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4. <메리와 메리>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즐겁게 시작하셨나요? (항상 그렇듯이) 서로 의견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하는 활발한 모임이 되길 기대합니다. 오늘은 예고한 대로 2장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배움을 갈망하는 반항아 1759~1774'와 3장 '메리 고드윈: 두 철학자의 딸 1801~1812'를 읽습니다. 제가 먼저 읽어보니 두 메리의 나이를 확인하면서 읽으면 읽는 재미가 더하더라고요. 2장의 어머니 메리는 0세부터 15세까지, 3장의 딸 메리는 4세부터 15세까지 이야기입니다.
와, 나이정보 너무 감사합니다~~~ 궁금하지만 찾거나 계산하기 귀찮았던 정보에요 ㅎㅎ
별 말씀을! 가이드로서 이 정도는 해야죠. :) (사실, 제가 궁금해서!)
@흰벽 말씀 듣고서, 예전에 다른 일로 필요해서 메모해둔 여성의 선거권 도입 연도를 국가별로 정리해놓은 걸 공유합니다. 연도만 보고서 혀를 찼었던 기억이 납니다. 1893년 뉴질랜드 1902년 오스트레일리아 1906년 핀란드 ※ 1907년 총선: 최초의 여성 의원 19명 선출. 1913년 노르웨이 1915년 덴마크 1917년 소련 1918년 영국(30세 이상의 여성) 1919년 네덜란드, 독일 1920년 미국(1869년 와이오밍주부터) 1928년 영국(21세 이상의 여성) 프랑스 1946년 북한 1946년 대한민국 1948년 스위스 1971년 (…) 사우디아라비아 2015년
여성 참정권 운동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영화 두 편도 소개합니다. 한 편은 유명한 <서프러제트(Suffragette)>(2015). 20세기 초반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을 다룬 이 영화는 잘 아실 테고요. 다른 한 편은 1971년에야 여성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된 스위스를 배경으로 한 스위스 영화 <거룩한 분노(Die göttliche Ordnung)>(2016). (스위스 일부 지역은 1991년까지 여성에게 투표권이 없는 주가 있었답니다.)
서프러제트1912년 영국에서는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보장하라고 외치는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었다. 그들의 구심점인 여성사회정치동맹(WSPU)은 런던에 위치해 있었다. 세탁공장 노동자인 모드 와츠(캐리 멀리건)는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자신의 삶을 의심해본 적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여성 투표권을 주장하며 거리에서 투쟁하는 서프러제트 무리를 목격한 그날도 그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녀.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름 앞에 무너져버린 정의와 인권 유린의 세태에 분노하게 되고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거리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거룩한 분노1971년, 젊은 주부이자 엄마인 노라는 평범하고 작은 스위스의 마을에서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녀가 사는 이 시골 마을은 68혁명의 격변도 비껴간 곳이다. 노라의 삶 역시 마찬가지로, 그녀는 모두가 좋아하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1971년 2월 7일, 여성 참정권이 국민투표에 부쳐지면서 그녀의 공개적인 투쟁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2017년 제11회 여성인권영화제)
오~~ 두 편 다 봤어요. 두 작품의 포인트가 달라서 더 재미있었어요. <서프러제트>는 가끔 영화를 본 사람들이 뽑은 명대사를 살펴보곤 해요. 너무 전통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정말 싸우지 않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절실히 느낀 영화지요. <거룩한 분노>는 '주부'인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에요. 두 편 다 재미있어요.
놀라운 정보입니다. 스위스 1971 반전이네요
스위스는 다른 곳에서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혁명의 나라 프랑스 1946년도 참 놀랍네요.
와 사우디아라비아...심각하네요. 10년도 안되었다니.
이 나라가 마지막까지 버텼던 모양입니다.
