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어렸을때 도시락 반찬이 멸치볶음에 김치였어요. 참 싫었는데 그걸 글로 써서 글짓기대회 상을 받았습니다. 처음으로 운동장 조회시간 내 이름이 불렸던 기억이 나네요. 언제인가 어떤 작가분이 병에 걸렸는데 서글프면서도 한편으론 이제 이 얘기는 내가 쓸수 있겠구나 하고 말씀하셨던게 생각나네요. 고통이 때로는 예술 작품으로 가는 통로가 되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교통사고 난 직후에 정신을 잃으면서 '아, 이걸 소재로 쓸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셨다는 지인 소설가님도 있어요. 근데 그 분이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S, J, K 소설가님 세 분 중 한 분인 거 같은데... ^^
"고통이 때로는 예술 작품으로 가는 통로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라는 말씀에 숙연해집니다. 성숙한 방어기제 중 하나가 승화인데, 마음에 오래 남는 예술 작품들을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많이 늦었지만 글짓기대회 상을 받으셨던 걸 조심스레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친누나의 죽음이 평론에 몰입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살았을 때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문득 세상을 떠나고 나니 그 사람의 취향이 궁금해지고, 그걸 이해할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고통이라면 고통일 테고, 불행이라면 불행일 테지만, 나름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한 사람의 취향과 상실이라는 계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이고 소급적인 이야기일 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한 과정이 삶의 한 단락을 끝맺는 나름의 방식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나 현상에 나름의 서사를 부여하고, 그렇게 나의 삶 안에 사건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일인 셈이죠. 누군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합리화하는 과정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또 누군가의 눈에는 그러한 과정이 지나간 사건을 자기 안에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한 작업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그 당시 쓰던 글이 마무리 되었을 때, 이제 내 인생의 한 시절을 비로소 건너왔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혜정의 습작 소설도 나름의 방식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절차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그러한 이해의 절차가 대상의 행동과 사고를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하지는 않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때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은 이해가 되지 않는 채로, 충분한 언어와 사유가 담보될 때까지 나름의 방식으로 놔두는 것도 한 방법이구나 싶습니다. 그걸 위한 방법이 혜정에겐 소설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것도 정답은 아닐테지만요 ^^;;
예술적 승화라기 보다는 활동? ㅎ 암흑기에 자취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초상화 화실이 있어서 정말 푹 빠져서 살았던 시절이 있습니다. 퇴근하면 화실에만 박혀서 살았던.. 당시.. 제 기준으로 상당히~ 잘 그렸습니다~ㅎㅎ 제.기.준.으.로..^^; 가장 걸작은 유성 흑백으로 그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봉을 들고 묵상하는 모습인데.. 화방에 액자를 맡겼다가 그 화방에서 떼먹는 바람에 영영 그림을 잃어버렸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속상합니다. 오리발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더라구요.. 불행과 고통에서 다시 더 긴 아픔을 얻었다는 슬픈 전설.. ㅜ.ㅠ
아이고. 제가 @GoHo 님께 위로의 선물로 드리려고 MS 코파일럿에게 카라얀이 지휘봉 들고 묵상하는 모습을 흑백으로 그려달라고 했더니 이런 걸 내놓네요. 카라얀이 누군지 모르나...
타고 나기로 예술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어른스러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힘든 일이 생기면 가능한 생활루틴을 일정하게 만드려 노력했어요. 최대한 빽빽하게 만들어서 잡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게요. 그러고보니 운동이 참 많이 도움됐네요.
제가 요즘 그러려고 하고 있어요. 전에는 마음이 힘들면 잠을 잤거든요. 그런데 그게 정신 위생에 더 안 좋은 거 같아요.
저는 자전적인 소설로 등단했으니 예술적 승화라고 할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솔직히 그 소설을 쓰게될 줄은 몰랐답니다. 제가 습작할때는 35살이 넘으면 등단이 힘들다는 속설이 있었어요. 바로 그 나이였기에 조급한 상태였죠. 10년째 떨어지고 있었고 이젠 뭘 쓰지? 하다가 쓰게 되었고 당선이 되었거든요. 신용불량 개인파산이 그닥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사실 굳이 하고싶지 않은 이야기였는데 막상 쓰고나니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어요. 이후로는 저의 삶에서 적극적으로 소재를 찾게 되었으니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희가 <청춘 파산>과 <콜센터>를 읽게 되었으니 다행이에요. 저도 37살에 등단했는데, 그때는 데뷔하기 위해서 소설을 쓰려는 마음은 20대에 비해 희박해진 상태였습니다. 쓰고 싶어서 썼어요. 데뷔하고 나서도 앞에 '뒤늦게 데뷔한' 같은 수식어가 붙기도 했는데, 조금 뒤에는 '젊은 작가'라는 호명을 받았으니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네요. ㅎㅎㅎ
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김의경의 장편소설.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청년 파산, 청년 실업 등 오늘날 청춘들이 당면한 위축된 현실을 상가수첩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백인주의 삶을 통해 실감나고 흥미롭게 그렸다.
