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가을] 『냉담』 함께 읽기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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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와 별개로 <냉담>에서 다루어지는 부적응이나 초점화자가 느끼는 고통에 공감이 되는 면도 있고요. 사실 저 자신도 회사에 나가서 일을 한다는 것에 아직까지도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주5일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또 그걸 1년, 2년, 20년, 30년... 요즘은 오히려 그렇게까지 오래 한 직장에 있는 일이 드물지만, 저희 부모님 세대가 한 직장에서 거의 반평생을 일하셨던 걸 생각하면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무엇이 되었든 우리 사회는 어떤 정해진 루트가 존재하고, 그 흐름에서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버티기 힘들어지는 곳이라는 사실도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체감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대학생 때는 졸업 한 두 해 늦게 한다고 해서 별일 있겠어? 휴학 한두 번 하는 게 뭐 큰일이야? 싶지만 나중에는 여러 상황들로 인해 결국 '그때 졸업 빨리 할걸!' '그냥 그때 남들이 하라는 대로 할걸'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대안적인 삶의 양식들도 가능하다고 믿고 그것이 왜 어려운지 실제로 해보기 전에는 전혀 체감이 되지 않지만, 막상 그렇게 조금씩 어긋난 방향성이 큰 차이로 나타나서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과 동떨어져 있고 다시 그 속에 합류할 수도 없는 처지인 자신을 확인할 때... <냉담>의 초점 화자 역시 막 엄청나게 다른 생각을 하고 아주 혁신적인 무엇을 추구했던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남들이 이상하다고 하는 것에 조금 의문을 제기하고, 결과가 아주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무엇을 하고, 그런데 그게 이상하게 걷잡을 수 없어지는 거죠. 가령 1부에서는 '나'가 아마도 회사의 불합리한 요구에 맞섰던 일이 있었다고 암시되는데, 그렇게 회사에 맞서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결국에는 동료들조차 '나'를 외면하고 회사는 그를 쫓아내고, '나'는 그럼에도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어떤 굴욕을 느끼며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고요. 2부에서 '그녀'의 존재나 도서관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것도 비슷한 결로 느껴져요. 아주 작은 의문이나 이견에서 출발한 것이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이르다보니 나중에는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알 수 없게 되는 것 같고요. 저도 종종 도대체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된 거지, 어디서부터 되돌려야하는 거지 생각을 하는데 정말 잘 모르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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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토론 주제는 ‘해석의 다양성’입니다! 거칠게 말하면 어딘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것이 <냉담>의 매력 중 하나일 텐데요, 그런만큼 여러분의 해석이 더욱 궁금합니다!
솔직히 고백컨데 이 책을 읽어갈 때 조금 난해했어요.ㅠㅠ 멀 이해도 못했는데 댓글 쓰는 것이 조심스러워서 많이 망설였어요. 행여나 저자께서 전달하시는 것을 이해 못한 독자가 무식한 소리나 해서 저자님과 편집자님께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닐까 등등이요ㅠㅠ 주인공은 왜 그렇게 고립과 단절에 파고들까. 물론 팬데믹이라는 집단적 공포를 무기로 사회는 개인을 한결 손쉽게 통제하려 들지만… 비록 이것이 억압이라고 느껴질 지라도 오히려 고통을 받았기에 타인의 고통에 더 민감해 질 순 없었을까. 아..지금 나의 생각이야말로 그렇게 이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이 거부하려던 것이구나…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념들이 이어졌어요. 그럳가 저도 점점 주인공이 느끼는 것들에 공감하기 시작했어요. 조직 속에서 느끼는 그 가식들 부조리함 약삭빠름 교활함 등등 저 역시 어느 순간 조직에서 버티기 위해 감정을 차단하고 살았거든요. 저는 때때로 ‘난 이대로 바위가 되었으면 좋겠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라고 기도했어요. 이 소설을 읽고 타인을 얼마나 이해하기 힘든지 확인했어요. 같은 사건을 겪어도 우린 이렇게 단절되어 있구나. 어설픈 이해는 접어야겠다. 그냥 이 주인공에게 최대한 몰입을 해보자… 제 시도는 역부족이어을까요? 인간의 모순과 역설을 사회의 부조리함을 특히 더 예민하게 포착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에요. 저는 이 주인공이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주인공이 먼갈 더 하지 않아도 더 노력하지 않아도 됨을 긍정으로 받아들이고 그냥 어딘가에 잘 존재해 있길 바랍니다.
읽기에 정답은 없고,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우주먼지밍님의 읽기에 부족함이 있다고는 아무도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말씀해주신 부분들에 대해 저 역시 공감해요. 좋은 평 감사합니다!
저는 전체적으로 펜더믹 상황에서 어떻게 그녀를 생각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보인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결국 ‘그녀’의 존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소설에 대한 해석이 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람들은 회사를 견디지 못하고 자유를 그리워하면서도 일터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으로 견디지 못하는 대상은 회사가 아니라 자유다.
몇몇 동물 사회에서는 전염병에 걸린 개체가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와 자살이나 다름없는 죽음을 선택한다고 했다. 이 나라의 전염병 시기에 감염된 사람은 아무도 자살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사회에서 증발하거나 자살하는 법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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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3주가 다 지나고 있네요.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 사정으로 3주라는 기간 동안 소설을 다 읽지 못하신 분들이나 훗날 소설을 읽으며 이 모임방을 찾게 되신 분들에게도 여러분이 함께 남겨주신 이 읽기의 기록이 많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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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읽고 이야기하다보니 3주가 금방 지났네요. 뭔가 아쉬운 느낌도 들지만, 다 이야기하지 못한 것들은 또 천천히 생각하고 나눌 기회가 어디서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냉담> 읽기 모임에 함께 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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