몇 해 전 여성의 날에 '서프러제트'를 봤는데, 마지막에 여성 선거권 도입 연도가 주욱 나왔던 게 기억나요! 스위스가 정말 의외였던 기억이... 다시 봐도 기가 막히네요. 영화 추천 감사해요! '거룩한 분노'는 처음 들었는데 재밌을 것 같아요. 스위스 뭐죠... 일부 지역은 1991년까지도 여성 투표권이 없었다니!! ㅠㅠ
이 목록 중 가장 밑에 있는 프랑스, 대한민국, 스위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네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아예 아빠 및 기타 남성가족 없이 밖에 나가지도 못했지만.. 프랑스와 스위스는 저도 의외긴 합니다...;; 하긴 프랑스 혁명 때 여성들이 그렇게 기여를 했건만 정작 자유 평등을 얘기한 루쏘 자신이 '에밀'에서 여성의 역할을 아내와 어머니에 국한시키기도 했죠.. 2005년 제가 파리에 살고 있을 때도 길거리에서 휘파람 부는 cat calling이나 성적인 농담 또는 작업 거는 헌팅 등이 많았는데 이걸 그들의 전통적 문화라고 받아들이더라구요. 2018년이 되어서야 Schiappa law라고 이걸 금지시키는 법이 생겼다고 하죠;;; 유럽에서 페미니즘 운동들이 일찍이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여성인권에 반하는 관행은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https://edition.cnn.com/2017/10/19/europe/harassment-law-france/index.html#:~:text=%E2%80%9CIn%20France%20%E2%80%A6.,she's%20been%20asked%20to%20talk.%E2%80%9D
p. 37. 당대의 유명한 지식인이었던 레이디 메리 워틀리 몬터규는 재능있는 손녀에게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굽은 허리나 절름거리는 다리를 숨기듯이 최대한 노심초사하며" 감추라고 조언했다...는 대목에서 시대상을 엿보게 됩니다.
"아이를 낳고 열흘 만에 죽은 어머니가 어떻게 딸에게 그토록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6쪽) “메리 셀리는 아내의 죽음을 결코 극복하지 못한 아버지에게 양육되었고, 자라서는 어머니의 사상에 깊이 빠졌다. 그리하여 셀리는 어머니의 원칙에 따라 살아가고 어머니의 열망을 실현하며 어머니를 역사의 그늘에서 되살려 울스턴크래프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머니의 이상적인 딸이 되기를 열망했다."(7쪽)
그들이 직면해야 했던 적의를 헤아려볼 때, 그들이 살아간 삶의 이야기는 엄청난 용기와 영감을 준다. 울스턴크래프트와 셀리는 가난과 증오, 외로움, 추방을 견뎠을 뿐만 아니라 무시와 뒷공론, 침묵과 외면을 견디며 자신들이 써서는 안 될 말을 쓰고 자신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삶을 살고자 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머리말, 9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50페이지에 메리는 '클레어몬트'라는 말을 이기심과 자기 과시 천박함을 뜻하는 형용사로 쓰곤 했다 라는 문장이 웃겨서 적어봅니다. 우리나라에서 혜자스럽다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풍성하다 넉넉하다 이런 형용사를 만들 때 참 신박하다 했는데 딸 메리가 200년 전에 벌써 사용했었네요
저도 이거 너무 웃겼어요 ㅋㅋ 혜자스럽다 창렬하다 이런 요샛말이랑은 미처 연관을 못 시켰는데 듣고보니 그렇네요!
혹스턴 아카데미의 개혁적 정신을 지닌 남자들도 여자들은 집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했다. 그들은 혁명을 추진했고, 분노한 아메리카 식민지 주민들과 프랑스 급진주의자들과 서신을 주고받았으며, 노예 제도와 종교적 편협성에 맞서 싸웠다. 전제성의 정체를 폭로했고, 폭정에 반대했고, 불합리한 신앙 퇴치를 위해 기도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여성의 독립성을 옹호하거나 여성이 공적으로 자기 신념을 주장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지한 적이 없었다. 그들은 불공정에 항의하도록 훈련받았지만 자신의 어머니와 딸, 아내를 결박한 사슬을 알아보지 못했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42쪽, 샬럿 고든 지음, 이미애 옮김
이 내용을 읽으니 스위스의 여성 투표권 도입 연도가 떠오르네요...?
2, 3장에 나온 메리와 메리의 유년시절은 묘하게 겹쳐지는 느낌입니다. 이사에 따른 환경 변화가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 여자라서 교육의 기회를 박탈 당하고 가정을 돌보는 데 일조해야 하는 상황 등이요. 물론 딸 메리의 상황이 엄마 메리의 상황보다는 나은 듯하지만, 딸 메리는 자신이 태어남으로써 엄마가 죽었다는 죄책감을 떨치지 못하고 아버지의 애정을 두고 끊임없이 경쟁해야 했으니 이 역시 큰 불행이었겠지요. 이런 식으로 넘겨짚는 것은 안 좋은 습관이지만,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그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아주 어릴 때부터 지녀온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을 쓴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귀결처럼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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