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5.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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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는 17장을 읽으면서 어릴 때, 외할머니댁에서 키웠던 강아지들이 떠올랐어요. 이 강아지들의 운명은 소설 속 개들처럼 슬펐지만요. 그중에서 아직도 생각나는 강아지 한 마리가 있는데요. 다른 강아지들은 다 갈색인데, 걔만 흰색이라(아 근데 아까 쓴 흰 고양이도 그렇고, 저 몰랐는데... 흰색 동물 좋아하나 보네요) 제가 유독 예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순해서 이름도 '순딩이'라 지어주고, 몰래 안고 나가서 시골길에서 엄청 뛰어놀고, 방으로 안고 들어왔다가 어른들한테 엄청 혼났던. 근데 다음 명절에 갔더니 이미...(휴) 그 뒤로는 명절에 그곳에서 새로운(?) 강아지들을 만나도 마음을 못 주겠더라고요.
아... 예전에는 정말 흔한 일이었죠 ㅠㅠ
제가 여행을 많이 안가보기도 했고, 움직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대단한 기억은 없는데요,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할 때 '여긴 한국인데 한국이 아닌 것 같다. 마치 외국에 있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요! 기분 좋은 낯섬이 여행 내내 느껴져서 인상 깊었습니다.
어릴 때 ‘외국 대신 간다, 그래도 물은 건넜네’ 하는 마음으로 갔을 때에는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몰랐어요. 오히려 외국 좀 다녀본 뒤에 가보니 제주도가 정말 독특하고 아름다운 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저희 부부한테는 각별한 추억도 남아 있고요. 제주 북부도 좋지만 저는 남부가 참 좋습니다. 올 겨울에도 일주일 정도 서귀포에 다녀올 생각이에요. ^^
견학연수로 낯선 유럽 이국땅에 처음 갔을 때.. 매일 바쁜 스케쥴에 쪼르르 쪼르르 따라다니기 바빴습니다. 그러다 마지막날 마지막 도시의 거대한 성당 앞에서 잠시 짧은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성당의 장엄함에 감탄하고 주변을 구경하고 기념품 가게에서 선물을 몇 개 구입하고 나오는데.. 그때 지하철역이 눈에 띄었습니다. 안으로 내려 들어가면서.. '아.. 남은 시간 딱! 한 정거장만 갔다와볼까..' 이성이 있다는 게 다행이지 싶게.. 이대로 이 낯선 곳을 더 여행하고 싶다는 일탈의 간절함.. 을 부여잡고 되돌아 왔지요. ㅜㅠ 그 찰나 같이 주어진 자유시간이 그때 연수의 가장 백미였습니다~ㅎ
13년도에 제주도에서 6개월 정도 게스트하우스 스탭으로 일했었습니다. 그때 같이 일했던 친구랑 작년에 연락이 닿아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엄머머머머머머머ㅎㅎㅎㅎ
억..이런...부러워 하면 지는 건데...졌네요
아니 아니 아니 일은 안 하고 썸을 타셨던 겁니까!! 잘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헉 대박쓰!
어머어머! 낯선 곳에서 만난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꺄아). 제 친구 중에도, 초등학교 동창을 20살에 동네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나(아르바이트생과 손님으로요) 연인이 된 경우가 있었죠. 심지어 친구는 상대가 첫사랑이었어요. 그 둘은 10년 가까이 연애를 하다가 결국...! 결혼을 하고,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었답니다. 아이 둘 다 아빠(제 친구)를 쏙 빼닮았어요.
뒷북 일곱번째 질문의 개가 떠올랐습니다. 아일랜드 로드트립을 하는 중에 운전자를 바꾸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언덕위에서 전속력으로 사나운개가 달려와 황급히 차로 뛰어든 기억이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작은 나라지만 인구가 적어서 그런지 시골에 가면 아주아주 넓은 언덕과 초원이 펼쳐지고 아주 큰 집들이 드문드문 있는 평화로운 곳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0/11 Q7] 여행을 하다 보면 길을 잃을 때가 있지요. 시간이 지나면 그 순간들이 가장 강렬하게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너무 놀라서 뇌가 잊지 못하나 봐요. 독일에서 기차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독일어도 모르고 길도 모르면서 이름도 모르는 역에서 무작정 내렸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길을 잃기로 작정하고 역 밖으로 나왔는데... 눈 앞에 펼쳐진 마을이, 길이 너무 예쁜 거예요. 낮은 둔덕을 따라 천천히 걷는데 한국의 가을 어느 날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무작정 걸었지요. 휘휘 둘러보며 발이 내딛어지는 속도로... 지금 생각해보니 낯선 나라에서 갑자기 한국의 햇살을 느껴서 였나봐요. 그 역을 다시 찾아갈 수 없어서 아쉬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10/11 일곱 번째 질문의 두 번째 질문_ 김의경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소설가 지망생이 주인공이어서인지 혜정의 시선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그려지는데요, 그 중에서 교수들의 허세 가득한 대화가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여러분은 특정 집단의 위선이나 허세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신랑은 항공기 반납/도입 업무를 하고 있어요~ 대한항공처럼 큰 회사가 아니라면 항공기 소유가 어렵다보니 아무래도 항공기는 차량렌트처럼 해외에서 계약을 맺고 빌려오는 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거든요. 차량렌트처럼 처음 가지고 올 때 이상이 없는지 서류나 항공기를 확인하는 작업을 정비에서 합니다. 신랑은 보통 서류적인 부분에서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요구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코로나시기에 항공사 많이 어려웠는데 이때 신랑이 하는 업무로 알바를 할 수 있었어요 꽤 고단가의 알바였는데 덕분에 저는 집에서 조금 맘 편히 육아할 수 있었습니다. 페이가 쎄다보니깐 한국에서 이 업무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이때 서로가 힘든시기다 보니깐 너도나도 할 수 있다고 잘 모르면서 일단 일부터 따내려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때 사람들의 허세를 좀 많이 보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일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지인의 소개소개로 업무를 받아서 조용히 하는 반면에 일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페이를 깎으면서 할 수 있다고 허세를 부리던 때가 생각납니다. 코로나 시기로 많은 사람들이 허세를 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던 것 같아요.
