를 빌려 모두 이사하는데 처음에는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따분하고 지루해집니다
당시에 유부남과 불륜을 저지르는 것보다 더 큰 금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메리는 이저벨라의 아버지가 딸을 축복했듯이 아버지도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 믿었다. 메리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113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혹시 퍼시 비시 셸리가 얼마나 냉혹하면서도 같잖은 인물이었는지 궁금하신 분들께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최근에 30주년 기념판도 나왔네요. ^^
지식인의 두 얼굴영국 현대사의 최전선에 위치한 저널리스트이자 역사학의 대가인 폴 존슨의 대표작. 역사, 인문, 예술, 문화를 넘나들며 50여 권의 방대한 저작을 저술해 온 폴 존슨 특유의 예리한 통찰력과 백과사전적 지식, 현란한 문체로 지식인의 2백 년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파헤친 역작이다.
@장맥주 "같잖은"에서 찐 마음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하하!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증정]《내 삶에 찾아온 역사 속 한 문장 필사노트 독립운동가편》저자, 편집자와 合讀하기[📚수북플러스] 4. 나를 구독해줘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같이 그믐달 찾아요 🌜
자 다시 그믐달 사냥을 시작해 볼까? <오징어 게임> x <그믐달 사냥 게임> o <전생에 그믐달>
8월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 이어 낭독합니다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 꿀돼지님의 꿀같은 독서 기록들
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조영주 소설·윤남윤 그림 『조선 궁궐 일본 요괴』(공출판사)서동원 장편소설 『눈물토끼가 떨어진 날』(한끼)
이디스 워튼의 책들,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공 출판사의 '어떤' 시리즈
[도서 증정] 응원이 필요한 분들 모이세요. <어떤, 응원> 함께 읽어요.[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렇게 더워도 되는 건가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기후위기 얘기 좀 해요![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8월 7일(목) 오후 7시 30분 / 저자 배예람X클레이븐 동시 참여 라이브 채팅⭐
[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