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
책 없이 혼자 있게 되는 두려움은 진공 상태에 처하는 공포와 같다. 즉 자기 자신의 생각이 없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의존해야 한다. p134
학교에서 빈둥거리는 아이는 건강하고 쾌활하다. 자유롭게 행동하되 주의깊은 아이의 피의 순환과 심장의 움직임을 느낀다. 웃다가도 금방 울 수 있고, 케케묵은 철자교본을 보다 졸고 만다. p136
그들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책에서 본 대로 본다. p145
천재의 힘을 알고 싶다면 셰익스피어를 읽으면 된다. 학식의 하찮음을 알려면 주석가들을 연구하면 된다. p147
!! 해즐릿이 보여준 자기 생각이 없는, 인생을 즐길 줄 모르는, 지식의 문이 하나만 열려 있는, 상식이 없는 학자도 쓰임이 있겠지 싶다. ^^
[아티초크/책증정] 장강명 작가 추천! 해즐릿의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와 함께해요.
D-29

선경서재

아티초크
「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 원고를 처음 읽었을 때의 놀라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 단순히 학자들의 행태를 비아냥거리는 글이었다면 놀라기는커녕 따분했겠죠.또 그 흔한 양비론이나 양시론 따위는 취급하지 않는 해즐릿의 기개(!)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해즐릿이 「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에서 말하는 내용에는 우리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새뮤얼 버틀러의 말을 빌려 역설한 모국어의 중요성,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책벌레와 학자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선경서재님이 인용하신 해즐릿의 문장의 내용도 그러하고요.
"문제는 간단하다. 사람이 정말 이해하는 것은 모두 매우 작은 범위(일상사, 경험, 우연히 알게 된 것, 공부나 연습을 할 동기)에 한정되어 있다. 나머지는 꾸밈과 속임이다." (142쪽)
이토록 명쾌하니 해즐릿에 반하지 않기란 너무 힘든 일입니다만. ^^ 연말에 출간 예정인 해즐릿의 두 번째 에세이집 『왜 먼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로 그믐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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