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함께 읽기] 두 번째 시간 - 숨(테드 창)

D-29
아… ‘우리 인생을 이야기로 여길 때 느껴지는 위로’ 너무 마음이 울리는 생각입니다. 위로 받는 기분이네요. 감사해요.
세상에. 올려주신 링크 들어가보고 진짜 깜짝 놀랐어요!! @.@ 정말 너무 아름답네요…!
저도 테드 창의 친필 사인을 가지고 있는데 그야말로 이름만 덩그러니 있어서.. 그것도 겉표지에 받아두었더니 시간이 흐르며 흐려져서 스카치 테이프를 위에 붙여 놓았답니다. ㅎㅎ
와우...! 소중한 테이핑도 너무 공감 되네요... 저도 언젠가 사인을 받을 날이... 오겠죠? ㅎㅎ
'우리 인생을 이야기로 여길 때 느껴지는 위로' 표현이 예술입니다. 엄청난 아포리즘 같아요. 언젠가 전달하고 싶은..정말 우리는 인생의 주인공 들이죠~ 스토리텔러는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이고,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고요. 트라우마의 정의도 늘 하나의 이야기로 환원하는 사람의 행위를 칭하는 거라고 해요. 그럼 죽은거나 마찬가지 일지도요. 이야기는 죽을때까지 끝나지 않으니까, 우리의 이야기는 어디로 갈지 궁금합니다. 링크 주신 페이지도 가히 경이롭습니다. 저렇게 이야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분들이 있었네요. 엄청난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뭔가가 될 수 밖에 없겠구나 여기며 순간순간을 만끽하는 시간들이 느껴집니다. 저런 완성을 해내는 시간은, 또 그들을 어디로 데려 갔을까요.
감사합니다. 저희가 북클럽에서 나눈 이야기들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 모임이 끝나면 우리도 어딘가 새로운 곳에 도착해 있지 않을까요. ㅎㅎ
안녕하세요 ? 벌써 9월 2일이네요. 주말에 1일이 있어 모임에 신청했다는걸 깜빡했네요. 다행히 오늘부터 읽기 시작이네요. 테드창은 처음인데요... 이름은 많이 들어 한번은 읽어보고 싶었거든요. 일단 1page 읽은 느낌은 글이 간결해서 잘 읽히네요. 이야기꾼 ? 약간 아라비안나이트같은 느낌을 받네요.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별사탕777 님 반가워요^^ 테드 창이 처음이시라니 더욱 즐거운 독서경험이 되길 빌어봅니다. 저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
우연도 의도도 태피스트리의 앞뒤 면에 불과합니다. 둘 중 하나를 마음에 들어할 수는 있지만, 한쪽이 진짜이고 반대쪽이 가짜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요.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52쪽,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그 무엇도 과거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회개가 있고, 속죄가 있고, 용서가 있습니다. 단지 그뿐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p59) ,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테넷 기억하고 한번 볼께요. 시간여행자 얘기를 보면서 저는 드라마 엘리스를 생각했어요. 시청률은 저조했는데 저는 꽤 재밌게 봤었거든요. 고정된 어떤 운명과도 같은 선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결국 우리의 선택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력감과 속죄와 용서 중에서요. 그리고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뿐 바꾸지 못한다는 거 인상적이었어요. 대부분의 시간여행자 책은 미래에서 과거로 간 다음 바꾸어서 미래를 변화시키는게 많은 편인데요. 테드 창은 영화 원작자라고 알고 있었고 드니 빌뢰브 컨택트 좋아하는 영화라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어요. 이번에 책으로는 처음 보네요. 굉장히 글이 부드럽네요. 미끄러지듯 읽히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많이 대화가 오간 것도 모르고 오늘 한번 들어가볼까하고 오랜만에 왔더니 많은 글이 있어 놀랐어요 정리해주신 브런치글 찬찬히 잘 보겠습니다.
이런 드라마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흥미롭네요! 어디서 볼 수 있으려나… 기획의도 복사해 왔습니다. ““Any sufficiently advanced technology is indistinguishable from magic.” “충분히 발달한 과학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들이 존재한다! 그들로 인해 세상은 혼란에 빠지고 시간여행을 막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대결이 시작된다. 그리고, 시간여행으로 인해 헤어져야 했지만, 시간여행으로 인해 다시 만난 남녀의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나 그들이 온다. 시간여행 휴먼 SF <앨리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오늘부터 9일까지는 표제작인 ‘숨’을 읽습니다. 저는 이전에 읽을 때 이 소설이 좀 어려웠던 기억이 있어요(맨날 어려웠대..;;) 새로 읽으면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 다들 주말에 여유롭게 읽으시고 소감 나눠주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1. ‘숨’ 어떻게 읽으셨나요? 소감이나 궁금한 점을 이야기해 보아요.
