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아… 제가 왼손잡이로 태어나서 ‘바른손잡이’로 가뀐 경우에요. 믿어지세요? 그때는 오른손잡이라고도 안했어요. 바른손잡이라고 했죠. 왼손을 사용하는게 마치 바르지 못한 행동이라도 되는듯이요. 1학년때 담임쌤이 본인이 하고 있던 스카프로 제 왼손목을 의자 등에 묶어서 오른손만 사용하게 했어요. 일주일정도 지나서 제가 오른손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자마자 제어머니에게 새스카프 사다달라고 편지를 쓰셨던… ㅠㅠ
머리가 좋은 사람이 양손을 쓴다고 하던데요. 의자에 묶다니 미개하네요. 스카프만 봐도 싫을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목에 뭔가 두르는걸 굉장히 싫어해요. 하다못해 터틀넥도 싫어요. 그냥 어린 마음에 목에 두르던걸 풀어 내 손목을 묶었던거라는 연결고리가 생겨버렸나봐요.
선생과의 관계도 선배와의 관계도 모두 폭력적이었지만 그것이 남긴 생채기는 '왜 나는 그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나' 하는 자책과 후회였고, '과연 다시 그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나는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 같은 거였어요.
이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권력을 등에 업은 사람은 약자를 철저히 무력한 상태로 몰아넣고 물리적 폭력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그때 약자들은 그 무력감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어요. 말씀해주신 자책감과 후회, 자기혐오, 공포심을 안기고요. 친구와, 혹은 아예 모르는 사람과 다투다가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죠. 하지만 학교, 군대, 회사에서의 가혹행위는 물리적인 상처는 크지 않더라고 마음에 흉터를 남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실제로 학교 폭력 피해자였는데요, 지금은 가해자들의 사과를 받아서 괜찮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예전엔 그 일로 인해 가해자들이 한없이 미울 것 같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가해자들을 정당화하는 건 아니지만 혹시 나의 행동에서 잘못된 건 없었는지 상기해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여중에 다녔는데 교칙이 머리는 귀밑 3센티였거든요 조금이라도 길면 잘라서 낙엽과 함께 태웠는데 그 냄새가 안 잊혀지네요. 저는 잘린적은 없지만 잘린 친구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웠어요. 머리를 그냥 자른게 아니라 엉망으로 잘랐고, 머리칼이 잘린 중학생들이 머리칼 타는 냄새를 맡으며 엉엉 울었답니다.
우와, 무슨 아우슈비츠에 나올법한 이야기네요. 아… 야만의 시절이여.
한국이 참 바뀌기는 빨리 바뀌는 거 같아요. 요즘 학생들은 두발 규제는 전혀 없어서 장발은 물론이고 염색도 가능하더라고요. 고등학교 강연 갔다가 어느 학생의 현란한 헤어스타일 보고 연예인 지망생이라서 특혜를 입는 건가 하고 생각했던 구세대 아저씨입니다.
제 조카가 중3, 고2인데 애들 때깔이 대학생 같아요. 옷입는것도 그렇고 얼굴, 표정까지 애들이 윤택해요. 원래 닭도 병아리에서 닭이 되는 과정이 젤 못생겼잖아요. 우리때는 얼굴 버짐 피고 막 그랬는데 ㅋㅋ
저는 남녀공학에서 남학생이랑 여학생들이 저희 때와 달리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모습에도 무척 놀랐어요. 고교학점제까지 시행되면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그런 고교 생활을 하는 걸까요? 미식축구부 주장이랑 치어리더가 인기 모으는 날까지 오려나요.
모든 선생님이 그랬던건 아니고 정기적인 단속일에 학생주임만 그랬어요. 본보기로 화형을 하는 느낌이었죠. 그 선생님 잘 지내시는지 모르겠네요.
본보기 화형이라니 진짜 끔찍하네요;; 왜 몇몇 사람들은 그렇게 충격요법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던데;;
아 ㅠㅠ 귀밑 3센치 정말 말만 들어도 치가 떨리네요. 저는 워낙 자주 잘려서 학교에 가기가 더 싫었습니다.
[9/26 2-2] 글을 읽으며 여고시절 교실에서 느꼈던 긴장감이 떠올랐다. 한 친구가 자신을 때리던 교사의 팔을 잡았는데, 교실에 퍼지던 냉기. 정적의 찰나 후 그 교사가 발악을 하며 학생을 더 때렸던 기억. 친구는 혜정이처럼 자퇴하지 않았다. 교사도 학생들을 향한 체벌을 멈추지 않았다. 다음 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런 시절이었다. 그 공간에 있는 고통과 공포. 학창시절이 아름답지 않은 이유들 중 하나.
제가 학교 다녔을 당시에는 체벌이 일반화되었던 시기입니다. 엎드려 뻗쳐하고 엉덩이(정확히는 엉덩이 아랫부분)를 대걸래 나무봉으로 맞고 했죠. 지금은 상상할 수는 없지만 그 때에는 그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저도 여고를 나왔는데 제 첫사랑이었던 국어선생님(그때만해도 20대후반이었네요) 이 자기가 맡았던 첫 학급의 반장과 결혼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 학교의 교장쌤이 되었다더라고요. 아, 세월의 무상함이여 ㅋㅋㅋ
여학교의 젊은 총각 선생님도 나름 극한직업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와 학생과 결혼하는 선생님이 실제로 많은가 봐요. 저는 직접 본 적이 없이 그런 건 다 드라마나 소설에나 있는 서사인 줄 알았거든요!
좀 되었는데 인간극장에도 선생과 제자였는데 결혼 하신분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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