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사 - 김명호 - 중국인 이야기 읽기] 제 1권

D-29
오늘은 '전쟁을 하면서도 학문과 자유를 키운 시난연합대학 '까지 읽었습니다. 캉성의 처세술이 굉장히 인상깊네요. 굴곡진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라고 하기에는 씁쓸한 면이 있습니다. 칼날 위에 서있는 삶이 아니었나 싶구요. 당시 권력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이었을지... "그의 문화 수준은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였지만 드러낸 적이 없고, 남들이 알아주기도 바라지 않았다. 문을 닫아 걸고 혼자서만 즐겼다. 이유도 분명했다. “재능이 알려지면 세상살이만 복잡해진다.” "
저는 1주차 범위에서 '시난연합대학' 관련 부분이 가장 인상깊고 흥미로왔습니다. 특이 창사에서 쿤밍으로 68일동안 '보행단'을 조직해서 걸어서 대장정을 한 부분과 쿤밍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나중에 핵전문가가 된 교수가 비누를 팔고, 시인이 도장을 깎아 판다든지 하며 대학을 유지한 점을 보면 중국인들이 '학문'을 얼마나 중요시했는지가 느껴집니다. 특히, 류원덴과 선충원 이야기가 재밌었어요. 저는 선충원 이름이 마치 사당이름같다고 생각하며 계속 읽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제가 재밌게 읽은 소설 '변성'의 저자 '심종문'의 보통화 발음이더라구요. 원래 1988년에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였는데 5개월을 앞두고 안타깝게도 죽고 말았더군요. 괴짜긴 하지만 '류원덴'같은 학자들이 많다면 세상이 참 재밌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름달을 좋아해서 달밤에 야외에서 수업하기를 즐겼다니.... 학생들은 싫었을까요? 전시에 수도에서 피난와서 일년내내 봄날씨라는 쿤밍에서 달밤에 고전과 장자를 논하면, 저절로 글이 쓰지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합니다. <중국인 이야기>를 읽는 재미는 정치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 시대를 이겨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경탄하고 감동받는 것이라고 여겨지네요.
선충원의 작품에 대해 상세하게 나오지 않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였는지 실감이 안나더라구요. 단편선에 실린 단편과 <변성>만이 번역되어 있네요. 현재는 중국에서도 그다지 읽히지 않는 분인가봐요. 우리나라에서만 루쉰에게 압도당해 그런건지 , 중국에서도 잘 안읽히는지 모르겠군요. 창비에서 나온 단편선에는 '천충원'으로 되어 있어서 헷갈리네요.
저도 한국어 번역으로 <변성>만 읽었는데 아주 서정적인 이야기였어요. 다작을 한 작가였다고 하는데 한국어 번역은 거의 없네요. 중국고전에 능통했다고 하니 글쓰는 스타일이 궁금한데 번역으로는 그 묘미가 사라질테니 중국어 문외한으로써는 그의 매력을 알 길이 없네요.
'우리 가슴에 대나무 한 그루씩을 심자'까지 읽었습니다. 추안핑이라는 사람, 꽤 인상적입니다. 읽으면서 대쪽같네 했는데 이런 사람은 국민당과 공산당이 각축을 벌이며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지식인들을 이용하던 시기에 정말 허무하게 사라져버리는군요. "국민당 통치하에서의 자유는 많고 적고의 문제이지만, 공산당이 집권한다면 자유는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변할 것이 분명하다." 상황판단능력이 뛰어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은 풍랑 속에 떠 있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 두려움을 떨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당과 정부를 감시해라. 기사의 분석과 해결은 그들의 몫이다. 우리 모두 가슴에 대나무를 한 그루씩 심자. 독자들이 우리를 감시한다." 언론의 역할과 지향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자기만의 주장이 있는 분이었네요. 이런 사람은 문혁시기를 통과할 수 없었겠죠... 스스로 사라져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
저는 이 분, 말년에 아들이 중앙음악학원에 붙어서 수박이랑 사이다 구해 찾아갔는데, 자신을 비난하는 대자보를 보고 발길을 돌렸다는 부분이 너무 마음 아팠어요. 그러다가 문화혁명 초기에 행방불명..... 그래도 아직까지 '추안핑의 품격'을 이야기하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니, 다시 재조명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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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치에 대해서는 중공보다도 더 몰랐는데, 장제스의 아들 이야기를 읽고 참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Jung Chang이 쓴 쑹 씨 세 자매 이야기 책에 보면 장제스가 아들 장징궈를 소련에서 데려오려고 고심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정작 장징궈의 인생에 대한 내용은 <중국인이야기1>에서 더 많이 알게 되었네요. 정치적으로는 아버지의 독재를 이어나가서 비난을 받지만, 장제스 개인으로 본다면 소련에 버리다시피했던 아들 덕을 많이 본 셈이네요. 그리고 후스는 중국의 교육가, 문인들에 대해 읽다보면 많이 나와서 궁금한 사람이었어요. 부인 관련 이야기도 그렇고, 아주 흥미로운 사람이었던 것 같아서 기회가 되면 더 알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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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아침, 천부레이는 사위에게 전화를 했다. “이발과 목욕을 자주해라. 그리고 정치라는 것은 할 게 못 된다. 너와 자손들 모두 근처에도 가지 말도록 해라”고 당부했다. 그날 밤 천부레이는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세상을 떠났다. 장제스에게 한 통의 유서를 남겼다.   “등잔에 기름이 다하고 심지가 말랐다.” 油盡燈枯   장례를 치른 후 천롄 부부는 상하이로 탈출했다. .... 문혁이 일어나자 천롄 부부는 강제로 이혼당했다. 얼마 후 천롄은 투신자살했다.
