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은 그 심리적 안전을 구매할 가격이 없겠구나"라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컸거든요(두 분 다 워낙 검소하기도 했고). 하지만 독립하고 제 벌이를 생각하면, 소득에 따른 계층은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요. 제 오빠만 해도 저랑 2살 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도, 부모님의 보탬 덕분에 꽤 윤택한 삶을 살고 있거든요.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이름 있는 아파트에서 자기 명의로 된 집에 살고 있고, 차도 있고(이것도 부모님이), 그 외에 부수적인 많은 것들을 잘 갖추며 살고 있습니다.
올해 결혼했는데, 결혼식도 그동안 제가 봐왔던 많은 결혼식들 중 가장 거창하지 않았나 싶었어요. 하객도 워낙 많아서 저는 정작 밥도 못 먹었습니다(여기저기 인사하느라 바쁘기도 했지만요).
근데, 제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그때(집을 나올 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고, 층간소음으로 고통 당할 때(?)도 부모님에게 다시 돌아가거나 도움을 요청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건 (원가정으로부터 오는) 또 다른 결의 심리적 안정 같은 거라서요. 이럴 때면 더 열심히, 부지런히 벌고 아끼면서 살아야겠다 싶어요. 주먹을 꽉 쥐어봅니다.
전에 읽었던 책에서 "나쁜 환경이란 어떠한 선택지도 없는 상황을 말한다"라는 문장을 읽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장점이나 단점 같은 것들을 따지기도 전에, 자신만의 기준을 세울 새도 없이 살기 위해, 무조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바로 그것이라고.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집이라는 건 참 생각이 많아지는 공간 같아요. 주거의 형태보다 투자의 형태로 변질되어가는 것 같아 속상할 때가 많지만요.
마음 써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
근데 저 잘 살 거예요.
(이상한 결론)
청년세대의 주거를 생각하면 이 영화들이 떠오르곤 하는데요. 살포시 놓아두고 갑니다.

소공녀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 새해가 되자 집세도 오르고 담배와 위스키 가격마저 올랐지만 일당은 여전히 그대로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싸지는 세상에서 포기한 건 단 하나, 바로 ‘집’.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도시 하루살이가 시작된다!

홈리스어린 부부 '한결'과 '고운'은 아들 '우림'과 함께 찜질방을 전전하며 살고 있다. 어느 날, 우림이 크게 다치게 되고 한결은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배달 일을 하며 알게 된 할머니의 빈집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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