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장을 막 다 읽었어요(오늘 남은 300페이지를 읽을 생각입니다). 임레이에 대해서는 찾아가서 혼내주고 싶은 마음까지는 안 들고, 만나게 되면 경멸 섞인 시선 던지는 정도로 끝낼 거 같네요. 임레이와 어머니 메리 사이에 벌어졌던 사건을 샬럿 고든은 편파적으로 묘사했다고 거의 고백합니다. 특별히 마음이 넓거나 대단히 명민하지 못한 남자가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 같습니다. 최소한의 책임은 지려고 했고.
어머니 메리가 고통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과정이 감동적입니다.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영웅적 자질과 성격적 결함, 드라마틱한 운명, 격론을 불러일으키는 아우라 때문에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4. <메리와 메리>
D-29

장맥주

borumis
그러게요. 혼낼 가치도 안 느껴지는;;; 그저 메리의 통에 차지 않는 부족한 그릇이었던 것 같습니다.
셰익스피어 얘기하니 여기서 셸리의 마지막 배 '아리엘'도 그렇고 (폭풍우를 뜻하는 템페스트 작품에서 폭풍우를 만들어내는 요정 아리엘을 따서 배 이름을 지은 것 자체도 문제;;) 대항해 시대와 enlightenment의 순진한 낙관주의를 비꼰 듯한 여주인공 미란다 ("오, 멋진 신세계여!")도 그렇고 당시 혁명과 로맨티시즘을 이끌어가던 주인공들의 부족한 점을 그들의 삶과 작품을 면밀히 관찰하고 연구했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셸리의 입장에서는 그런 점에서 한발짝 물러나서 더 성숙한 관점과 그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을 만들어낸 것 같아요. 작가로서도 그렇지만 울스턴크래프트는 reviewer, 셸리는 editor로서 그런 객관적인 고찰을 더 갈고 닦았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