콜센터 - 2018 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제6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청춘 파산>, <쇼룸>의 작가 김의경 장편소설. 우리 사회의 불편한 소재인 '갑질'에 얽힌 20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가 자신의 체험담을 생생한 디테일로 풀어냈다.
'젊은 작가'란 '나이 어린 작가'를 뜻하지는 않으니 젊은 작가가 맞으시죠! 두분 모두 감각이 늘 젊으시잖아요^^ @김의경
요즘 젊은이들이 트로트를 많이 부르던데~~ 저는 록 좋아하니까 젊은 거죠? (아님.)
음... 질문에 답은 모르지만... 요즘 중년들은 아이돌 좋아한다더라고요... 저도 아이돌...ㅎㅎㅎ
혹시 어느 아이돌을...?
저 2~3년 전까지는 아이브였고, 현재는 에스파 입니다 ㅎㅎ 블랙핑크는 그냥 죽 좋아했고요. 한데 이 그룹의 멤버들은 전혀 모르고 노래만 계속 듣습니다 ㅋㅋㅋ
오, 에스파... 노래 한 곡은 압니다. "아마게돈". 멤버는 전혀 모릅니다. ^^
작가님은 일찍 하신줄 알았는데 솔직히 37이 뭐가 늦었다고 '뒤늦게'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과거보다 경로가 다양해졌고 마흔 이후에 등단해도 늦었다는 생각은 안들더라고요.
역설적이게도 일찍 데뷔해서 조로하는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작가님은 ‘컨베이어 벨트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시니컬하게 표현하시더라고요. 좋은 현상이라는 생각은 안 듭니다. 문단문학의 게토화, 팬덤화와도 연관된 문제 같고요. 얼마 전에는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신인 작가를 만나 술을 마셨는데 초조함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더라고요.
저는 그믐의 다른 모임에서도 종종 나눴던 이야기지만, 층간소음으로 약 1년가량 고통받았던 시간이 있었어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한 번도 위기라고 생각한 적 없는 문제로 꽤 오랜 시간 고통스러웠죠. 단순히 소음의 문제가 아니라, 밀폐된 공간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며 싸우는 소리(욕설과 물건을 던지는 소리도 포함),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 등을 지속적으로 듣는 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러다 유독 심하게 사건(?)이 터지는 날이면 한 편 한 편 그 고통의 시간을 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상상도 하면서요('옆집에는 울버린이 살고 있다' 뭔 이런 식?).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집에 들어가는 게 겁나서 홀로 밤거리를 떠돌다 지쳐 들어갈 때도 많았고, 정신과에서 항불안제와 수면제를 처방받아 챙겨 먹기도 했고요. 근데 재미있는 건 그때 썼던 글이 (꽤 시간이 흘러) 어떤 출판 담당자에게 읽히는 바람에(제가 투고하지는 않았어요). 출간 제안을 받기도 했죠. 층간소음에 대한 건 아니었고, 집과 관련해서요. 하지만 오랜 고민 끝에 그 제안은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제가 쓰고 싶은 글과 그쪽에서 원하는 글의 방향이 같지 않더라고요. 그때 알았습니다. 쓰고 싶은 글과 (출판사에서 원하는) 남들에게 읽히는 글은 다른 것 같다는 걸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저는 뭐든 제가 순수하게 좋아서 할 때 가장 저답다는 걸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믐에서 마음껏 책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층간소음은 여전히 싫어요. 흑흑. (사이 좋게 지냅시다아)
우와 저랑 진짜 비슷한 경험이예요. 제가 신혼을 빌라에서 살았는데 앞집에 살고계신 여자분이 은행원으로 알고있거든요. 이제 7살? 초등학교1학년? 딸을 키우고 있었는데 그렇게 아침6시만되면 소리소리를 질러가면서 죽네마네 아이에게 고함을 지르는 거예요 가끔 만나뵐때는 진짜 조곤조곤 인사하시는 분이신데...대각선 층간소음인가?싶었을 정도였어요 진짜 윗집 아저씨는 대한항공 다니시고 와이프 안계시고 성인 아들 2명과 고양이 3마리를 키우고 계셨는데 새벽1시에 화장실에서 갑자기 목공을 하시지않나, 아들놈들은 새벽까지 집에서 파티를 열지않나, 술쳐먹고 새벽에 저희집 벨을 누르지 않나, 고양이들이 새벽에 와다ㅏㄷ다다다다닫ㄱㄱㄱㄱ 거리는데 이 곳에서 만4년을 버티고 이사갔습니다 지금 너무 살기좋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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