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D-29
아지랑이와 시큼한 냄새를 풍기는 땀과 흐르는 눈물 사이로, 내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응어리진 황토색 액체가 보였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첫 번째 인생 63p,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독약은 나에게 낯선 얼굴이 아니었다. 전혀. 그것은 군중 속에서 내게 은밀한 미소를 보내는 익숙한 얼굴이었다. 또는 어두운 비밀들로 가득한 내 주머니를 지키는 작은 보초병이었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세 번째 인생 101p,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우리는 미자를 쉽게 찾았다. 나는 미자의 얼굴을 알아보기 전에 그녀의 작은 발부터 알아보았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두 번째 인생 p139,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중간 지점이네요! 오늘부터 3일 동안은 네 번째 인생(‘나, 나 자신, 그리고 볼록한 점’)과 여섯 번째 인생(‘노란색 글씨의 공작원’)을 읽습니다. 북한 접경 지대의 처녀 귀신, 불행한 가정 환경에서 흙을 먹던 어린아이, ‘멍키하우스’에서 미군을 위해 잡일을 하던 소년, 일본군에게 속아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 이렇듯 파란만장 한 삶을 살아 왔던 주인공에게 네 번째 인생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잠깐의 행복이 주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꾸만 불안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어진 여섯 번째 인생에서는 본격적으로 중반 이후로 넘어가며 그동안 수수께끼처럼 뿌려졌던 여러 이야기들이 점차 ‘묵 할머니의 인생’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지기 시작합니다. 마치 작은 하천들이 모여 하나의 강을 이루듯이요. 언젠가 리베카 솔닛이 말했듯 우리의 삶이라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묵 할머니의 인생을 통해 극적으로 보여지는 듯한 느낌인데요. 이미 활자(사실 요즘은 활판 인쇄를 하지 않기에 엄밀한 의미에서 활자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관용적으로...)를 통해 즐겁게 읽었지만, 드라마로 보고 싶다는 생각도 새삼 들었습니다. 각각의 인생마다 다른 배우들을 써서 마치 옴니버스처럼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물론 그 모든 것은 여전히 묵 할머니의 인생이지만요. (버지니아 울프의 <세월>을 느슨하게 각색한 영화 [디 아워스]가 문득 떠오르네요. 역시 버지니아 울프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올랜도]도요. 두 영화를 적당히 섞은 듯한 느낌으로...) 각각의 인생 이야기에 어떤 배우가 어울릴지 생각하며 읽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것 같아요. 저는 네 번째 인생을 읽으며 한예리 배우와 전여빈 배우를 떠올렸는데요, 여러분이 어떤 배우를 떠올리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럼 즐거운 독서 되세요!
저는 김희애님과 전도연님이 생각났어요. 묘하게 팜므파탈적인거나 순수한 모습 부자집 사모님 모습이나 다양한 모습을 자유자재로 표현하시는 연기자분 같아서요.
두 분도 다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정말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해서 배우님들 총출동 해주시면 좋겠어요!
저는 처음부터 윤여정 선생님이 떠오르더라고요! 이유는 딱히 없지만 왠지 묵할머니의 분위기와 이미지를 생각하면 윤여정 배우님이 찰떡이실 것 같아요.
아마 많은 분들이 윤여정 선생님을 떠올렸을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요.
만약 이 책이 영화나 드라미가 된다면 김다미 배우나 이민하 배우가 어떨까 해요. 체구가 있고 단단한 느낌. 심은경 배우도 좋을 거 같네요. 에피마다 전부 다른 배우가 맡아도 좋을 거 같아요. 반드시 동일인이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요? 이 많은 일들을 한 사람이 겪었다고 믿기도 어렵고, 너무 슬프기도 하니 차라리 모두 다른 사람의 사연인 걸로. 세헤라자데가 천일동안 새롭고 신기한 이야기를 해 자신의 목숨을 살렸던 것처럼 용말도 위안소의 많은 사람을 살렸습니다. 이 여덟 인생은 모두 용말이 지어낸 각각의 다른 이야기라도 좋을 거 같아요.
김다미 배우나 이민하 배우 모두 잘 어울리네요! 제 생각에도 각각의 인생은 서로 다른 배우들이 맡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서 보고 싶네요...
뒤늦게 따라잡으며 질문과 답을 읽고 있는데요. @금정연 @마린 님께서 언급하신 이민하 배우가 혹시… 애플tv 드라마 <파친코> 여주인공 김민하 배우 맞으실까요? 🙂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김민하 배우 떠올리며 고개 끄덕였는데 성이 달라서 ㅋㅋ 검색해도 안 나오길래 혹시나 하고 여쭤봅니다.
앗 제가 떠올린 분은 파친코의 김민하 배우님이 맞습니다. 헷갈렸네요ㅠㅠ
.. 예. 김민하 배우네요. 왜 이민하 배우라고 생각했을까요? 우리의 선자, 김민하 배우를 떠올렸습니다. 확인해 주시고 알려 주셔서 감사드려요. 슝슝님.
덜컹이는 트럭을 타고 가는 그 8분 동안은 시간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그 일시적인 순간이 여전히 내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나만의 중심을 유지한 채 또 한 주를 지옥에서 견뎌낼 수 있게 해주는 일주일 치의 힘이요 희망이요 아름다움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진정으로 나의 것, 그들이 더럽힐 수 없고 나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는 나만의 것이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거기에 매달렸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p.129-130, 이미리내 지음, 정해영 옮김
이번 '인생'에는 박소담 배우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어요. 질문을 먼저 읽어서인진 모르겠지만, 내내 그 배우의 목소리를 입혀 읽었더니 더 힘들더라고요. 이번 분 까지의 '인생'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고통스러운 삶 그 자체는 차치하고라도, 그것을 증언해야 하는 이유, 상기해야 하는 이유, 당사자가 아닌 이들에 의해서도 반복되어 고발되어야 하는 이유를 묻고 싶었습니다.
박소담 배우도 잘 어울리는데요? 본의 아니게 읽기를 힘들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종종 특정한 배우를 소설의 인물에 대입해 읽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읽기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읽기를 방해하거나 반대로 너무 생생하게 만들어서 더욱 힘들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어느덧 완연한 가을이네요. 오늘 같은 날은 따듯한 차 한 잔과 같이 쉬엄쉬엄 책을 읽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마침 부산국제영화제에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여섯 번째 인생챕터를 다 읽었습니다. 이 챕터를 읽고 나니 왜 소설의 표지가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로 되어있는지 알 수 있을 것도 같고요ㅎㅎ 일종의 스포일러가 될지 몰라 내용을 언급할 순 없지만, 이 챕터의 설정만으로도 영화 한 편이 뚝딱 나올 거 같단 생각이 들면서 다른 분들이 언급하신 배우분들의 얼굴이 스쳐갑니다! 때마침 영화제에 가는 길이니 저도 오늘 하루는 어떤 배우의 얼굴이 어울릴지 (재미로) 생각해볼게요- 지금으로선 천우희 배우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
천우희 배우도 정말 잘 어울리네요. 부산 국제영화제에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여섯 번째 인생챕터를 다 읽으셨다니 그것도 어딘가 어울리고요!
저도 책을 늦게 받았습니다. 열심히 따라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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