이 작품을 처음 읽었던 때는 2009년입니다. 계간지 ‘판타스틱’에 실렸습니다. 그 때는 제목이 <숨결>이었고 번역자는 김상훈 씨로 같았습니다. 책장에서 ‘판타스틱’을 꺼내 2019년에 발간된 소설집의 <숨>과 비교해보니 제목만이 아니라 문장 번역도 꽤 바뀌었네요. 추억은 그만 이야기하고 전 이 작품을 세 가지 측면에서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첫째, 많은 사람들이 엔트로피 법칙을 이야기하고 글들을 썼지만 이 소설과 같이 호흡하는 공기를 대상으로 기가 막히게 묘사한 작품은 읽은 적이 없습니다. 둘째, 주인공이 자신의 뇌를 관찰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이 너무나 과학적이고 집요하게 묘사되어 그 자체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에서 과거나 미래를 바꿀 수 없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라고 한 것처럼 이 작품에서는 닫혀진 계인 우리 세계의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해서 망했다 생각하지 말고 우주적 시간으로 볼 때 비록 일시적이라도 극단적으로 엔트로피가 감소한 결과물인 생명체로 우리가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기적을 감사히 여기고 기뻐하라고 당부합니다. 테드 창이 평균 일 년에 한 편 정도만의 단편을 쓰는 이유는 아무래도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빗대어 이야기 얼개를 구상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기 때문 아닐까요.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소설을 썼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대체 책을 왜 읽나… 라는 자괴감에 빠져 있습니다ㅎㅎ ‘숨’이 이런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거든요. 그만큼 이 작품이 저에게 인상을 못 남긴 것인지(그럴리가?), 제대로 이해를 못했기 때문인지, 그냥 기억력 부족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었고요, 저도 @밥심 님처럼 뇌 해부 장면의 공들인 기술에 감탄했습니다! 이런 설정을 생각해낸 것도 놀랍구요. 그리고 저는 읽으면서 왠지 지금의 기후위기가 떠올랐어요. 우리가 살아있는 것만으로 우리의 종말을 촉진하고 있는 상황, 그걸 예측했음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거나 하지 않거나, 혹은 노력 자체가 소용이 없는 상황의 아이러니. 그 사실이 알려지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공황이 나타나기도 하고 여전히 길을 모색하는 그 모습들이 지금 우리의 모습 같았어요. 그리고 책 속의 화자가 그 상황에서 절망하기보다 그 매커니즘을 인정하고 미래의 탐험가에 대한 기대를 통해 ‘다시 살게 될 것’이라고 희망을 갖는 태도가 존경스러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혜안이자 통찰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현재 인류의 삶도 그렇지 않은가요.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지만 우리가 남기는 기록이 후대의 사람들에게 가닿아 의미를 갖게 되는 것. 물론 지금 우리가 과거의 기록들을 탐험하는 것도 같은 행위이고요. 인류가 오래전부터 도서관을 만들었던 것은 바로 그런 노력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영원히 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그게 개체로서의 인간이 좌절하지 않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티타늄 인간, 크롬 돔으로 둘러싸인 세계라는 설정도 흥미롭고, 정말 테드 창의 상상력은 굉장하네요.
저도 비슷한 대목에서 기후 위기가 떠올랐는데요. 소설 속 사람들이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대기 농도가 짙어지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듯, 우리도 기후 위기를 종말론적 위기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게 된 게 아닐까요. 두려움을 느껴야 뒤늦게 움직이는 게 인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서관 말씀하셔서 '갈대 속의 영원'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에는 도서관을 세우고 책을 욕망했던 역사 속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하거든요. 기록에 대한 열망,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서사에 대한 갈증은 언제 어디서나 있었나 봅니다.
갈대 속의 영원 - 저항하고 꿈꾸고 연결하는 발명품, 책의 모험무엇보다도 현재에 이르기까지 책을 고안하고 지켜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바예호는 이들이 지식과 사상과 이야기를 지켜냄으로써 우리가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해주었음을, 정신적 영토의 경계를 확장해주었음을, 낯선 시대와 지역의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주었음을 밝혀낸다.
이런 책이 있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 언젠가 읽어봐야겠어요. 책에 관한 책, 좋아해요.
@흰벽 님처럼 저도 오랜만에 읽어서인지 '테드 창 소설이 이렇게 감동적이었던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읽었습니다.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요... @밥심 님과 @ssaanngg 님께서 올려주신 내용에서도 새로운 면을 발견하며 감탄하게 되네요. '숨'을 처음 읽었을 때는 '생명의 기원과 종말을 밝혀내는 과정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어느 스팀펑크 세계의 해부학자 일기'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에 이어서 제게는 메타적인 이야기, 그러니까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혹은 소설에 관한 소설처럼 읽혔습니다. 제가 문장 수집으로 남긴 대목(85쪽)은 마치 작가의 생명이 독자에 의해 연장된다는 것을 은유한 표현 같았는데요, 이어지는 대목에서는 우리 북클럽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 소설을 읽으며 크롬으로 둘러싸인 우주에서, 알루미늄 허파에 공기를 충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상했습니다. 필연적인 종말로 가고 있는 이 세계가 우리가 사는 세계와 다를 바 없음을 인지하면서 우리 마음속에 되살렸습니다. 우리 북클럽을 통해 '숨'의 화자가 품고 있던 희망이 이루어진 셈입니다. 화자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도 희망을 건넵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존재의 경이로움에 관해 묵상하고 기뻐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저는 '숨'을 읽으면서 잠시 현실을 벗어났다가도, 우리를 둘러싼 과학과 신학, 철학을 떠올리게 되었는데요. 우주와 생명의 기원은 존재의 의미와 연결될 듯 말 듯 하면서도, 참 어렵고 신비로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여러 의미로 멍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다시 읽기의 즐거움이 아닐까 합니다. 책장을 덮고 존 레논의 <Imagine>이 귓가에 맴돌았는데, 이 소설에 엔딩곡이 있다면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라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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