중국인 이야기 1(김명호) 장제스와 비극적인 대논객 천부레이, 김명호
주로 언론인들의 삶이 아주 불행했네요. '가슴에 대나무 한 그루씩을 심자'던 추안핑도 그렇고,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일한다'고 했던 천부레이도 그렇고요. 아버지의 죽음을 자초하면서까지 이념에 투신했던 그 딸도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참 가슴아픈 삶들이네요.
장선푸는 “우리 조상들은 대대로 독서인이었다. 꺾일지언정 굽힐 수는 없다. 너는 상인 집안 출신이다. 굽히는 한이 있더라도 꺾이지는 마라. 사심 많은 자들일수록 공론을 들먹거리기 좋아한다”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류칭양과 함께 베이징에 도착한 장선푸를 리다자오와 자오스옌이 맞이했다. 탈당을 만류했지만 장선푸는 “투항은 사랑을 의미한다. 상(尙)과 흑(黑)을 합친 것이 당(黨)이다. 어둡고, 은밀하고, 사악하고 음흉한 것을 숭상하는 사람들이 떼거지로 몰려 있는 곳”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래도 공산당을 돕고 관계를 단절하지 않겠다는 말은 잊지 않았다.
중국인 이야기 1(김명호) 잊혀진 사상가 장선푸, 김명호
장징궈 이야기까지 읽었습니다. 장제스와 후스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장제스의 힘을 빌어 정치판에 나오지 않고 장제스에게 "언론의 자유와 민주헌정, 인권의 보장을 죽는 날까지" 요구했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후스 사망 이후 장제스가 영전에 바쳤다는 글도 인상적이구요. "신문화 중 구도덕의 모범, 구윤리 중 신사상의 사표"
오늘은 '마오의 딸들'까지 읽었습니다. 천부레이의 삶이 인상적입니다. 20대 초반부터 대논객 소리를 듣다니... 대단한 필력과 설득력과 논리를 갖춘 사람이었나 봅니다. 장제스 때문에 정치판에 끼어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갔군요. 제 본성을 지키며 살게 하지 못하는 것이 정치판인가 봅니다. '마오의 딸들'에서는 마지막 단락이 꽤 흥미롭습니다. "마오쩌둥의 딸들은 아버지 생전에 특권을 누린 적이 없고 사후에도 물려받은 만한 유산이 없었다. 마오는 두 딸이 과학자나 정치가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문학가도 마찬가지였다. 보통 노동자가 되어 자력 갱생하기를 희망했다." 아들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아버지의 영향력 아래 있었는지 궁금해지는군요. 아들들도 '보통 노동자가 되어 자력 갱생하기를 희망'했으려나...
마오 자신은 그렇게 책 읽는 걸 좋아하고, 몸 움직이는 육체노동을 싫어했다는 글을 읽었는데, 딸들한테는 보통 노동자가 되어 자력 갱생하라니.... 철저히 이기적인 아버지라고 생각했어요. 아들 셋 중 하나는 한국전쟁 중 전사하고, 하나는 어릴 때 죽고, 남은 하나는 고생고생하며 고아같이 지내다가 러시아에서 오래 살아서 중국에 와서는 러시아어 번역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정신병이 생겨서 오래 살긴 했지만 삶이 평탄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장제스나 마오 쩌둥이나 부인'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헨리8세와 그의 부인들 못지않게 파란만장합니다. 자식들을 돌보지 않은 점도 비슷하고요. 마오의 딸들은 그나마 곁에 두고 지낸 듯 하지만 아들들의 삶은 아주 불행했네요. 공산주의자들의 연애관이 그들의 사상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봉건주의 철폐와 자유의 개념을 잘 묶어서 신뢰나 책임은 경시하는 결혼생활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혼과 불륜 이야기가 이리 많이 나오는 걸 보면요. 사상을 마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처럼 유리하게 이용했던 듯 하네요. 그런데 장제스는 결국 아들 장징궈에게 권력을 물려줬는데 마오 쩌둥은 그렇지 않았는지 못했는지를 보면 신기하네요. 공산당 권력체제 내에 자식들에 대한 견제장치가 있었는지, 마오 자신이 스스로 원천적으로 막았는지 궁금해요. 부인 장칭은 그렇게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걸 보면 딱히 가족이라고 막은 것 같지는 않은데요. 딸 둘 이나, 마지막 살아남은 아들한테나 정치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무슨 의중이었을까요?
권력자들이 대체로 자식들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아버지들이 하는 역할을 제ㄷ대로 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건 현대에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봉건과 자유가 공존하는 혼란한 시대여서인지 정말 말씀하신대로 제 입맛에 맞게 이것 저것 활용하는 이기적인 행태들이 만연한 건 아닌가 생각도 들구요. 흥미로운 지점이네요. 우리나라 지식인들이나 권력층에 있었던 남성들이 19세기 말~20세기 초반에 했던 행태들에도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져봐야겠어요. 혼자 읽으면 이런 지점 체크하기 어려운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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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 (10월 19일 - 25일) '아편과 혁명'까지에서 인상적인 인물에 대한 평을 나누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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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인민공화국 국가를 작곡한 녜얼'까지 읽었습니다. '무장한 여인'부터 '원징'까지 세 여성의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셰쉐홍의 변신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지 경이롭네요. "타이완 시절 자신의 고통에서만 허우적거리던 셰쉐훙이 일본에 와서야 타이완인의 고통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면 상하이와 모스크바 시절은 중국인과 인류의 고통을 파악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셰쉐훙이 식민지 타이완의 해방운동을 장악하고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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