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에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반 고흐 미술관에서 상설전을 관람했어요. 반 고흐는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저 또한 반 고흐의 채도 높은 그림들을 실제로 보고 싶은 욕심에 미술관을 찾았어요.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한바탕 오열..하는 일이 생겼는데요.
전시장에서 한 시간 넘게 반 고흐의 기구한 인생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아몬드 나무>(1890)라는 작품을 만났어요. 주변에 관람객들이 많았지만 잠깐 동안 '반 고흐-아몬드 나무-나'만 남아서 완전히 이어진 기분이 들었어요. 푸른 화면 가득 환희와 희망이 피어나고 있어 눈을 뗄 수 없었죠. 내가 그린 것도 아닌데 벅차올라서 눈물 뚝뚝 흘리며 한참 작품을 바라보다가, 작품 설명을 통해 '남동생 테오가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에 축하하는 마음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걸 알고 또 울었답니다.
<예술 도둑>의 해당 구절을 읽으니, <아몬드 나무>에 다가가 두껍게 발린 유화 물감을 감각해 보고 싶었지만 귀국하지 못할까봐 꾸욱 참았던 기억이 났네요. 대신 저는 기념품샵에 가서 엽서를 여러 장 사 왔답니다! (당연함. 훔칠 수는 없었음.) '브라이트비저가 현대미술에 관심이 없다고는 하지만, 만약 마음을 먹는다면 이 작품도 슬쩍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