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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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히려 제 삶에서 모나지 않은 게 뭐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티내지 않고 사는 법을 어느 정도 익혔지만... 조금 더 어릴 때만 하더라도 성장 환경도, 취향도, 미래에 대한 꿈도 모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티내지 않기 위해 이런 저런 안좋은 습관을 많이 익혔던 것 같아요. 내 얘기를 과장해서 하는 방법이라든지, 타인의 얘기에 리액션만 해주면서 자리를 피하는 방법이라든지, 무슨 일이 있어도 웃으면서 넘기는 방법이라든지... 일종의 처세술을 그런 식으로 안좋게 익혀간 것 같습니다. 아마 그게 20대 중반에 익힌 것들이지 싶어요. 여담이지만, 그런다고 취향이나 성격이 사라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ㅎㅎ 저는 포스트모던락이나 슈게이징같이 부와아아아앙 하는 음악을 엄청 좋아해서, 운전할 때마다 크게 틀어 놓고는 하는데 그럴때면 괜시리 일탈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네요.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대답 먼저 하자면, We lost the sea, Paint the sky red, Oh hiroshima라는 밴드가 참 좋습니다. 부와아아아앙 하는 음악 좋아하신다면 꼭 들어보세요. 아주 서정적인 부와아아앙 뮤직입니다
나는 그냥 내가 바라본 세계의 한 단면을 쓰고 싶었다. 한데 내가 속한 세계에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유별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없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9장 [소재], 140쪽., 김혜나 지음
억울하게 오해받는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이나 시야에서 벗어나 있는 분들에 대한 감각 모서리가 남들보다 좀 날이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그들의 편이 되어주지 않을 때 입장 대변을 해주다가 편협하게 편든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숨겼다기 보다 눌려서 들이밀어졌다고 해야 할지.. 그래도 여전히 완전히 숨기지는 못하고 반쯤은 보이게 반쯤은 보이지 않게 표현합니다. 크든 작든 다들 맞물려야 돌아가는..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중 누구도 시야 밖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중 누구도 시야 밖에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씀, 제가 다 울컥하네요. 깊이 공감합니다. 정직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힘이 없다는 이유로 고통당하거나 손해보는 세상은 너무 서글픈 것 같아요.
모서리…라고 보는 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저의 나이, 전공, 경력 등을 밝히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제가 지나온 세월에 대해 자부심도 있(었)고 부끄럽게 생각하진 않으나 가령 ‘쟤는 무슨 전공자라서’ 혹은 ‘직업이 뭐뭐라서’ 등으로 단정지어지는 게 싫어요. 그런데 이게 싫다고 해도 티가 나나봐요.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갔더니 그 단시간 내에 ‘혹시 00전공자세요?’ 혹은 ‘직업이 뭐뭐예요?’라는 질문을 받고 놀란 적이 있어요.
그러고 보니 저도 그러네요. 지금은 전공과 다른 길을 가고 있어서.. 그래도 수년간 3~4 시간 이상 잠을 자본적이 거의 없을 만큼 최고의 열심과 열정으로 지나온 시간이라 스스로는 뿌듯하고 자부심 느끼는 시간이지만.. 타인들의 '왜 그 길을 접고 여기..' 무언의 질문들이 싫어서 굳이 내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모서리네요..
어떤 사람의 과거, 그 중에서도 전공이나 전직 등을 통해 그 사람의 현재를 파악하려는 게 사람들의 습성인가 봐요.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멋대로 이어서 어떤 스토리를 만들기도 하고요. 저는 ‘기자 출신 소설가’라고 불리면 수긍하고 그 표현이 감사하기까지 한데 ‘공대 나온 소설가’라고 하면 ‘공대에서 배운 거 별로 없는데’ 하면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런데 부정해봤자 그 표현이 사라지지도 않을 거고, 성격이 좀 공돌이 같은 면이 있기는 해서 그냥 내버려둡니다.
저는 무용과 나와서 한때 발레 전공했던 소설가에게 발레리나 출신 소설가라고 기사나온걸 보고 웃었던 기억이나네요. 그 친구 하도 글 열심히 써서 거북목이었는데…
혹시 하 씨 성을 지닌 작가님 아니신가요? ^^
맞아요. 멋진 친구죠^^
오. 저도 좋아하는 분인데 @김하율 작가님의 친구이신지 몰랐습니다. 거북목... 이셨던가... ^^
글을 하도 열심히 써서 경추가 안좋다더라고요. 한때 제가 사랑했던 작가랍니다. ^^
지금도 산문집 계속 잘 쓰시죠!
