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D-29
밀란 쿤데라 전집 읽기 두번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에 도전!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싱글챌린지는 자신이 직접 정한 책으로 29일간 완독에 도전하는 과정입니다. 그믐의 안내자인 제가 앞으로 29일 동안 10개의 질문을 던질게요. 책을 성실히 읽고 모든 질문에 답하면 싱글챌린지 성공이에요. 29일간의 독서 마라톤, 저 도우리가 페이스메이커로 같이 뛰면서 함께 합니다. 그믐의 모든 회원들도 완독을 응원할거에요. 계속 미뤄 두기만 했던 책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싱글챌린지! 자신만의 싱글챌린지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로 접속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create/solo/template
싱글챌린지로 왜 이 책을 왜 선택했나요?
밀란 쿤데라의 모든 소설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는데, 지난달 첫 작품 <농담> 을 읽었고, 이번달엔 가장 유명한 대표작을 선택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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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57쪽. 동정심보다 무거운 것은 없다. 우리 자신의 고통조차도, 상상력으로 증폭되고 수천 번 메아리치면서 깊어진, 타인과 함께, 타인을 위해, 타인을 대신해 느끼는 고통만큼 무겁지는 않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부 <가벼움과 무거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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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3쪽. 당신이 생각하는 소설적이라는 말이 ‘꾸며 낸’, ‘인공적인’, ‘삶과는 유사성이 없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이란 이런 식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마치 악보처럼 구성된다. 미적 감각에 의해 인도된 인간은 우연한 사건을 인생의 악보에 각인될 하나의 테마로 변형한다. (…) 인간은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무심결에 아름다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작곡한다. 따라서 소설이 신비로운 우연의 만남에 매료된다고 해서 비난할 수 없는 반면, 인간이 이러한 우연을 보지 못하고 그의 삶에서 미적 차원을 배제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132쪽. 외국에 사는 사람은 구명줄 없이 허공을 걷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가족과 직장 동료와 친구, 어릴 적부터 알아서 어렵지 않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지닌 나라, 즉 조국이 모든 인간에게 제공하는 구명줄이 없다. 133쪽. 그들은 서로 사랑했는데도 상대방에게 하나의 지옥을 선사했다. 그들이 사랑한 것은 사실이다. 오류가 그들 자신이나 그들의 행동 방식 혹은 감정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공존 불가능성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왜냐하면 그는 강했고 그녀는 약했기 때문이다. 134쪽. 그녀는 돌이킬 수 없는 어떤 짓을 저지르고 싶었다. 지나간 칠 년을 단번에 지워 버리고 싶었다. 그것은 현기증이었다. 머리를 어지럽히는, 극복할 수 없는 추락 욕구. 134-135쪽. 현기증을 느낀다는 것은 자신의 허약함에 도취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허약함을 의식하고 그에 저항하기보다는 투항하고 싶은 것이다. 자신의 허약함에 취해 더욱 허약해지고 싶어 하며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백주 대로에 쓰러지고 땅바닥에, 땅바닥보다 더 낮게 가라앉고 싶은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부 <영혼과 육체>,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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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쪽. 그들은 그들이 서로에게 했던 말의 논리적 의미는 정확하게 이해했으나 이 말 사이를 흘러가는 의미론적 강물의 속삭임은 듣지 못했던 것이다. (…) 단지 의미의 부재로 인해 그를 당황케 하는 난해한 것이었을 뿐이었다. 152쪽. 젊은 시절 삶의 악보는 첫 소절에 불과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함께 작곡하고 모티프를 교환할 수도 있지만 보다 원숙한 나이에 만난 사람들의 악보는 어느 정도 완성되어서 하나하나의 단어나 물건은 각자의 악보에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기 마련이다. 187쪽. 행위의 목격자가 있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좋건 싫건 간에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자신을 맞추며, 우리가 하는 그 무엇도 더 이상 진실이 아니다. 군중이 있다는 것, 군중을 염두에 둔다는 것은 거짓 속에 사는 것이다. 205쪽. 그날 그들 사이에 몰이해의 심연이 깊게 팼다. 오늘에 와서야 몽파르나스 묘지에서 그녀는 그의 말뜻을 깨달았다. 그녀는 자기에게 참을성이 없었던 것을 후회했다. 