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함께 읽기]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같이 읽어요

D-29
나는 틈만 나면 누울 자리를 찾는 인간이며, 누워서 멍 때리고 있을 때 무척 행복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게으르기 위해 성실한 부류의 사람이랄까. 속도가 나를 잡아먹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언제든 게으름을 피울 수 있도록 평소에 느릿느릿 일을 조금씩 해두는 변태적 인간이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149p , 이진민 지음
제 성격이 급하다는 건 저희 가족만 알아요. 다들 제가 성격이 급하다고 하면 놀라죠. 근데 작가님의 이 글을 보고, 아 나도 게으르고 싶어서 미리미리 해 놓고, 일찍 출발해서 약속 장소에 30분 전에 도착해서 멍 때리고 있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서두르면 실수하기 십상이잖아요. 어쩌다 실수하는 건 괜찮은데, 서두르다 실수하면 그렇게 죽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누워 있는 걸 좋아한다는 걸 '다시 깨달았던 계기'가 코로나 걸렸을 때예요. 2년 전쯤인 거 같은데, 애 키우면서 일하느라 등을 바닥에 붙일 시간이라곤 잘 때 뿐이었던지라 좋아하는 걸 까먹고 있었던 거예요. 그때 '누군가의 방해없이' 하염없이 누워만 있는데, 너.무.좋.은.거.예.요!!!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애써 누워 있으려고 합니다. 다행인 건 아이도 커서 제가 밥이나 간식만 차려주면 되는 시기가 찾아와서요. 골디락스가 했던 말을 인용하자면, "지금이 딱 좋아!"
내던져진 존재들은 오늘도 열심히 구른다. 사실은 지금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당신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영문도 모르고 내던져진 채, 여기까지 굴러온 그 힘에 박수를.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p.157, 이진민 지음
제가 좋아하는 맺음말입니다. 골라 주셔서 감사해요. 기다림과 뒤처짐이 동의어가 되는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선행도 마찬가지죠. 한 사람이 앞서 나가 버리면 다른 사람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가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니까요. 발표하기 위해 손을 드는 단순한 행위 안에 참 많은 이야기가 든 것 같아서 고른 단어가 멜덴입니다.
멜덴으로 이어지는 집단과 개인의 관계, 기다림이 곧 뒤처짐이 아니도록 안전하게 경험하고 또 그런 경험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사회환경이 참 뭐랄까, 낯설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네요…!
당시 가톨릭교회가 맥주의 맛과 보존을 위해 쓰이는 허브를 독점하고 있었으므로, 사람들은 평범한 잡초에 불과해 과세 대상이 아니었던 홉을 썼다고 한다. p93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삶이란 건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이다. p94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그래도, 비록, 굳이,' 이렇게 작지만 강인해 보이는 단어들이 우리 삶을 밀고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목요일 열심히 밀고 나가서 찬란한 금요일 맞으세요!
이런 못난 마음을 당당히 부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원래 존중이 어렵지 무시는 쉬운 법이라, 알바생을 대할 때 갑질을 해도 되는 만만한 대상, 정해진 일이 따로 없으니 그야말로 뭐든 시켜도 되는 대상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65p, 이진민 지음
어린 학생이나 초심자일수록 더욱 존중하며 정중히 대해주는 것이 어른의 할 일이다. 대접을 받고 큰 이들이 자라나서 또 자연스럽게 타인을 배려하고 대접하게 될 것이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66p, 이진민 지음
남의 집 귀한 자식이라서가 아니라, 인간이니까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다. 가족 관계와 상관없이, 부모라는 언덕이 있든 없든, 우리는 서로에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70p, 이진민 지음
siouxsie는 어떤 이야기가 든 어느 나라 말인지 여쭤 봐도 되나요? :)
'Siouxsie and the Banshees'라는 밴드를 친구가(저 아님) 좋아했었어요. 그 당시(1990년대 후반)에 제가 제 이름이랑 생년월일로 아이디 만드는 데 완전 질려 있었거든요. 이름도 너무 흔하고, 점점 나이 들어가는데 생년월일 넣는 것도 구려지는 시기...아시죠? 그래서 이름도 특이하고, 저거면 그 어느 사이트에서 '중복확인'을 해도 걸리지 않겠다 싶어 "내가 수지 할게, 너가 밴시스 해."라고 하면서 저만 저 아이디를 쓰게 되었어요. 그 친구는 귓등으로도 안 듣고 밴시스 아이디는 쓰지도 않았습니다. 정확한 건 아닌데, 영국쪽에서 siouxsie를 수지로 읽는 것 같아요. 물론 Suzy나 Susie Suzie 등등 여러 수지들이 있지만, 중복확인에 안 걸리고 사람들이 절대 기억하지 못할 스펠이라 이걸 아이디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근데 다들 정보력이 좋으셔서 수지라고 잘 읽으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아메리칸인디언 'sioux'족에서 따온 거냐며 깊이 있게 해석을 해 주셔서 와~~했습니다. 전혀 깊은 뜻이 없는 제 아이디입니다. ㅎㅎㅎ (어디선가 siouxsie로 아이디를 검색했는데, 중복확인에 걸리면 그게 저예요.) 구글 검색했더니 아래처럼 나오네요. Siouxsie is a feminine name of British creation. If you're a fan of 70s British rock, this may remind you of singer Siouxsie Sioux—born Susan Ballion—and her former post-punk band Siouxsie and the Banshees. 하지만, 저의 영어 이름은 'Kate'입니다!
오 저걸 수지로 읽는군요. (멍충) 저의 아이디는 이름과 생일의 아주 구린 조합입니다. 껄껄껄. 필명이나 아이디 만드는 것을 정말 어려워하는데,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아요. 냅다라는 이름은 그냥 냅다 지었습니다.
멋져요 '냅다' 작가님의 글과 결이 비슷해서 좋아용~
저는 세상의 모든 이즘 중에 휴머니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교' 신자로서 매우 공감합니다.
"세상의 모든 이즘 중에서 휴머니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삼삼칠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말씀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쓸데없는 일을 하며 무수히 쌓아온 시간이 갑자기 쓸모 있어지는 순간이 오기도 하는데,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쌓인 시간과 경험은 절대로 바지런히 계획이나 목표를 세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쓸데가 있고 없고를 미리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은 대부분의 우리에게 공평히 없으므로. 설령 그런 혜안이 있다 해도, 최단 거리로 움직이며 낭비 없는 시간만 보내고 있으면 그 사람은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기형적으로 가늘어진다.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150p, 이진민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이진민 작가님과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를 함께 만든 편집자입니다. 어느새, 함께 읽기 마지막 주 질문이네요. 아쉽고 기쁜 마음으로 질문 건네드립니다. 독일의 거리에는 사람들 발끝에 걸리길 기다리는 네모난 돌이 있습니다. 나치에 희생된 이들을 기리기 위해 그들이 마지막으로 살던 집 앞에 심어둔 돌, 슈톨퍼슈타인(Stolperstein)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이 돌 앞에 꽃을 놓거나 잠시 멈춰 선다고 합니다. ‘마음이 걸려 넘어지는 돌’이 된 것이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름만 다를 뿐, 우리 모두에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끝내 마음이 걸려 주저앉고 마는 각자의 돌들이 있을 겁니다. ‘당신을 멈추게 하는 그 돌은 무엇인가요?’ (제겐 어린아이의 울음이 그렇습니다.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울음소리만 들려올 땐, 그 돌은 저를 가로막는 아주 큰 바위가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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