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저는 그 분 매너가 똥매너인 거 같습니다. 저도 지독한 개인주의자이지만 일단 잡은 약속을 그런 식으로 내치지는 않습니다. 인간관계가 스위치처럼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아..근데 이런 신공을 쓰시는 분들 꽤 많아요. 제 나름 "용기없는 현대인의 간접화법 거절방식"이란 이름을 붙였는데요. 어느 분은 소개팅한 사람이 맘에 안든다고 하면 주선자한테도 실례가 된다고 생각했는지 소개팅 상대와 약속을 하고 연속으로 당일취소를 하더라고요. 그럼 상대방이 질려서 떨어져 나가잖아요. 거절했다 욕먹는 게 두려운 거 같은데....본인은 옆에서 저희가 그런 짓하는 걸 다 보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계속 그러더라고요. 이젠 아이친구 엄마라든가... 어쨌든 직장동료라 말은 섞고 지내는데 신뢰하는 마음은 제로이고 절대 잘 해주지도 않습니다.
저라고 꾀병 부린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저 자신도 내성적인 사람이라 내성적인 사람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여러 명이랑 한 약속에서 한 사람이 빠지는 것도 아니고 소개팅 약속을 그렇게 펑크내는 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거 같아요. 상대도 그날을 비우느라 이것저것 자기 일정을 조정한 게 있을 텐데요. 그런 무책임한 사람을 만나게 되지 않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요. 쩝. 제 친구 무리에서도 그런 식으로 당일에 약속 취소하는 A라는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A는 늘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며 약속을 직전에 파투냈는데, 그런 이야기조차 먼저 하지 않았습니다. "너 왜 안 와?" 하고 누가 물어보면 그때서야 그런 식으로 대답했죠. 안 물어보면 그냥 안 나오고요. A가 그런 식으로 대답하면 다들 "A 녀석 그럴 줄 알았지" 하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저희들 사이에 흐르는 싸늘한 조소를 A가 봤더라면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 말씀도 정말 공감합니다. 여러 명이랑 한 약속도 아니고, 상대랑 둘만 보는 건데, 약속 날짜에 임박해서 취소하는 건 정말. 아무리 별로라고 해도 그렇지, 흥. 근데 A라는 친구분, 꼭 제 친구 J같네요(허허허). 다행히 지금은 J와 연을 끊었습니다. 제 정신 건강에 해롭더라고요. 심지어 J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아니 이 행동이 잘못이라는 인지조차 못 하더라고요. 제가 굳이 그걸 일일이 설명할 기운도 없어서,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며(모르면 어쩔 수 없고),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는 장문의 카톡을 던져드렸습니다. 나중에 돌려 받은 그 친구 답변(무적의 논리)이 더 놀라웠는데, 심한 말이 나올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Okay, bye.
엇. 저번에 다른 모임에서 적어주신 그 분이죠? 오래 기다리게 했다는...?
으헝ㅠㅠ 작가님, 그 친구 아니에요. 얘는 또 다른 애예요. 둘 다 연은 끊었습니다(단호). 제 주변에 은근 지각쟁이들이 많아요. 이쯤 되면 제가 이상한 걸까요.
둘 다 연 잘 끊으셨습니다. ㅋㅋㅋ 지각 그 자체도 옹호할 수 없는데 지각한 것에 대해 미인해하지 않는 태도가 괘씸해요! (혹시 이게 세대 차이일까요? MZ 세대는 지각에 대해 너그러운 걸까요?)
음...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 조심스럽지만, 단순히 MZ 세대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다자이 상...? (계속해서 고통받네요. 미안해요, 다자이 상) 항상 지각하는 사람들(인간들이라고 쓸 뻔)은 타인의 지각에도 대체로 너그럽긴 하던데, 이건 사실 너그럽다기보다는 서로 쌤쌤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나도 잘못했고, 너도 잘못했고). 근데 그렇지 않은 커플을 본 적도 있어요. 서로 약속시간을 아무렇게나 잡는 커플이었는데요. 어쨌든 둘의 일이고, 타인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니 그러려니 했죠. 다만 그것 때문에 자주 싸우고, 서로 기분 나빠해서 더욱 이해가 되지 않더라는(나한테 자꾸 하소연하지 말라구ㅠㅠ). 제가 보기에는 도긴개긴인데 말이죠. 참고로 둘 다 저와 동갑이었습니다.
