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

D-29
@흰벽 재밌으실 거예요 ㅎㅎ
위대한 유산이 신사에 대한 내용이라는 정보가 없이 책을 읽을 때랑 그 단어를 염두에 두고 읽을 때랑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신사라는 단어가 5장에서 처음 나오네요. 제가 듣는 오디오북에는 Mrs. 가거리로 나오는데 민음사본에서는 가저리부인이라고 번역되어 있어요. 조의 누나를 Pumblechook이 Mum으로 부르는 게 이상했는데 ma’am 같이 쓰인 것 같은데 맞을까요? 위대한 유산 bbc드라마 1회를 보는데 어둡고 춥고 습하고 지저분한(?) 느낌이 들었어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로 본 위대한 유산은 너무 현대화 되어서 책이랑 참 다르다 생각했는데 bbc드라마는 우리나라 사극 느낌의 시대물이네요^^ 두서없이 적었네요. 너른 이해 부탁드립니다!
@지어진 ma'am으로 쓴 거 맞습니다.^^
말하자면 그 당시 나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행에 옮길 용기가 없었다. 동시에 그른 것을 거부할 용기도 없었다. 당시 나는 세상과 단절된 채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그런 성격은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특정한 한 사람을 모방한 결과는 절대 아니었다. 혼자 터득하는 천재처럼 행동 요령을 스스로 발견한 것이었다.
위대한 유산 p.68, 찰스 디킨스 지음, 북트랜스 옮김
누나 밑에서 자란 나는 사실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이었다. 누구 밑에서 자라건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은 조금이라도 남과 다른 차별을 받으면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었다. 물론 소년이 생각하는 차별이란 얼핏 보아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소년은 누구보다 작고, 그가 지닌 자신만의 세계 역시 아주 작으므로 작은 차별이나 불공평에도 상처받기 쉬울 수밖에 없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항상 마음 깊은 곳에서 차별과 불공평에 맞서 싸워야 했다. 조금씩 말을 할 줄 알게 되었을 때부터 누나가 나를 차별한다고 생각했다. 누나가 나를 손수 키웠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내게 폭력을 행사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벌을 받고 모욕을 당하고, 갖은 구박을 당하면서도 내 생각을 굽힌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리고 이런 나의 신념은 누구의 보살핌도 받을 수 없는 나만의 고독 속에서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었다.
위대한 유산 p.98, 찰스 디킨스 지음, 북트랜스 옮김
0207
저도 <신사>라는 주제는 생각 못하다가 산호작가님의 말씀듣고 생각하며 보니 더욱 재미있네요. 역시 책나눔은 꼭 해야하는 것 같아요~
챕터 6까지 후루룩 빨려들어 읽었습니다. 찰스 디킨스 소설은 <크리스마스 캐럴>만 읽어본 기억이 있고, 이번 [빅토리아 시대 읽기] 선정작은 모두 처음입니다. 읽어보니 왜 세계적인 명작이고, 대문호라고 불리는지 바로 알겠네요! 쓸데없는 설명 하나 없이 묘사만으로 보여주는 명징한 캐릭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사건과 이야기, 인간의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력까지! 진짜 무엇하나 흠 잡을 것 없는 빼어난 챕터 구성에 연신 놀라고 또 배우며 읽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내용 그리고 다른 작품들도 매우매우 기대됩니다!
번역 관련하여 질문이 있는데요. 첫 번째 장(7쪽 하단)에서 부모님 무덤 옆으로 작은 마름모꼴 석판 5개가 한 줄로 늘어서 있고, 그것은 다섯 형제를 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바로 '다섯 동생들은 불쌍하게도 이 세상의 생존경쟁에서 너무나도 일찍 자신들의 삶을 포기한 셈이었다.' 라고 쓰여 있는데요. 영어에서는 보통 자신의 형이건 동생이건 관계없이 My brother라고 쓰잖아요. 따로 younger 또는 elder 라고 붙이는 경우를 본 경우가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번역하실 때 어떻게 형인지 동생인지 알 수가 있을까요? <위대한 유산>에서도 이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읽은 이유가, 핍은 현재 어린 나이이고, 부모님의 얼굴은커녕 그 비슷한 사람들조차 본 적이 없고, 부모님 사진도 없잖아요. 그래서 혼자 부모님 얼굴을 상상해보고 있고요. 그럼 핍이 기억조차도 못할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데, 핍보다 어린 동생이 다섯이나 있었다는 게 가능할까 싶어요. 물론 원서에 핍보다 나이 어린 형제라고 쓰여 있었을 수도 있지만, 만약에 그냥 Brothers라고만 쓰여 있다면 이 형제들이 핍보다 나이 많은 형들은 아니었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번역가로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파악하고 번역할 수 있을지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오 저도 정말 설명해주신 것과 완전히 똑같은 생각 때문에 이부분이 궁금했었어요. 그래서 원서를 찾아보았는데 five little brothers of mine 이라고 되어있더라고요. 어떻게 부모님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나이에 동생이 다섯명이나 있었는지 ㅎㅎ 매년 동생이 태어났다고 해도 적어도 여섯살이었을 텐데,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얼굴이 기억이 안날수도 있었으려나요...?! 저도 질문에 탑승하겠습니다:)
오 그렇군요! 원서까지 찾아봐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형이었다 해도 어린 나이에 죽었기에 five little brothers of mine 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아닐까요? 만일 그렇다면 '다섯 동생들'보다는 '나이 어린 다섯 형제들은'이라고 옮기는 게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영어를 잘 모르니 더 궁금하네요!
