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4. <메리와 메리>

D-29
헛. 제인 오스틴에게 모티브를 줬으리라는 생각까지는 못해봤는데 듣고 보니...? ㅎㅎㅎ
오, 별 생각 없이 읽었는데 진짜 그러네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지닌 첫인상도 그렇고, 주고받은 편지에서 보이는 각자의 모습도 그렇구요! 이 부분만큼은 정말 알콩달콩 연애 느낌도 나고 연애소설 읽는 느낌이었어요. 근데 고드윈이 넘 매력이 없어서 미스터 다시랑 연관을 못 지었네요 ㅎㅎ
저는 사실 미스터 다시의 매력도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 저처럼 생각하는 남자 꽤 있을 걸요?
@장맥주 여기 한 명 더 있음. 역시 저랑 영혼의 단짝. :)
그... 어쩌면 저희가 바로 고드윈 같은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왜 저까지 엮으세요. 저는 아닙니다! 하하하!
저는 연애 처음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정말 쩔쩔 맸는데... 아주 고드윈이랑 똑같았습니다. @YG 님은 아니라고 하시니 다행입니다(?). ^^
저도 약간;; 여자 고드윈 같았다고나 할까요;; 책으로만(특히 만화책) 연애를 배워서;;
뭐든지 실습이 중요합니다. ㅎㅎㅎ
이 만담과 고백의 릴레이는 뭐죠? ㅎㅎㅎㅎ 적어도 소설 속에서는 미스터 다시는 고드윈 따위와 비교할 수 없이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사실 전 어릴적 오만과 편견을 읽었을 땐 이 시덥잖은 결혼타령이 왜 세계문학고전인가 투덜거렸어요. 고전으로 분류되는 다른 거창한 작품들- 괴테나 루소나 위고 등등- 에 비해 너무 사소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여성 작가로서의 오스틴이 왜 이러한 작품들을 썼는지, 영문학의 줄기에서 그 작품들이 어떤 발자취를 남겼는지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 역시나 여성주의 문학연구의 도움을 받아서였습니다 ㅎㅎ 이래서 배움이 필요합니다
저는 사실 젊은 고드윈을 흠모하는 여성들이 많았다는 게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잘 생겼었나...? "오만과 편견"도 그렇고 "프랑켄슈타인"도 그렇고, 제가 살아 있는 동안에 정전(正典) 목록에서 순위가 점점 상승하는 걸 목격했네요. 제인 오스틴도 메리 셸리도 1990년대하고 지금하고 문학적 위상이 확연히 다릅니다. 거기에 페미니즘 비평의 영향도 분명 있었겠고요. 반면 그레이엄 그린, 러디어드 키플링의 순위는 추락한 듯합니다. 솔제니친, 막심 고리키, 귄터 그라스, 린위탕(임어당)도 최근에 그다지 이야기되는 것 같지 않고 어쩌면 서머싯 몸도... 저는 미우라 아야코가 잊히는 게 좀 안타깝습니다.
톨스토이의 작품 안에서는 "안나 카레니나"와 "전쟁과 평화"의 평가가 최근 한 세대 사이에 역전된 것 같고, 브론테 자매에 대한 평가도 에밀리의 성취(폭풍의 언덕)가 점점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 같은데, 그냥 제 느낌적인 느낌인지도 모르겠어요. ^^;;;
고전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는 그 시대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 최근 이십 년 사이에 이런 변화가 나타나긴 한 것 같아요. 그 이유를 분석해 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가 해주었으면...!)
그러게요. 누가 분석해주면 좋겠습니다. 키플링 같은 경우에는 극우 성향과 인종 차별 때문인 게 확실해 보이고, 이른바 '대하서사'라고 하는 이야기들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과 "전쟁과 평화"-"안나 카레니나"의 뒤바뀐 평가가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인 오스틴이 인기를 모으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도 @계피 님이랑 의견이 같습니다. 거대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지났다는 게 핵심일까요?
정전의 순위는 확실히 많이 바뀌었죠. 저도 어린 시절 읽었던 세계고전문학전집의 목록들을 되새겨 보면 나의 십대에 이른바 1세계 중장년 백인 남성들의 작품을 이렇게까지 많이 읽을 필요가 있었나, 싶어요. 여성작가들이 지난 세기동안 꾸준히 발굴되고 재평가된 것처럼, 다음 세대에는 비영미권/비유럽 작가들의 작품이 조명받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직은 영어로 쓰이거나 번역된 작품들에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이민자 출신 또는 아시아/중동/아프리카의 배경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이 예전보다는 주목받는 것 같아요.
이 주제를 다루는, 제가 아주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어서 소개해봅니다. 데이비드 덴비라는 미국 영화평론가가 졸업한 지 수십 년 만에 자기가 졸업한 모교 대학을 찾아가 고전문학 강독 수업을 다시 듣고 쓴 에세이입니다. 그 사이에 바뀐 고전 목록이라든가 나이 들어서 다시 읽는 고전 이야기 같은 게 아주 재미있었어요. 비영미군, 비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정전에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도 꽤 길게 이야기가 나옵니다. ^^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 (양장본)평론가 데이비드 덴비는 각종 미디어의 발전과 정보의 홍수로 위태로운 현 시대 속에서 자신의 삶이 고갈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모교인 컬럼비아대학교를 찾아가 고전작품들을 읽는 교양강좌를 청강한다. 이 책은 고전목록에 수록된 텍스트들을 읽으면서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불화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간 결과물이다.
아니 이것은 너무나 제 취향입니다!! 읽기도 전에 벌써 재미있네요. 이 시대의 아이들에게 권할만한 고전이 무엇일까, 도 고민인데 여전히 고민하며 읽어보겠습니다.
작가가 글빨이 좋아서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저 책이 나온 게 사실 1996년이에요. 지금 하는 고민이나 그때 고민이나 똑같다는 게 충격적입니다. ^^
저도 처음에 '오만과 편견' 읽었을 때는 이거 그냥 하이틴 로맨스...? 그랬었어요. '제인 에어'도 좋아했는데 약간 로맨스 소설 보는 기분으로 좋아했고요. 커서는 조금 달라지긴 했습니다만, 여성주의 문학연구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진 않아서 아직은 이해의 깊이가 얕아요. 이번에 '메리와 메리'를 읽으면서 알게 된 내용들이 이 소설들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인 오스틴에 대한 최근의 재평가는 문학사적 의의 외에도, 사실 현대적 입맛에 맞아서가 아닌가 싶어요. 요즘 로맨스의 원형이랄까, 나에게만은 따뜻한 재벌 남자(오만과 편견), 매력적인 난봉꾼과 알고 보면 실속있는 진지맨(센스 앤 센서빌리티), 그리고 블링블링 미녀는 아니지만 솔직함과 적극성을 갖춘 여주, 뭐 이런 것들요. 낭만적 사랑이라는 컨셉에 오스틴의 시대 즈음에 발명된 것이니 하이틴 로맨스의 시조새가 맞겠네요 ㅎ 여러 작품들이 영화화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겠죠. 그렇다면 브론테 자매의 소설들은 이른바 피폐물;; 의 원형인 걸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로체스터나 히스클리프는 지금 보아도 떠나야 하지만 떠날 수 없는 남자들이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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