아니, 다자이 상이 시간 약속도 안 지키는 분이었나요? 실격이네, 실격이야, 다자이 상!
다자이 상은 2024년에 이렇게 뜨겁게 '그믐'이란 공동체에서 많이 언급되는 걸 아실런지~~ @연해 (근데 하도 얘기하니까 이젠 친구 같아요. 뭔가 으궁~~하게 만드는 친구) 그러고 보니 아쿠타가와 상은 다자이 상의 그늘에 가려 쏙 들어갔네요.
이래서 자기보다 더 지질한 사람 옆에 있는 게 중요합니다. 근처에 지질이 하나 마련해야겠어요. 아직까지 한강 작가님도 그믐에서는 다자이 상 인기를 못 따라잡으신 듯합니다. 그믐인이라면 다자이!! 반자이!!
다자이오사무 모임에서『달려라 메로스』라는 작품을 다룰 때, 작가님이 전해주셨던 일화가 떠올라 '지각쟁이'라는 타이틀을 (제가) 달아드렸습니다(하핫). 친구와의 만남에 대한 일화였죠. "닷새고 열흘이고 무작정 기다리다 지친 친구는 직접 다자이를 찾아 나섰다. 어이없게도 다자이는 스승 이부세 마스지의 집에서 장기를 두고 있었다. 질책하는 친구에게 다자이는 울상이 되어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한다. “기다리는 몸이 괴로울까? 기다리게 하는 몸이 괴로울까?”" @siouxsie 님 말씀처럼, 2024년에 이렇게 뜨겁게 '그믐'이란 공동체에서 언급되고 있다는 걸 아실런지. 좋은 의미로 회자되면 좋을 텐데, 안좋은 예시로 자꾸 언급되는 게 함정이지만요. 고멘나사이, 다자이 상.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줄게요.
We won't forget you, Mr. Dazai. You were a latecomer. May he rest in peace.
어머나...어디에 나오는 대사인가요? 멋져요~! (영작하신 거라면 더 멋져요!)
이럼 안 되지만, 한국엔!! 지각쟁이들도 많고요!! 당취러도 많아요! (다른 나라 사람들의 행동 패턴까지는 파악을 못 하여) 여러 명이 모이면, 여러 명이 모이니 '나 하나쯤은' 하고 당일취소 하는 사람도 많아요. 게다가 다같이 십시일반해서 나는 뭘 할게, 난 뭘 준비할게 하는 집에서 하는 모임에도 딱 중간에 와서 차려주는 음식만 먹고 몸만 쏙 빼고 가는 사람도 많아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군요(흑흑). 그리고 @siouxsie 님이 말씀하신 얌체족(?)들은 저도 참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친구들 중에도 모임할 때, 꼭 2차, 3차부터 오는 애들 있어요. 약간 주인공 재질처럼요. 1차에서 서먹서먹 오랜만에 인사 나누는 자리에는 쏙 빠지고,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스멀스멀 나타나는... (어휴, 왜 그러는지 정말) 저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에서도 습관성 지각쟁이들을 여럿 봤습니다. 그 이유로 모임을 탈퇴하려고 했던 적도 있었죠. 일찍 온 사람들은 지각쟁이들을 기다리느라 모임 시작도 못 하고 마냥 기다려야하는데, 이게 무슨 예의인가 싶더라고요. 모임장님이 저의 이런 피드백을 고려하여, 먼저 온 사람들은 먼저 시작하는 규칙을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나중에는 흐지부지 되더라는. 그래서 제가 모임장인 모임에서는 늦게 오면 참석할 수 없다는 규정을 아예 달아놨어요. 그럼에도 늦겠다고('늦을 수도 있다'고도 아닌, 대놓고 늦겠다고!) 저한테 개인적인 메시지를 보내신 분도 계셨는데, 오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렸다죠. 유연함과 상대에 대한 예의는 조금 다른 결인 것 같았습니다. 사람일이라는 게 사정에 따라 늦을 수도 있죠. 그전에 충분히 사정을 설명하신 분이라면 얼마든지 이해가 가능하고요. 하지만 습관적으로 그걸 악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싫더라고요. 쓰고 보니 저 너무 지독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ㅠㅠ 힝...
