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아줌마는 늘 그런 식으로 말을 했다. "나는 이런 거 잘 모르거든요" 혹은 "제가 너무 서툴러서 그런가 봐"하는 식이었다. 이야기를 할 때 '나'라고 할 거면 뒤에 오는 서술부도 낮추든가 아니면 주어를 '저'라고 해서 경어법을 맞춰주기를 나는 바랐다. 그러나 나의 그런 작은 바람들은 정말이지 너무나 사소해서 도저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고, 그러므로 절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p. 49, 김혜나 지음
개나 소나 다 합격한다는 검정고시에서 떨어지게 되면 존재가 땅 밑으로까지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그러면 나는 그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김혜나 지음
평소의 저라면 어떤 식으로든 위로하려 애썼겠지만, 지금의 저라면 그들이 하는 말을 그저 듣고만 있을 것 같아요. 제 코가 석자인데 누구에게 무슨 조언을 하고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겠어요.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해요. 괜히 말 붙이지 않고 상대방과 나를 위해서 그냥 듣는 쪽을 선택하겠습니다.
@물고기먹이 @슝슝 @GoHo @하느리 저는 제가 어떻게 행동할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고3 학생이게든 아주머니에게든 영혼 없는 리액션 한두 번+이후 거리 두기.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에 나오는 것처럼 심란한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객관적으로 꽤 괜찮은 동료 시민에게도 대체로 그런 태도를 취하며 살아왔어요. 예민한 분들은 '아, 이 인간은 자기 옆에 누굴 두질 않는구나' 하고 알아차립니다. 너무 오랫동안 이런 자세로 살아왔더니 이게 좋은 태도인지 나쁜 태도인지도 알 수 없게 되었어요. 사시면서 이런 사람 만나시거든 고슴도치가 인간으로 태어난 모양이다 하고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인간으로 태어나 고슴도치가 되어 가고 있는 저로서는 한없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따뜻한 솜털을 가진 존재였던 적 없이 늘 고슴도치였기 때문에 이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건지 동정의 대상이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의외의 면모인걸요.😲 츤데레마냥 내 사람에게만 잘하는, 좁고 깊은 관계를 지향하시나 봐요. 작가님께서 고슴도치라고 말씀해 주셔서 며칠 전에 해 본 고슴도치 테스트가 생각났어요. ㅎㅎ https://gosum.waveon.io/ 더 가까워지는 것도 싫고 너무 먼 것도 싫은 자유로운 개척자가 나왔습니다. ㅋㅋㅋ
저는 "고독한 관찰자"라고 하네요. 타인과 거리를 두고 스스로의 생각과 시간을 중시하는 성격을 가졌다고, 사회적 상호작용보다는 개인적인 성찰에 더 집중한다고 합니다. 맞는 거 같습니다. ^^
전 그 두명 모두에게 딱히 어떤 말도 안할거 같아요. 일부러 안한다는게 아니라 그 상황에 있다면. 아..네네네....네네네네. 밖에 생각나는 말이 없달까... 성향상 뭔가 말을 받아친다거나..동조한다거나 조언을 한다는 게..그런 쪽으로는 뇌가 안돌아가는지.. 실제로도. 그런 상황이 되면 아..그렇구나..그렇구나...할꺼 같아요.
나는 진짜 개소리라고 생각했고, 그런 내 생각을 교회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가 정신병자 취급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2 면접, 김혜나 지음
혜정은 고등학교를 3개나 다닌 사람이고 주위에서 보기에 굉장히 거칠고 강하고 주위 보통 사람들과 적응을 잘 하지 못하고 하고 싶어하지도 않는 사람처럼 일견 보였는데 2장과 3장을 읽어보면 혜정이 꼭 그렇게 주위환경과 어긋나려고 하는 사람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책임감도 있고 일머리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인문계 고3언니의 저런 걱정에 대해서 이미 혜정은 약간 달관한 자세였을 것 같고 중년 여성에게는 조금 귀찮으면서 연민의 감정도 있었던 것처럼 읽혔습니다. 저라면 저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두 사람에게 별 말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차원이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에게 내가 하는 말이 제대로 해석 될 리가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해야 한다면 고3언니에게는 '면접본 그 교수들 진짜 이상하네요? 왜 상관도 없는 아빠얘기를 물어요? 그런데 언니 교대를 꼭 가야하는 이유가 있어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교사에요? 등록금 언니가 벌어서 언니 하고 싶은 공부하세요. 부모님한테서 독립해야죠!' 중년여성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뭐라고 하고 싶으신거면 독서모임이라든지 그림그리기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시는 건 어때요? 지금까지 힘들게 살림하셨는데 또 이렇게 나와서 이런 일 하시는 거 힘들잖아요.'
모피코트 입은 중년 여성 분 만나시면 그믐 영업 부탁드려요. ㅋㅋㅋㅋㅋ
이제는 이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 거 같습니다. 어제 제가 좋아하는 어느 얼리 어댑터 분을 만나서 며칠 전 오픈AI가 공개한 챗GPT 보이스 모드 어드밴스드가 작동하는 걸 봤습니다. 유료 모델이고 한국 휴대폰에서는 작동이 안 되어서 VPN 모드로 설치해야 한다는데, 이건 뭐 그냥 친절한 한국 사람이더군요. 어색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양한 목소리와 말투로 얘기 너무 너무 잘하고 남의 말도 잘 들어주더라고요. 고3 언니에게도, 모피 사모님께도 챗GPT 보이스 모드 어드밴스드를 추천합니다. 곧 한국 시장에도 정식 출시될 거예요.
지난 '콜센터' 생각나면서.. 목소리가 경제력인 분들 대거 일자리를 잃겠다 싶어지는데요. 거기까지는 너무 넘겨짚었을까요..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성우나 아나운서 같은 직업까지 포함해서요. 어제는 구글이 노트북 LM인가 하는 AI를 내놨던데 책이나 매뉴얼을 주면 두 사람이 말로 대화하는 형태로, 즉 팟캐스트 방송처럼 꾸며주는 기술이었습니다. 이제 사람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는 다 끝난 건가 싶었습니다.
목소리가 좋다..와 사람을 안다..는 좀 다른 것 같아서.. '안다'와 더 긴밀하게 맺어진 팟캐스트는 살아남지 않을까요.. 어쨌든.. 이런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기 보다 사람이 점점 배경으로 물러나는 것 같아서 자꾸 슬프다.. 느껴집니다..
나중에 AI에 밀려 뒷방 늙은이로 살까봐 두렵지만...... 챗GPT 없인 못 살아요😭.
저는 요즘 AI 기술이 발표될 때마다 놀라움이나 서글픔보다 두려움의 감정이 더 큽니다. 정말 무섭습니다.
사람이 점점 배경으로 물러나는 것 같다는 말씀 정말 공감되네요. 저도 그게 무서워요. 처음에 AI라는 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사람을 대체해서 궂은일을 할 것이다라는 사람들의 추측이 있었다면, 지금의 세상은 그 반대로 흘러가는 것 같거든요. 단순히 편리하고 빠르다는 관점으로만 바라보면 안 될 텐데, '나는 아닐 거다'라는 안일함이 어디까지 흘러갈지 무섭습니다.
저는 혜정처럼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 있을 것 같습니다. 혜정이 주위 인물들로부터 실례가 될 수 있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을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관점이 있기에 그저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내지는 '이런 사연이 있구나' 라고 속으로만 생각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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