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군요(흑흑).
그리고 @siouxsie 님이 말씀하신 얌체족(?)들은 저도 참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친구들 중에도 모임할 때, 꼭 2차, 3차부터 오는 애들 있어요. 약간 주인공 재질처럼요. 1차에서 서먹서먹 오랜만에 인사 나누는 자리에는 쏙 빠지고,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스멀스멀 나타나는... (어휴, 왜 그러는지 정말)
저는 오프라인 독서모임에서도 습관성 지각쟁이들을 여럿 봤습니다. 그 이유로 모임을 탈퇴하려고 했던 적도 있었죠. 일찍 온 사람들은 지각쟁이들을 기다리느라 모임 시작도 못 하고 마냥 기다려야하는데, 이게 무슨 예의인가 싶더라고요. 모임장님이 저의 이런 피드백을 고려하여, 먼저 온 사람들은 먼저 시작하는 규칙을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나중에는 흐지부지 되더라는. 그래서 제가 모임장인 모임에서는 늦게 오면 참석할 수 없다는 규정을 아예 달아놨어요. 그럼에도 늦겠다고('늦을 수도 있다'고도 아닌, 대놓고 늦겠다고!) 저한테 개인적인 메시지를 보내신 분도 계셨는데, 오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렸다죠.
유연함과 상대에 대한 예의는 조금 다른 결인 것 같았습니다. 사람일이라는 게 사정에 따라 늦을 수도 있죠. 그전에 충분히 사정을 설명하신 분이라면 얼마든지 이해가 가능하고요. 하지만 습관적으로 그걸 악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싫더라고요. 쓰고 보니 저 너무 지독한 사람이 된 것 같아요ㅠㅠ 힝...
[📕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연해

꽃의요정
오! 그럼 되는 거군요! 오지 말아라
그걸 몰랐네요~
전 사실 지각쟁이 보다 당취러나 중간 취소자들을 더 싫어해요. 아예 첨부터 얘기를 하지, 오기 싫은 거 넘 뻔히 보이는데 아무말도 안 하거나 좋다고 오케이 했다가 약속 다 정해지고 한참 뒤에 핑계를 댑니다. 식당 예약까지 걸었는데 그러면 정말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욕이....
저도 가족이 있지만, 허구헌날 가족 핑계만 대는 사람들(저 같은 아줌마들)이 지금 제 상황에서는 좀 많아서 질립니다. 그럼 그 모임에서 나가든가 하시지...더 얘기하면 돌 맞을 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할게요....

연해
아이고야... 식당 예약까지 해놨는데, 안 오는 건 진짜 너무 한 거 아닌가요ㅠㅠ 노쇼도 정도껏이지. @siouxsie 님 모임 오래됐다고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동안 빌런 같은 분들 상대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을 것 같아요. 많이 참으셨습니다. 제가 다 화가 나네요.

꽃의요정
아! 독서모임 얘긴 아니에요. 전 의외로 독서모임 분들한텐 관대해요. 동네친구인데다 토요일 아침 7시에 눈꼽만 떼고 홈웨어차림으로 만나서 더 그런거 같아요. 조금 늦을 때도 있지만, 다들 책에 대한 열정이 엄청납니다. 연락없이 안 오면 막 전화해서 깨웁니다. ㅎㅎㅎ 완독하겠다고 3-4시까지 책 읽다 자고 그러더라고요. 주말 오전인데다 동네친구라는 편안함이 스트레스 지수를 낮춰줘서 그런거 같아요.
게다가 저희 독서모임분들은 뭐 하자! 하면 알아서 자기 할일 쏙쏙 찾아서 맡은 역할을 다 합니다. 그래서 다른 독서모임분이 저희 독서모임 부러워해요(하고 싶은 이벤트가 많은데-이를테면 도서지원, 독서대전 등- 일반적으로는 다들 잘 따라주지 않고 귀찮아하시더라고요. 물론 하기 싫은 것도 있겠지만요.).
근데 또 하기 싫은 거 있음 똑부러지게 하기 싫다고 얘기하세요. 그래서 가깝지만 예의지키는 사이로 계속 남을 수 있는 거 같고요. 그분들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하지만 준비하고 나가야 하는 독서모임은 저도 마음가짐이 다르고, 다른 분들도 예의 잘 지키시는 것 같아요.
제가 말한 그 모임은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옛동료와 현동료가 섞인) 모임이에요....다행히 친구가 별로 없네요.

연해
독서모임분들이 아니셨군요(다행입니다). 오전 7시 모임이라고 말씀하셨던 기억도 나네요. 놀랐던 기억도ㅋㅋㅋ
홈웨어차림의 편안한 모임이라니, 이거야말로 동네의 사랑방 같은, 따사로운 독서 공동체가 아닐까 싶어요. '가깝지만 예의를 지키는 사이'라는 말씀도 마음에 콕 들어왔습니다. 이게 정말 중요한 것 같거든요. 보통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친분을 매개로 본질이 흐려지기도 하니까요.
@siouxsie 님이 그 모임을 정말 많이 아끼고 계신다는 게 글에서도 뚝뚝 묻어납니다(제가 다 포근해지네요).
소중한 독서 공동체가 오래오래 뭉근하게 이어지길, 잔잔히 응원할게요:)

연해
장작가님 말씀처럼, 이건 정말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저도 개인주의자고, 혼밥을 좋아하지만 원치 않는 식사 제안을 받았을 경우, 최대한 빠르고 정중하게 거절하거든요. 뭔가 상대가 저를 계속 기다리고 있거나 기대하고 있는 게 싫어서요. 상대도 자신의 일정이 있을 테고, 그걸 고려해서 약속을 잡았을 텐데, 갑자기 당일에 제가 안 된다고 하면, 싫고 좋고를 떠나 얼마나 난처할까 싶더라고요(약속이나 안 잡았으면 또 모를까).
또 글이 길어질 것 같은데요. @siouxsie 님만 읽으실 것 같으니까(ㅋㅋ) 조금 더 이어가봅니다. 사실 저는 밥 먹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요. 진짜로 먹을 것 아니면 대답 자체를 안 합니다(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하거나 개인 메시지로 어려울 것 같다는 상세한 이유를 말씀드려요). 인사치레로라도 차마 못 하겠더라고요(거짓말 하는 것 같아서). 제가 이렇게 말하면, 주변에서 뭘 그걸 일일이 하나하나 지키면서 사냐고 융퉁성 없다고 하는데, 제가 워낙 답답하고 촌스러운 사람이라 어쩔 수 없더라고요.
https://youtu.be/m6BHmR4UME0
저는 이 영상에서 신소율 배우의 말에 엄청 공감했는데 말이죠. (4분 14초부터 시작!)
소개팅 약속도 상대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신 분 같아요. '타조효과'라는 말도 있잖아요. 타조가 맹수나 사냥꾼을 만나 궁지에 몰리면, 모래 속에 머리만 감춘다는. @siouxsie 님 말씀처럼, 옆에 계신 분들이 그분의 그런 모습을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속 피하면 되는 줄 아시는 것 같아요(이 바보!)
저도 내향적인 편이라 혼자 다니는 거 (매우) 좋아하고, 사람들을 자주 피하지만 피하는 사람들에게는 피한다고 말하고(ㅋ) 피합니다. 거절을 했음에도 강권하시는 분들을 피하는 거죠(말이 안 통하니까). 근데 무턱대고, 눈 막고, 귀 막는 건 너무해ㅠㅠ

꽃의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