오! 그럼 되는 거군요! 오지 말아라 그걸 몰랐네요~ 전 사실 지각쟁이 보다 당취러나 중간 취소자들을 더 싫어해요. 아예 첨부터 얘기를 하지, 오기 싫은 거 넘 뻔히 보이는데 아무말도 안 하거나 좋다고 오케이 했다가 약속 다 정해지고 한참 뒤에 핑계를 댑니다. 식당 예약까지 걸었는데 그러면 정말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욕이.... 저도 가족이 있지만, 허구헌날 가족 핑계만 대는 사람들(저 같은 아줌마들)이 지금 제 상황에서는 좀 많아서 질립니다. 그럼 그 모임에서 나가든가 하시지...더 얘기하면 돌 맞을 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할게요....
아이고야... 식당 예약까지 해놨는데, 안 오는 건 진짜 너무 한 거 아닌가요ㅠㅠ 노쇼도 정도껏이지. @siouxsie 님 모임 오래됐다고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동안 빌런 같은 분들 상대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을 것 같아요. 많이 참으셨습니다. 제가 다 화가 나네요.
아! 독서모임 얘긴 아니에요. 전 의외로 독서모임 분들한텐 관대해요. 동네친구인데다 토요일 아침 7시에 눈꼽만 떼고 홈웨어차림으로 만나서 더 그런거 같아요. 조금 늦을 때도 있지만, 다들 책에 대한 열정이 엄청납니다. 연락없이 안 오면 막 전화해서 깨웁니다. ㅎㅎㅎ 완독하겠다고 3-4시까지 책 읽다 자고 그러더라고요. 주말 오전인데다 동네친구라는 편안함이 스트레스 지수를 낮춰줘서 그런거 같아요. 게다가 저희 독서모임분들은 뭐 하자! 하면 알아서 자기 할일 쏙쏙 찾아서 맡은 역할을 다 합니다. 그래서 다른 독서모임분이 저희 독서모임 부러워해요(하고 싶은 이벤트가 많은데-이를테면 도서지원, 독서대전 등- 일반적으로는 다들 잘 따라주지 않고 귀찮아하시더라고요. 물론 하기 싫은 것도 있겠지만요.). 근데 또 하기 싫은 거 있음 똑부러지게 하기 싫다고 얘기하세요. 그래서 가깝지만 예의지키는 사이로 계속 남을 수 있는 거 같고요. 그분들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하지만 준비하고 나가야 하는 독서모임은 저도 마음가짐이 다르고, 다른 분들도 예의 잘 지키시는 것 같아요. 제가 말한 그 모임은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옛동료와 현동료가 섞인) 모임이에요....다행히 친구가 별로 없네요.
독서모임분들이 아니셨군요(다행입니다). 오전 7시 모임이라고 말씀하셨던 기억도 나네요. 놀랐던 기억도ㅋㅋㅋ 홈웨어차림의 편안한 모임이라니, 이거야말로 동네의 사랑방 같은, 따사로운 독서 공동체가 아닐까 싶어요. '가깝지만 예의를 지키는 사이'라는 말씀도 마음에 콕 들어왔습니다. 이게 정말 중요한 것 같거든요. 보통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친분을 매개로 본질이 흐려지기도 하니까요. @siouxsie 님이 그 모임을 정말 많이 아끼고 계신다는 게 글에서도 뚝뚝 묻어납니다(제가 다 포근해지네요). 소중한 독서 공동체가 오래오래 뭉근하게 이어지길, 잔잔히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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