특정 집단에 속한 특정 사람의 허세로 인해 그 집단에 선입견을 가진 적은 있어요. 하지만 부분만 보고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처럼, 똑같은 집단에 속해있지만 과시 성향이 없는 사람도 만났어요. 결국 집단보다는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성향과 가치관이 별로였던 거지,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문제는 아니었던 걸로!
저는 패션지 에디터들에 대해 선입견이 좀 있었어요. 허세들이 가득할 거라고요. 하지만 아주 담백하고 스마트하신 분들을 몇 분 뵈면서 역시 선입견이라는 게 무섭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사람 보는 눈이 도통 없는 거 같습니다. 신입 기자들을 보면서 ‘이 친구 일 잘할 거 같은데’ 싶은 친구는 그렇지 않았고, ‘얘는 어떻게 들어왔을까’ 싶은 후배는 막상 일을 해봤더니 최고의 파트너였습니다. 그런 적이 여러 번 있었어요.)
저는 패션지 에디터는 딱 한 분 아는데요. 아직 만나뵌 적은 없지만 오래 전부터 저에게 산문 청탁 종종 주시고, 제 책 나올 때마다 잡지에 소개해 주시고, 청탁 주실 때도 항상 예의 바르고 섬세하셔서 왠지 내적친밀감이 강해진 분이랍니다. 티브이 예능프로에 패션지 에디터라며 그분이 나오신 방송도 본 적이 있는데 여타의 패션지 에디터스럽지 않고 무척 수수하고 평범한 모습이었어요. 사실 월간지 에디터 하려면 꾸밀 시간도 여력도 없고 매일 매시간 매분 일하기 바쁠 것 같더라고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패션지 에디터의 허세 가득한 삶은 그야말로 허구가 아닐까 싶었어요.
허세 있어 보이는 에디터님도 뵙긴 했는데, 잘 아는 건 아닌지라... 근데 허세가 있건 없건 극한직업인 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일간지 기자들은 대체로 건방지고 대화의 속도가 빠르고 잘난 척이 심한 편입니다. 기자들끼리 모이면 그래서 정신없이 화제가 바뀌고 온갖 허풍이 나오는데, 저는 그런 분위기 꽤 좋아합니다. 양조업계는 어떤가요? 근엄할 거 같기도 하고, 낭만적일 거 같기도 하고... ^^
아 일간지 기자님들은... 뭐 더 할 말이 없네요 ㅎㅎㅎ 심지어 주량으로도 허세 부리는 기자님들 유독 많이 뵌 것 같아요 ㅎㅎ 제 경험이 양조업계 전체를 보여줄 정도는 아니지만, 허세 부리는 문화는 딱히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일단 작업 자체가 허세부리기 좋은 분야가 아니라, 자기가 정말 좋아야만 할 수 있는 일이더라고요. 정해진 시간없이 밤낮으로 일해야 하고, 노동량만큼 인건비와 수익이 나오지도 않지만 정말 술빚기가 좋아서, 우리술이 좋아서,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즐겁게 일하는 분들만 봐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로 젊은 양조사들을 많이 만났는데, 20대 초중반의 어린 나이에도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하게 알고 그것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경력을 쌓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정말 멋지더라고요. 술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도 다들 가지고 계시고요 그리고 주류업계에서 만난 분들 대부분 술을 진짜 잘 드시는데, '잘 마신다'는 것은 '많이 마신다'와 구별되는 뜻이었습니다. 양으로 무조건 많이 마시고 취하는 게 잘 마시는 게 아니라, 술의 향과 맛을 즐기고 토론하며 적당히 마시는 게 진짜 잘 마시는 거였어요! 그래서 대부분 자기가 취할 것 같다 싶으면 남에게 피해 안 주고 그냥 조용히 집에 갑니다. 아무도 잡지도 않고, 더 마시라 강요하는 분도 없고 정말 자유롭고 멋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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