타인에게 자신이 각인되기를 바라는 인간의 미련과 집착이 나는 두려웠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김혜나 지음
저는 게으름이요. 남들은 연휴에도 출근하는 저를 보고 성실하다 말합니다. 하지만 실체는...... 데드라인이 목전에 와야 일을 시작하는 만성적 게으름뱅이이자 불성실의 아이콘이에요😭. 고치려고 노력해 봤지만, 어차피 일찍 끝내나 기간에 맞춰 끝내나 결과물의 완성도는 똑같더라고요. 오히려 시간에 쫓기며 마무리했을 때 더 좋은 결과물을 얻기도 했어요. 그래서 게으른 성격 고치기를 포기하였습니다🤪.
저는 요즘 일부러 마감을 만듭니다. 무슨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편집자에게 보내서 계약하거나 연재 일정 잡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미래의 제가 절대 일하지 않을 것임을 압니다. ㅎㅎㅎㅎ
나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게 아니었다. 나는 그냥 내 눈에 비치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을 쓰고 싶었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141p, 김혜나 지음
저의 모서리는 예민함입니다. 좋게(?) 말하면 오감이 잘 발달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근데 대중매체에서 예민한 기질은 고쳐야 할 대상인 것처럼 표현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너 너무 예민한 거 아냐?"라는 식). 그런 사회적 시선 때문에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숨긴 채 살아간다고. 하지만 각종 연구에서 밝혀졌듯 '예민함은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개발해야 할 대상'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창의력, 통찰력, 열정 등이 예민함이라는 재능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고 하더군요(제 변명 같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흔히 예민하다고 하면, 뭔가 되게 까탈스럽고 신경질적인 이미지들을 많이 떠올리시더라고요. 감각에 대한 예민함과 신경질적인 예민함은 확연히 다른 건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남들보다 고급 센서를 갖고 있다고, 나름 자부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남에게 1의 강도가 저에게 3, 4 더 나아가서는 10까지의 강도로 들어올 때도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애써 억누르며 살아가긴 해요.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경험해도 지나칠 정도로 깊게 파고드는 저의 성향은 '차라리 보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자책감까지 불러일으킬 때도 많으니까요. 가끔 이 증상이 안 좋은 방향으로 꽂힐 때면 편집증과 강박증, 결벽증, 불안증 등 각종 병리적인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때는 저의 이런 예민함이 제발 둔감해졌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어요. 모든 것에 무던한 (무채색의) 사람처럼 보이길 원했죠. 그렇다면 지금의 저는? 갈팡질팡하는 것 같습니다. 예민한 제 기질이 좋기도 했다가 싫기도 했다가. 모난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가, 이거야말로 나의 고유함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가. 다만 뭔가 창작하는 일을 할 때는 나름 유용하게 쓰는 것 같습니다. 생각이 팡팡 터져요. 글이 한없이 길어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라고 핑계를 대보고 싶네요)
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덴마크의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일자 샌드는 ‘민감함은 결함이 아니라 신이 주신 최고의 감각’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신작이자 출간 즉시 전 세계 민감한 사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센서티브』는 세계적인 과학 잡지 <뇌와 행동>의 극찬을 받았다.
예민함이라는 무기 - 자극에 둔감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독일 아마존 심리학 베스트셀러 《나는 단호해지기로 했다》의 저자이기도 한 롤프 젤린은 예민한 사람에 대한 세상의 잘못된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숨기기 위해 타고난 예민함을 감춰야만 했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공감과 처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모서리'라는 단어가 참 좋은 것 같네요! 저는 지금은 이직했지만 예전 회사 출퇴근길에 제 모서리의 존재를 많이 느꼈습니다...ㅎ 그래도 남들에게 착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어찌저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옥철에선 그 모습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악마만 남아있더라고요... 저는 제가 이렇게 악한 사람인지 몰랐어요ㅋㅋㅋㅋ 퇴사해서 정말 다행이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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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 그믐 라이브 채팅 : 최구실 작가와 함께한 시간 ~
103살 차이를 극복하는 연상연하 로맨스🫧 『남의 타임슬립』같이 읽어요💓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1일 오프라인 북토크 예정!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AI 에 관한 다양한 시선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결과물과 가치중립성의 이면[도서 증정]《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AI 메이커스> 편집자와 함께 읽기 /제프리 힌턴 '노벨상' 수상 기념[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AI 이후의 세계 함께 읽기 모임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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