그러니까 말이에요. ㅎㅎ 저는 little brother 라고 딱 들었을 땐 동생으로 이해되긴 하는데.. 저도 영어를 잘 모르다보니... 작가님의 대답을 기다려보면 좋을 듯 해요!
오, 저는 이 부분을 이렇게 깊이 생각도 못 하고 읽으면서 넘어갔는데요. 작가님과 @신아 님 덕분에 새로운 궁금증이 생기네요. 저도 이 질문에 살포시 탑승해보고 싶습니다:)
@김혜나 정말 영어에서 가족 관계 번역할 때 이 부분이 어려운데요. 대충 맥락을 보고 번역하는 편이고. 이 위대한 유산에서는 올려주신 원문대로 "little"이란 단어가 있기 때문에 동생이라고 번역하는 편이 맞습니다. 만약 형이었다면 "big"이나 "older"라고 표현하는데. 대개 전자로 쓰지 후자로 쓰진 않더군요. 주인공이 어린데 어떻게 그 동생들을 다 기억하는지는 찰스 디킨스님에게 어쩌봐야 할 듯 ㅎㅎㅎ
설명해주신 대로 big 이라는 표현을 생각해 보면 little은 동생으로 이해하는 게 맞기는 하네요... 하지만 @CTL @연해 님 말씀처럼 핍이 기억도 못할 동생이 5명이나 태어나고 죽었다면, 어머니가 매년 임신하고 출산했다 가정해도 핍이 6살 정도에 일어난 일이어야 하는데... 그것도 만 나이이고, 우리나라로 치면 7살 나이인데 부모님과 동생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디킨스 님 정말 왜 이렇게 쓰신 걸까요 ㅋㅋ
저도 그렇게 해석했어요. 뒷장에 보면 형제들 이름 다 열거한 후에 infant children of the aforesaid (필립 피립과 조지아나 사이에 태어난 영아들) 이라고 말하거든요. 누나와는 20살 차이가 나고, 핍은 아빠, 엄마 얼굴도 기억 안 나니, 아마 그 사이에 태어난 남자형제들일텐데 그 무덤을 바라보는 지금의 핍 보다 어린, 아기일 떄 죽었으니 little이라고 썼나보다 했습니다.
혹시 "위대한 유산" 첫부분 영어로 듣고 싶으신 분 위해 링크 하나 공유합니다. "Victorian writers vs Normal people" 씨리즈로 SNS에서 유명한 크리에이터가 마침 10월부터 매일 "위대한 유산"을 1 채프터씩 오디오 파일로 올린다고 하네요. 아마 전체 들으려면 유료회원 가입해야하겠지만 1장 올려놓은 건 그냥 바로 들을 수 있어요~ https://www.patreon.com/posts/great-chapter-1-112651359?utm_medium=clipboard_copy&utm_source=copyLink&utm_campaign=postshare_fan&utm_content=web_share
저는 기네스펠트로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너무 익숙해서 영화를 본 것 같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용이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워낙 유명한 작가의 메인 소설이다 보니 내용도 대충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책을 펼치니 아는게 전혀 없었네요.^^ 스포가 없어서 궁금해서라도 정말 미친듯이 빨려 들어갔다가 이틀 동안 잠까지 설쳐가며 다 읽어버렸어요. 이제 여유롭게(?) 원서도 부분적으로 들여다 보고 관련 컨텐츠도 찾아보면서 놓쳐나간 부분들 채워나가려고 해요. 여러 정보득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는데, '한평생 한길로만 걸어가리'라는 맹세를 했다는 이유로 나는 우리 집에서 나와 마을을 지나갈 때 항상 똑같은 길로만 다녔다. 마차 수리공의 집에서 아랫길로 가거나 방앗간 윗길로 올라가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지음, 북트랜스 옮김
나는 주도하는 사람이 아니야.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말해두고 싶은 게 있다, 핍. 나는 우리 엄마가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이 노예처럼 일만 하면서 슬프게 사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단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혹시 나도 이다음에 내 아내한테 술주정을 부리고 몹쓸짓을 저지르게 될까 봐 두려웠단다. 그래서 난 이렇게 생각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들볶이면서 사는 게 낫다. 나 하나 들볶이는 건 괜찮다. 핍, 우리 집에 회초리가 없으면 얼마나 좋겠니? 그놈의 회초리로 차라리 나를 때리면 괜찮은데...... 하지만 우리 사정이 그러니 네가 좀 힘들더라도 그냥 넘어가 주면 고맙겠구나, 핍.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지음, 북트랜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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