함께 더 오래 있었더라면 그들은 조금씩 그들이 사용했던 단어들을 이해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어휘는 너무도 수줍은 연인들처럼 천천히 수줍게 가까워지고, 두 사람 각각의 음악도 상대편의 음악 속에 녹아들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나 이제 너무 늦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3부 <이해받지 못한 말들>,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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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쪽. 집단수용소, 그것은 밤낮으로 서로 뒤엉켜 사는 세계였다. 잔인성과 폭력은 이 세계의 부수적 (전혀 필연적이지 않은) 측면에 불과했다. 집단수용소, 그것은 사생활의 완전한 청산이었다. (…) 어머니 집에 살던 시절의 테레자는 수용소에서 지냈던 것이다. 그때 이후로 수용소란 아주 예외적인 것, 놀랄 만한 것도 아닌 뭔가가 주어진 조건, 뭔가 근본적인 것,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있으며 온 힘을 다해 극도로 긴장했을 때만 벗어날 수 있는 그 어떤 것임을 그녀는 알았다. 226쪽. 그렇다면 테레자와 그녀 육체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그녀의 육체는 테레자라는 이름에 대해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육체에 이런 권리가 없다면, 그 이름은 무엇과 관계되는 것일까? 오로지 비육체적이며 비물질적인 것과 관련되는 것이다. (이런 질문들은 어렸을 때부터 언제나 테레자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왜냐하면 진정 심각한 질문들이란 어린아이까지도 제기할 수 있는 것들뿐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가장 유치한 질문만이 진정 심각한 질문이다. 그것은 대답 없는 질문이다. 대답 없는 질문이란 그 너머로 더 이상 길이 없는 하나의 바리케이드다. 달리 말해 보자. 대답 없는 질문들이란 바로, 인간 가능성의 한계를 표시하고 우리 존재에 경계선을 긋는 행위다.) 249쪽.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만, 배신의 경계선까지 가면 어떤지를 발견할 만한 바로 그 시간 동안만. 그녀는 자신의 육체를 바로 이 경계선까지 내몰고 처형대에서 그랬듯 잠깐 머무르게 하다가 기술자가 그녀를 품에 안으려는 순간 바오로 산에서 총을 든 남자에게 말했듯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건 내 의사가 아니에요.” 263쪽. 사랑이 탄생하는 순간은 이런 것과 유사하리라는 것을 테레자는 알았다. 여자는 분노에 찬 영혼을 부르는 목소리에 저항하지 않는다. 남자는 자기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영혼의 여자에게 저항하지 않는다. 토마시는 결코 사랑의 함정 앞에서 안전하지 못하고, 테레자는 매시간, 매분마다 그를 위해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280쪽. 그들의 사랑은 제국과도 같아서 제국을 떠받치는 이념이 사라지면 이념과 함께 제국도 멸망하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4부 <영혼과 육체>,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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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288쪽. 범죄적 정치 체제는 범죄자가 아니라, 천국으로 가는 유일한 길을 발견했다고 확신하는 광신자들이 만든 것이다. (…) 그들이 몰랐다는 것이 사실인가? 혹은 그저 모르는 척한 것일까? (…) 그리고 그는 근본적인 문제는 그들이 알았는지 몰랐는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문제는 몰랐다고 해서 그들이 과연 결백한가에 있다. 권좌에 앉은 바보가, 단지 그가 바보라는 사실 하나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301-302쪽. 누구라도 친절하고 예의바르며 겸손한 사람을 마주하면, 그가 하는 말이 몽땅 사실이 아니며, 진지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매순간 확신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기 마련이다. 믿지 않기 위해서는 (단 일 초도 망설이지 않고 계속해서 철저하게) 엄청난 노력뿐만 아니라 훈련, 그러니까 잦은 경찰의 신문을 받았던 경험이 필요하다. 313쪽. 인간을 여러 범주로 나누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인간이 일생 동안 종사하는 이런저런 직업으로 그들을 인도한 이러한 깊은 욕구에 입각한 것이리라. 프랑스인 하나하나가 다르다. 그러나 전 세계 모든 배우들은, 그들이 파리, 프라하, 그리고 시골 가장 후미진 극장 배우라 할지라도 서로 닮았다. 317쪽. 내면의 명령은 더욱 강렬하고 그래서 더욱 강하게 반항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외과의사는 사물의 표면을 열고 그 안에 숨은 것을 들여다본다. 토마시에게 “es muss sein!”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러 가고 싶은 생각을 불러일으킨 것은 아마도 이런 욕망일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그때까지 자신의 소명이라 믿었던 모든 것을 털어 버렸을 때 삶에서 무엇이 남는지 보고 싶은 욕망. 321쪽. ‘자아’의 유일성은 다름 아닌 인간 존재가 상상하지 못하는 부분에 숨어 있다. 인간은 모든 존재에 있어서 동일한 것, 자신에게 공통적인 것만 상상할 수 있을 따름이다. 개별적 ‘자아’란 보편적인 것으로부터 구별되고 따라서 미리 짐작도 계산도 할 수 없으며 그래서 무엇보다도 먼저 베일을 벗기고 발견하고 타인으로부터 쟁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5부 <가벼움과 무거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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